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하버드 MBA의 ‘마지막 강의’

이주의 책 <금융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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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인터파크

누구나 한번쯤 ‘마지막 수업’을 접해봤을 것이다. 졸업 이후의 삶에 대한 충고나 교훈 등의 메시지가 ‘졸업’과 함께 연상되는 풍경이다.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 하버드경영전문대학원(MBA)이라고 다르지 않다.

전통적으로 하버드 MBA 졸업반 학생들이 듣는 ‘마지막 강의’에서 교수들은 ‘지혜의 정수’를 전해왔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MBA 졸업생이 15명 교수의 마지막 강의를 정리한 <하버드 졸업생은 마지막 수업에서 만들어진다> 등과 같은 책이 그 광경을 소개한 바 있다.

하지만 하버드MBA 법학 및 금융학 교수인 미히르 데사이는 케케묵은 ‘인생의 지혜’로 이 시간을 때우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미 하버드에서 세차례나 ‘우수 강의상’을 받은 자부심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이 평소 고민한 문제, 즉 ‘좋은 삶과 금융의 관계’를 강의 주제로 다룬다.

그가 가진 문제의식의 근원은 이렇다. “우리는 왜 이토록 금융을 ‘혐오스럽고 상스러운 것’으로 인식하게 됐을까.”

그는 ‘사악한 학문’이라는 세간의 오명으로부터 금융의 공정함과 고상함, 본래의 우아함을 되살리고자 한다. 이러한 그의 시도는 MBA 졸업반 학생들로부터 열렬한 환대를 받는다. 데사이 교수는 이 강의를 한권의 책으로 옮긴 <금융의 모험> 머리말에서 “권위에서 나오는 지혜가 아니라 그들이 몸담을 세계와 그들 자신이 하게 될 일에서 나오는 지혜에 목말라 있었음이 분명했다”라고 학생들의 반응을 분석했다.

<금융의 모험>에는 수식과 그래프 없이 오직 이야기만으로 금융의 주요 개념을 분석하며 ‘인문학적 향연’을 펼친다. 리스크와 보험의 관계를 추리 소설과 시로 조망한다. 나아가 리스크 관리전략을 제인 오스틴, 존 밀턴, 심지어 <성경>에서 찾아낸다. 소설 <전망 좋은 방>과 멜 브룩스의 영화 <프로듀서>는 비즈니스에서의 대리인 문제에 통찰을 던진다.

데사이 교수는 이렇게 소설, 고대 비극, 미술 작품, 영화 등 다양한 오브제에 투영된 금융의 본질을 드러냄으로써 우리네 인생과 금융의 근본적인 유착관계를 일깨워 준다.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지, 금융과 경제를 이해하고 고민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선명해진다. 괜히 아마존이 ‘올해의 책’ 으로 선정한 게 아니라는 의미다. MSG를 걷어낸 금융의 참맛을 본 느낌이다. 책을 읽는 순간이나마 하버드 강의실에 앉아 있는 듯한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미히르 데사이 지음 | 김홍식 옮김 | 부키 펴냄 | 1만8000원

☞ 본 기사는 <머니S> 제557호(2018년 9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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