무차별 할인공세 아우디·폭스바겐의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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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신형 티구안 /사진=폭스바겐 제공

“이미 다 팔렸어요. 프로모션이 워낙 좋았거든요” - A사 영업사원
“국산차 사려던 고객들의 관심이 컸어요. 가격 면에서 큰 차이가 없잖아요.” - B사 영업사원
최근 수입차업계의 주목을 받는 아우디·폭스바겐. 전시장에서 만난 영업사원들은 ‘가격’을 먼저 강조했다. 제품의 특징과 브랜드가치는 그 다음이다. 국산차 가격에 조금 더 보태면 충분히 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소비자 구매욕을 흔드는 전략이다.

아우디·폭스바겐이 디젤게이트 이후 판매량 늘리기에 나서면서 벌어진 일이다. 아우디·폭스바겐은 지난해 11월, 14개월 만에 국내판매 시동을 건 이후 대대적인 할인공세를 퍼붓고 있다. 그 결과 수개월째 수입차 판매량 베스트셀링 톱10 안에 이름을 올렸다.
아우디 A6 35 TDI /사진=아우디 제공

◆가격으로 국산차시장 잠식

아우디·폭스바겐의 할인판매가 주목받은 배경은 최종 가격 때문이다. 경쟁사 차종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국산차보다 별반 비싸지 않게 됐다. 배기가스 스캔들 등 물의를 일으킨 브랜드라도 당장 수천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큰 폭의 할인에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아우디코리아는 A7 50 TDI 콰트로 프리미엄 모델 143대의 10% 할인판매를 발표했다. 이른바 ‘평택항 에디션’ 물량이 풀린 것. 자체 금융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최대 20%까지 할인해줬다. 당초 알려진 것처럼 30~40%대 할인은 아니지만 최대 2000만원이상 할인받을 수 있으니 이 차를 사려던 사람에게는 꽤 매력적인 조건이다. 이어 내놓은 A6도 1000만원 안팎의 할인을 앞세워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 7월에는 A3 40 TFSI 모델 3000대에 대한 40% 할인판매 소문이 돌며 난리가 났다. 할인 전 가격이 4000만원 안팎인 이 차가 가격이 현대 아반떼 수준인 2000만원대 중반까지 떨어지기 때문. 지난달 27일 아우디코리아는 이 차를 인증중고차로 팔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소비자에게 풀릴 물량은 매우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하지만 엄청난 할인율은 소비자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파사트 GT /사진=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코리아는 유럽형 파사트로 복귀를 알리면서 파사트GT에 1000만원가량 할인한 가격을 책정했다. 3000만원대로 낮아진 가격 덕분에 경쟁모델인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는 물론 현대 그랜저와도 견줄 수 있게 됐다.

이어 신형 티구안을 출시하면서도 비슷한 수준의 할인혜택을 제공했다. 국산 SUV 상위트림과 비교해도 가격차이가 생각처럼 크지 않다. 지난달 초에는 북미형 파사트까지 선보이며 사전계약 물량 1000대가 순식간에 동났다. 현재 매장에 남아있는 소량의 파사트GT를 제외하면 다음 물량이 수입될 때까지 대기해야 한다.

이처럼 엄청난 할인율을 앞세운 덕분에 아우디 A6 35 TDI는 지난달 수입차판매 1위, 티구안 2.0 TDI는 2위를 기록했다. 수입차업계에서는 “아우디폭스바겐이 가격으로 국산차와 승부하려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할인폭이 시장의 관례를 뛰어넘는 수준이란 것.

하지만 국산차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는 가격 외에 유지비까지 고려한다”면서 “아우디·폭스바겐의 할인판매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폭스바겐코리아 리로디드 행사 /사진=폭스바겐 제공

◆시장교란일까 신뢰회복일까

수입차업계는 이 같은 할인공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지켜보는 중이다. 선두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할인 경쟁에 아우디·폭스바겐이 뒤늦게 가세한 형국이기 때문.

업계는 아우디·폭스바겐의 할인판매에 대해 무너진 판매네트워크를 바로세우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본다. 지난해 말까지 1년여를 개점휴업상태로 보낸 만큼 소비자 발길을 돌려세우기 위해 극단적인 처방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대량 판매를 바탕으로 선두를 유지하려는 업체와는 성격이 다른 절박한 할인전략인 셈이다.

그렇더라도 시장질서를 교란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큰 폭의 할인을 앞세우면 브랜드파워에서 밀리는 나머지 브랜드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상대적인 보상심리 때문에 소비자가 다른 브랜드에 대해서도 그만한 할인을 요구해서다. 결국 이른바 '떨이' 경쟁이 이어지고 업체들의 기초체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업계는 이 같은 시장질서 파괴를 우려한다. 자본력을 내세운 특정 브랜드 쏠림현상이 심해지고 이는 장기적으로 업계 생태계를 교란시켜 그 피해는 업계와 소비자 모두가 떠안게 된다는 것.

아우디·폭스바겐 측은 신뢰회복 차원에서 이 같은 할인판매를 실시한다고 주장한다.

아우디·폭스바겐 관계자는 “소비자가 만족한다면 디젤게이트로 얼룩진 브랜드 이미지도 개선될 것이라고 본다”면서 “따라서 판매량을 늘리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 최우선과제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무한정 할인판매를 하는 게 아니라 정해진 수량 안에서 실시하는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들은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으려 안간힘을 쓰는 중”이라며 “하지만 가격할인을 앞세운 쏠림현상이 심해지면 반드시 부작용이 따르는 만큼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6호(2018년9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찬규 star@mt.co.kr

산업2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자동차와 항공, 해운, 조선, 물류, 철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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