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샌 ‘소셜로그인’, 개인정보 상업화 논란

 
 
기사공유
/사진=뉴시스DB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원유’(原油)로 불린다. 각종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도입하려면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과거 3차 산업혁명 때 석유에 돈이 몰렸다면 근래는 데이터가 돈이 되는 시기다.

세계 각국은 이 같은 시대 조류에 하나둘 편승하기 시작했다. 북유럽의 에스토니아는 지난 7월부터 개인데이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대중교통이 무료화됐으며 일본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은 내년에 개인정보 거래를 중개하는 정보은행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정보은행은 개인이 데이터를 은행에 예금처럼 넣어둔 뒤 이를 원하는 수요자에 판매해 매월 500~1000엔(약 5000~1만원)의 요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지닌다.

국내에서도 정부부처와 업계가 비식별화 허용 등 빅데이터 규제완화 입법을 전제로 한 ‘데이터 산업’ 속도내기에 들어갔다. 여당도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은산분리 완화와 함께 데이터산업을 겨냥한 개인정보보호 규제 완화를 추진할 준비를 마쳤다.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는 지난 7월17일 오픈데이터 플랫폼인 ‘신한 데이터 쿱’을 내놨다. 개인데이터를 가공해 비식별화한 후 아마존 클라우드에 업로드해 외부에 개방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개인정보의 상업적인 이용에 경종을 울린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개인정보 보호가 우선돼야 한다”고 데이터산업의 과속을 경계한다. 이들은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사법적인 판단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차용한 정책 밀어붙이기는 옳지 않다”고 반발한다.

그들의 주장대로 우리나라는 데이터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의 소셜로그인 방식 조사결과만 보더라도 개인정보에 대한 사회의식 수준이 잘 드러난다.

◆개인정보 줄줄 샌 ‘소셜로그인’

지난달 31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간편하고 널리 활용되는 소셜로그인 방식이 과도한 개인정보를 외부업체에 제공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방통위는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구글, 네이버, 페이스북, 카카오가 운영하는 소셜로그인의 실태를 점검했는데 점검결과 ▲과다한 개인정보 제공 ▲개인정보 제공 이용자 동의 절차 생략 ▲소셜로그인 사용업체 관리 미흡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소셜로그인 방식은 모바일앱이나 인터넷 웹사이트를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플랫폼 서비스 제공업체에 입력된 개인정보를 활용해 별도의 정보입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편리함이 강점이다. 사용업체는 손쉽게 신규회원을 확보할 수 있고 제공업체는 플랫폼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최근 널리 활용된다.

방통위의 조사결과 가장 많은 개인정보를 제공한 업체는 페이스북으로 최대 70개에 달했다. 구글은 3개의 개인정보만을 업체에 전달했지만 어떤 내용의 정보가 업체 측에 전달되는지 여부를 이용자에게 공개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각각 7개와 5개의 개인정보를 제공했다. 다만 네이버는 정보제공시 필수·선택사항을 분류하지 않고 서비스에 ‘동의한다’고 기본 설정한 것이 문제가 됐다. 카카오는 소셜로그인 방식을 사용하는 업체를 사전 검수하지 않는 시스템을 지적받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즉시 개선안을 내놓았다. 네이버는 올 연말까지 선택사항에 대한 기본 동의 설정을 해제한다고 밝혔고 카카오는 이달까지 소셜로그인 정보사용업체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내년 6월 사전검수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글과 페이스북은 별다른 개선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방통위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추가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번 점검결과를 바탕으로 소셜로그인 정보 제공업체·사용업체·이용자 대상의 활용수칙을 마련해 배포할 예정”이라며 “이용자가 편리하고 간편한 로그인서비스를 개인정보 침해 위험 없이 활용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 “데이터 적극 활용해야”

지난해 4차 산업혁명위원회 해커톤에서 정부와 시민단체가 비식별화를 기본으로 개인정보 활용 규제완화에 합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민단체가 가명정보도 개인정보로 규정하면서 논란을 불러왔고 데이터의 상업화에 대한 의견은 다시 첨예하게 대립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체계 정비와 사회적 합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규제완화 정책과 입법이 난무하지만 데이터 제공을 담당하는 시민은 이에 반발하며 이견을 보이는 양상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긍정적인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를 방문해 “데이터를 가장 안전하고 잘 다루는 나라가 되고자 한다”며 데이터산업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개인정보 등 데이터산업 육성을 추진 중인 정부부처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양질의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을 결정한다”며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서비스 개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는 “현재 어디까지를 개인정보로 볼 것인지도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못했다”며 “당정청이 행정안전부(개인정보보호법)·방송통신위원회(정보통신망법)·금융위원회(신용정보법) 등으로 쪼개진 개인정보 법제를 일원화하고 독립적인 감독기구를 만들며 체계를 먼저 정비한 뒤에 개인정보를 비롯한 데이터의 유연한 활용을 논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7호(2018년 9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흥순 soonn@mt.co.kr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082.58하락 17.9823:59 11/20
  • 코스닥 : 690.81하락 11.3223:59 11/20
  • 원달러 : 1125.80하락 2.823:59 11/20
  • 두바이유 : 62.53하락 4.2623:59 11/20
  • 금 : 65.51하락 0.6623:59 11/20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