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폭우… ‘시금치 빠진 김밥’ 보셨나요?

[치솟는 밥상물가] ① 추석 코앞인데… 장보기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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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차례상에 올라갈 채소는 1년 전보다 7.0% , 수산물은 6.0% 올라 농축산물 값이 3.5% 상승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은 4인 가족 기준 30만원가량으로 지난해(24만9000원)보다 20%나 늘어날 전망이다. <머니S>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추석물가 실태를 살펴보고 정부의 물가대책과 통화정책 등을 점검해봤다.<편집자주>

[치솟는 밥상물가] ① 추석 코앞인데… 장보기 겁난다


#최근 가정주부 김진희씨(43)는 대형마트 채소코너를 맴돌다 결국 발길을 돌렸다. 한달 전만 해도 한단(250g)에 1800원이던 대파 가격이 2500원으로 오르더니 3200원까지 치솟았다. 시금치는 한단에 8500원이나 한다. 김씨는 “채소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며 “당분간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시금치된장국은 못 먹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뉴스1
장바구니 물가가 비상이다. 지난 여름 찌는 듯한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물가가 껑충 뛰었다. 특히 채소류를 중심으로 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주부들 사이에선 ‘채소값이 금값이 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시금치 한단 1만원… 차례상 물가 비상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4% 상승했다. 농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7.0% 올라 전체 물가를 0.33%포인트 끌어올렸다. 채소류 전체 가격은 7월에 비해 30% 급등해 2016년 9월(33.2%)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시금치(128.0%), 양배추(85.5%), 배추(71.0%), 무(57.1%), 파(47.1%), 상추(40.5%) 등이 크게 올랐다.

특히 시금치는 한달 새 3.7배 이상 폭등했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시금치 1kg당 평균 가격은 4만377원까지 올랐다. 시금치 한단(250g)으로 치면 1만원이 넘는 셈이다. 적상추 100g당 가격은 1283원으로 올해 처음 1000원을 넘겼고 청상추 100g도 1267원으로 올해 최고가격을 기록했다. 지난달 수입 냉동상겹살 100g이 1038원임을 고려하면 고기보다 상추가 더 비싼 상황이다.

채소가 금값이 되자 분식점을 비롯한 식당에서도 채소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저온성 작물인 시금치는 40도를 넘는 폭염을 버티지 못하고 말라버려 수급 문제가 불거졌다.

<머니S>가 지난 3일 종로구 혜화동, 인사동, 낙원동, 종로1가, 종로2가 소재 분식전문점 10여곳을 방문한 결과 김밥·비빔밥에 시금치를 넣은 곳은 절반에 불과했다. 비빔밥이나 보리밥 등을 파는 식당에서도 시금치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식당에선 시금치 대신 오이나 부추를 사용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해당 분식점 점주들은 “오이와 부추는 시금치와 맛이 다르지만 색깔이 비슷해 사용하고 있다”며 “10월에나 시장에 물량이 풀려 시금치를 쓸 것 같다”고 말했다.

천정부지로 오른 물가에 당장 추석 차례상을 준비해야 하는 주부들은 고민에 빠졌다. 불볕더위에 농산물은 물론 수산물 가격도 올라서다. 지난달 기준 고등어는 1kg 가격이 6835원으로 전년 대비 5.6%, 전월 대비 3.4% 상승했다. 오징어는 1㎏당 1만2029원으로 18.6% 뛰었다.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가축들도 속출해 축산물 가격 역시 3.3% 올랐다. 돼지고기와 닭고기가 각각 7.8%, 2.7% 상승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은 4인가족 기준으로 약 30만원 가량을 소비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집계한 24만9000여원보다 20% 오른 가격이다. 일반 슈퍼마켓과 기업형 슈퍼마켓(SSM), 백화점을 포함한 평균 상차림 비용은 24만9639원으로 전년보다 3.3% 내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채소와 과일, 생선을 포함해 차례음식 가격이 더 오르면 가계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가공식품이나 외국산 식품으로 차례를 준비하려는 문의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팔 걷은 정부, 성수품 공급물량 확대

정부는 추석 3주 전인 이달 첫째주부터 특별대책을 실시한다. 우선 배추, 무, 사과, 배,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밤, 대추 등 명절 10대 성수품을 확대 공급한다.

성수품 공급 물량은 12만 톤으로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린 규모다. 배추 3000톤과 무 1000톤을 긴급 수매하고 도매시장에 내보내기로 했다. 또 추석 전까지 매일 배추 100톤과 무 30톤을 전국 500여개 농협 매장에서 시중보다 최대 60% 낮은 가격에 판매한다. 또한 직거래장터를 전국 2600여 곳으로 늘려 소비자의 물가 부담을 덜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도 오는 23일까지 가격안정용 수산물 8439톤을 방출한다. 대상품목은 명태·오징어·갈치·조기 등 4종이다. 정부가 방출한 품목은 권장 판매가를 지정해 공급하기 때문에 시중 가격보다 15~30% 싸게 살 수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명절마다 반복되는 물가 대란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단발성 민생대책 대신 장기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매년 추석마다 정부가 물가안정대책을 내놨지만 효과가 미흡해서다.

통상 추석이 있는 9월 신선식품 물가는 전월대비 10% 이상 올랐다. 올해도 정부가 비축한 식량을 시장에 풀어 물가를 잡을 계획이지만 7%나 오른 농산물 가격을 끌어내릴 지는 미지수다. 장바구니 물가는 정부의 일시적 대책보다 당시 작황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와 올해는 기상이변으로 과일·채소의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반면 2015년에는 풍년으로 식품 출하가 넉넉해 물가가 안정세를 보였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채소류 등 장바구니 물가의 상승은 국민 주머니 사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농축수산물 유통의 3대 과제인 높은 유통비용, 큰 가격변동성, 산지·소비지가격 비연동 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7호(2018년9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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