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니 아기도 틀니 할머니도… 가시째 먹다

[미래먹거리 ‘실버푸드’] ④ ‘HMR 실버푸드’ 개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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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스]‘잘 먹고 잘 사는’ 삶을 원하는 시대다. 하지만 산해진미도 먹지 못한다면 그림의 떡. 식품업계는 고령사회 진입에 맞춰 실버푸드 시장을 연다. 업체들은 어린아이, 산모, 일시적으로 신체기능이 떨어진 일반인까지 수요층을 확대하고 있다. <머니S>는 미래 먹거리 시장을 조명하고 직접 체험해봤다.<편집자주>[소박스]

[미래먹거리 ‘실버푸드’] ④ ‘HMR 실버푸드’ 개발 스토리


“기존 단체급식 전문업체가 새로운 영역에 첫걸음을 뗀 거죠. HMR(가정간편식) 형태의 연화식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모든 직원이 사명감을 갖고 노력했어요.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에게 ‘미식의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그리팅소프트 연출컷/사진=현대그린푸드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박주연 현대그린푸드 전략기획실 푸드운영기획팀장은 지난 3일 <머니S>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대그린푸드 입사 후 줄곧 단체급식 운영·기획 총괄을 맡아온 박 팀장은 이번 ‘케어 푸드’(연화식·치료식·다이어트식품 등 고기능성 식품의 통칭) 출시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단체급식 고객을 위한 건강식단 개발에 주력했던 그에게 고령층과 유아, 환자 등을 겨냥한 기능식품 개발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가시째 먹는 생선, 잇몸으로 씹는 갈비찜

“1인 가구 증가에다 고령화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HMR을 개발해야겠다는 고민을 하게 됐어요. 여기에 좀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요리하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케어푸드 연구에 집중하게 됐죠.” 


현대그린푸드는 지난달 연화식 12종(더 부드러운 갈비찜, 뼈까지 먹는 동태조림, 뼈까지 먹는 데리야끼 가자미 조림, 씹기 편한 호두 등)을 출시하면서 ‘그리팅 소프트’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들 제품은 음식의 경도를 낮추는 연화 공정을 거쳤다. 덕분에 씹는 힘이 약하거나 치아가 불편한 고객도 쉽게 먹을 수 있다. 


임상 영양사와 전문 셰프 10여명이 모여 연화식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데 꼬박 1년이 걸렸다. 완성품이 나오기까지 숱한 실패가 있었다. 식감을 조절하고 맛을 내는 작업만 수천번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았다.

“개발 초기에 직원들과 가시째 먹는 생선 시식을 하는데 아무리 설명을 해도 살을 발라서 먹는 직원들이 있었어요. 목에 가시가 걸리면 책임지겠다고 거듭 권하자 미심쩍어 하면서 먹었는데 먹고 나서는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놀라던 표정이 기억에 남아요. 반면 우리 연구원들이 일반 식당의 생선조림도 연화식인줄 알고 무의식 중에 먹다 가시가 목에 걸린 일도 있었죠.”(웃음)

박주연 현대그린푸드 전략기획실 푸드운영기획팀장/사진=현대그린푸드 제공
재료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물성을 무르게 하는 특허기술도 ‘그리팅 소프트’ 브랜드의 특징이다. 고기류의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건 물론 생선은 굵은 가시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고 딱딱한 호두도 부드럽게 만든다. 연화공정을 마치면 조리 과정에서 양념이 잘 배는 장점도 있다.

기술뿐만 아니라 식감과 영양에도 신경 썼다. 씹기 편한 호두는 바나나보다 강도가 낮아 약한 치아로도 쉽게 섭취할 수 있다. 부드러운 갈비찜은 치아가 없는 노인도 잇몸만으로 먹을 수 있다. 생선 제품의 경우 가시째 먹을 수 있어 일반 생선보다 칼슘이 많다. 여기에 제품 해동 후 전자레인지에 6~7분만 돌리면 별도 조리과정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간편하다.

“부드러운 식감은 기본이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어요. 고객 중 가장 반응이 좋은 이들은 어린 자녀를 둔 워킹맘이었죠. 아이가 맛있게 먹고 치아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제품이 나왔다고 좋아했어요. 많은 연령층이 편리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든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죠.”

◆맛있는 건강식… 핵심은 ‘메뉴 개발’

현대그린푸드는 이번 연화식 제품 12종 출시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제품군을 최대 100여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 중 최첨단 식품제조 시스템을 갖춘 ‘성남스마트푸드센터’를 설립해 다양한 케어푸드 제품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케어푸드가 실버푸드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우리나라는 실버세대뿐 아니라 키즈, 임산부, 건강을 염려하는 젊은 세대 등 더 포괄적인 시장이 될 것으로 보여요. 다양한 연령대와 목적별로 세분화된 케어푸드시장으로 말이죠. 케어푸드는 앞으로 제철식재, 슈퍼푸드를 활용한 건강식으로도 진화할 것입니다.”


박 팀장은 ‘건강한 식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메뉴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건강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많지만 막상 건강식을 권유하면 “맛없다”, “챙겨먹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멀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맛있고 다양하면서도 편리하게 조리할 수 있는 식사용 HMR이 꼭 필요해요. 결국은 메뉴 콘텐츠가 건강한 식생활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죠. 앞으로 각 연령대에 맞춘 ‘생애주기별 건강식’을 제공하면 좋겠어요.”


현대그린푸드는 업계에서 건강식과 관련한 첫 시도를 여러번 해왔다. 2011년 저염식단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고, 2014년엔 한끼에 300g 이상의 채소가 들어간 ‘DNA건강식’을 선보이는 등 꾸준한 식단 개발을 이어왔다. 최근엔 체성분 분석 전문기업인 인바디와 연계해 그리팅 라이트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앞으로 나올 최초의 시도는 무엇일까. 박 팀장이 선보일 새로운 미식의 즐거움이 무엇일지 자못 궁금하다.   


[소박스] 박주연 전략기획실 푸드운영기획팀장(부장)은?
☞이화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 ☞ 경희대학교 대학원 외식산업학(석사) △2012년 푸드운영기획팀 메뉴기획파트장(차장) △2013년 Zwro Waste TF 담당 △2014년 푸드운영기획팀장(부장) △2018년 전략기획실 신규사업 TF 담당(겸임) [소박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7호(2018년 9월15~12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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