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실종, 먹을 것 없는 'IPO 잔칫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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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1호 복합충전소/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
올 2분기부터 얼어붙었던 IPO시장이 3분기 들어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새로 상장된 종목의 주가가 대부분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울상짓고 있다. 아울러 회계 감리 이슈까지 불거지며 하반기 기대주로꼽히던 종목들도 상장 일정에 차질을 빚어 IPO시장의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늘어나는 IPO, 수익률은 ‘울상’

3분기 들어 증시에 입성하는 새내기주는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상장한 기업은 총 27개다. 지난 2분기 상장기업이 10개에 그친 것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달 들어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이 예정된 기업이 11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3분기 전체 IPO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IPO시장이 활황기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 26개 기업이 상장한 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지난 7월과 8월 상장한 기업들을 시장별로 살펴보면 코스피 7개, 코스닥 15개, 코넥스 5개다. 이 중 재상장한 회사는 인적분할을 한 효성의 계열사 4개(효성화학,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와 한일시멘트 등 5개다. 이 회사들과 코스피 이전상장, 코넥스 상장, 스팩사 등을 제외하면 15개가 남는다.

이들 종목의 주가는 상장 후 한달 만에 시초가 대비 8.6~16.8%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진투자증권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상장한 코스피와 코스닥 신규상장 6개 기업의 시초가 대비 월말 주가 수익률(지난달 6일 종가 기준)은 -16.8%로 나타났다. 8월 코스피와 코스닥 신규상장 9개 기업의 주가 수익률도 시초가 대비 지난달 말 종가 기준으로 -8.6%를 기록했다.

비교 기간 동안 시초가 대비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전체 15개 회사 중 3개(대유 19.2%, 에스에스알 13.3%, 엠코르셋 21.7%)에 불과했다. 새내기주의 전반적인 주가 부진은 국내 증시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영향으로 조정기를 거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초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모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은 편이다. 지난 7월 상장한 6개사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24.2%를 기록했고 8월 상장한 9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29.7%였다. 

이지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새내기주들의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편”이라며 “물론 어려운 시장 분위기 속 IPO시장이 매력적인 투자처임에는 틀림없지만 뒤늦게 높게 형성된 시초가에 들어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새내기주는 시초가에 매입하는 것보다 공모 후 매도전략이 결과적으로 유효했다”고 평가했다.
시초가가 한달 후 주가보다 높았던 종목은 3개에 불과했다./자료=한국거래소

◆코스닥벤처펀드 자금유입 둔화

하반기 IPO시장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IPO 대어’로 꼽히던 회사들의 상장이 늦어지는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시장이 침체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IT/제약·바이오 업종의 활황 속에서 연말까지 꾸준하게 신규 상장이 이어졌다는 점과 올 초 공모건수와 공모금액 모두 최고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점쳐졌던 것 등을 감안하면 현재의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올 초까지만해도 IPO시장은 장밋빛 기대로 가득했다. 정부가 코스닥 상장요건을 전면 개편하는 내용이 담긴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며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잠재력이 높은 기업들의 증시 입성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됐다.

또 현대오일뱅크, SK루브리컨츠,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기업들의 연내 상장 예정 소식도 IPO시장에 훈풍이 됐다. 지난 4월 공식 출범한 '코스닥 벤처펀드' 역시 투자심리를 자극하며 기업들의 상장을 유도했다. 지난달 말까지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청구서를 접수한 곳은 코스피 12개(3개 완료), 코스닥 75개(32개 완료) 등이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4년 연속 평년 대비 많은 기업의 신규상장이 진행 중”이라며 “월별 추세를 감안할 때 숫자 측면에서는 가장 강도가 강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IPO 시장은 코스닥 벤처펀드의 신규 자금 유입이 둔화된 가운데 공모가 고평가 논란과 상장 후 수익률 부진 등으로 기대감이 한풀 꺽인 모습이다.

올해 신규 상장사의 평균 공모가 규모는 2년 전과 비교해 크게 축소됐다. 올해 공모가를 확정한 36개 기업의 평균 공모가액은 395억원으로 2016년(938억원)과 지난해(1266억원)에 비해 급감했다.

이는 ‘대어’로 꼽히던 SK루브리컨츠가 상장을 연기했고 현대오일뱅크와 카카오게임즈는 회계 감리로 상장절차가 예정보다 늦어지는 데 따른 것이다. 바디프렌드도 최근 감리 대상으로 지정된 사실이 알려져 연내 상장 가능여부가 불투명해졌다. IPO시장이 규모 측면에서는 4년 중 최저점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증권은 이같은 IPO시장 침체의 주요 원인을 '회계 감리' 때문으로 봤다.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연구개발비의 자산평가논란 뿐 아니라 자회사 지분의 변동이 있거나 테마성 이슈가 있는 기업들의 회계 감리가 진행 중이어서 시장이 위축됐다는 것이다.

나승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만약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계속 지연된다면 올해는 최근 5년 이내 처음으로 1조원 이상 공모금액을 기록한 기업이 전무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7호(2018년9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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