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구조조정론자, 취임 1년 성적표는 ‘반쪽’

CEO In & Out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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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을 맞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반쪽짜리 경영성적표를 내놨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그는 금호타이어, 한국지엠, STX조선해양 등 굵직한 구조조정을 잇달아 추진했다.

하지만 부실기업에 세금을 추가 투입하는 가성비론을 제시하며 원칙이 흔들리는 모습도 보였다. 구조조정 추진 능력은 뛰어나지만 마무리가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원칙지킨 STX조선·금호타이어 매각

이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부실기업의 독자생존 원칙을 내세우며 구조조정을 이끌고 있다. 산업은행은 부실기업에 더 이상 세금을 투입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뼈를 깎는 시간을 거쳐 살아 남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의 구조조정 원칙은 STX조선 처리에서 두각을 보였다. STX조선은 2013년부터 채권단이 관리하며 8조원의 혈세를 투입했으나 적자가 심해져 법정관리 후 청산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 회장이 '더 이상 자금 투입은 없다'고 강조하며 STX조선 노사를 설득했고 STX조선은 고정비를 감축시켜 법정관리를 피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KDB산업은행
오랫동안 손실을 기록했던 금호타이어도 이 회장의 구조조정 원칙이 효과를 발휘했다. 그는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지 않으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고 주장했고 금호타이어 노조를 설득하기 위해 수차례 광주에 찾았다. 그 결과 청와대가 이 회장에게 힘을 보태면서 금호타이어의 오랜 노사갈등에 마침표를 찍었다. 해외매각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뚝심'을 보여준 이 회장의 리더십이 통한 것이다.

물론 이 회장의 구조조정에도 아쉬움은 있다. 이미 국민의 세금 수천억원을 투입한 한국지엠은 지분 17.02%를 보유한 2대 주주 산은이 신규 자본금 형태로 8000억원을 추가 투입키로 했다.

GM은 출자전환과 대출로 약 7조원을 투입하는 대신 산은에 10년 동안 한국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일방적인 철수가 금지되는 '거부권'도 보장했다. 산은이 1년간 800억원, 10년 동안 8000억원을 투입해 1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지킨 셈이다. 또 협력업체들의 연쇄부도 위기도 넘겼다.

하지만 산은이 한국지엠의 부실 원인도 제대로 밝히지 못한 상태에서 추가 자금을 투입한 점, 비토권을 얻기 위해 구조조정 원칙을 지키지 않은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GM은 10년 뒤 한국지엠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자산 매각으로 대출금을 회수하면 되지만 산은의 지분은 휴짓조각이 될 수 있다.

이 회장은 한국지엠 자금투입을 결정한 후 구조조정 '가성비론'을 강조했다. 가격 대비 성능을 말하는 가성비, 즉 한국지엠에 투입한 비용 대비 편익이 크다는 해석이다. 

◆당기순익 감소, 나머지 구조조정도 과제

문제는 산은이 한국지엠을 비롯해 부실기업의 자금지원을 떠안으면서 생긴 부작용이다. 산은은 잇따른 구조조정 여파로 자금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산은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204억원으로 지난해 1조2731억원 보다 59%(7527억원) 감소했다. 산은의 당기순이익은 2013년 1조9069억원 적자, 2014년 6410억원, 2015년 3조1397억원, 2016년 8406억원 적자, 2017년 1조5456억원 등으로 변동 폭이 커졌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라 충당금을 많이 쌓은 결과다.
이 회장은 산은의 부족한 곳간을 채우기 위해 가계수신 기반을 늘리고 기업투자은행(CIB)을 확대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 6월 출시한 '데일리플러스자유적금'은 연 4.1%의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으로 7000여명이 가입해 과거 1년치 평균 가입자 수를 돌파했다. 산은은 가계대출은 취급하지 않지만 가계수신을 늘려 자금도 확보하고 조달금리를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국내·외 지점을 다니면서 영업을 지원·독려하고 있다"며 “산은의 영업은 과거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메워 정상적인 지원 업무를 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피로가 쌓인 이 회장 앞에 세차례나 유찰되며 '악성매물'로 전락한 KDB생명과 올해 6월 새 사장을 맞아 재매각을 추진하는 대우건설 등 처리해야 할 기업이 많이 남아있다.

해운업계 1위인 현대상선은 경쟁력 회복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대상선은 2016년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1위 바통을 넘겨받았다. 만약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에 실패하면 한진해운 파산을 둘러싸고 정부와 이 회장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지난 1년 구조조정에서 아쉬움을 남긴 이 회장이 경영 2기에서 제 실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쏠린다.

☞<프로필> ▲경상북도 안동 출신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동국대 경영대학 초빙교수 ▲KDB산업은행 회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557호(2018년9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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