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점심시간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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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제와 유연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직장인들의 식문화가 변하고 있다. 주어진 시간 내에 업무를 압축적으로 끝내기 위해 간편식을 찾는 직장인부터 자유로운 점심시간을 이용해 맛집을 찾는 직장인 등 점심식사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머니S가 달라진 직장인 점심식사 풍경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한끼전쟁] (下) 점심시간, 당신은 어떤 유형인가

서울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A기업의 구내식당. /사진=류은혁 기자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웬만하면 구내식당을 가죠."

서울 광화문의 한 중견기업에서 근무하는 김모씨(25·여)는 "회사 주변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 치솟는 물가에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면서 "구내식당은 돈이 들지 않기 때문에 점심은 주로 여기서(구내식당) 먹는다"고 말했다.

잡코리아가 올 상반기 남녀 직장인 915명을 대상으로 '점심식사 비용'에 대해 설문조사 결과 '근처 식당'을 이용하는 직장인이 43.6%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구내식당' 36.8%, '직접 도시락을 싸온다' 8.3%, '편의점 등에서 사온다' 7.8% 순으로 조사됐다.

또 올해 직장인 평균 점심값은 지난해 대비 2.1% 늘어난 6230원으로 나타났다. '회사 근처 식당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의 평균 점심값은 7200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직접 도시락을 싸오는 경우 평균 4890원으로 가장 낮았다.

최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더불어 최저임금 여파로 외식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자 직장인들의 점심 풍경이 바뀌고 있다. 점심시간을 활용해서 여가생활을 즐기는 직장인을 비롯해 편의점 등 간편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편도족'을 아시나요

/사진=뉴시스

지난 11일 서울 종로에서 만난 8년차 택배기사 이모씨는 "바쁜 업무 때문에 점심을 따로 챙겨먹을 시간이 없다"면서 "주로 편의점에서 도시락이나 샌드위치를 사서 끼니를 때운다. 점심은 간단히, 아침과 저녁을 든든히 챙겨먹는 편"이라고 전했다.

최근 우리 사회는 '편도족'(편의점에서 도시락을 먹는 사람)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편의점에서 간단히 끼니를 때우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의 '편의점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국내 편의점업계 매출은 10조1000억원이었으나 5년 뒤인 2016년에는 2배가 넘는 20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지난해 매출은 22조2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이 중 편의점 도시락시장 규모는 2014년 2000억원에서 2015년 3000억원, 2016년 5000억원으로 급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광화문의 한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들고 가던 직장인 이모씨(남·35세)는 "직장 내 구내식당이 없어서 회사 주변에서 점심을 해결해야 한다"면서 "직장에서 점심비를 지원해주지만 광화문 물가가 워낙 비싸 편의점에서 간단히 챙겨먹는다"고 말했다.

앞서 잡코리아 통계조사에서 편의점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의 평균 점심값은 5460원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자가 만난 대부분의 직장인 편도족은 '시간'과 '비용'의 이유로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었다.

◆"먹기 위해 돈벌죠"… 점심 맛집투어

서울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유명 맛집에 길게 줄 서 있는 직장인들. /사진=류은혁 기자

"점심마다 맛집 칼럼리스트가 됩니다."

이날 마라탕으로 유명한 맛집에서 만난 직장인 양모씨(29·여)씨는 "업무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맛있는 음식으로 푼다"면서 "대기 줄이 길더라도 회사 주변 맛집을 투어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무시간 중 유일하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점심시간이다"면서 "월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점심시간만큼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빙엄턴캠퍼스 연구진에 따르면 맛있는 음식을 섭취할 때 사람의 뇌는 도파민을 분비한다. 도파민은 쾌락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이처럼 점심시간에 회사 주변 맛집을 찾아 떠나는 직장인도 많았다. 직장내 구내식당이나 편의점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지만 이들에게 점심시간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으로 여겨지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유명 맛집 앞에 줄 서 있는 직장인들. /사진=류은혁 기자

경북궁역 인근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에서 줄을 서고 있던 직장인 박모씨(33·남)는 "직장에 구내식당이 있지만 주로 혼자 밖에서 먹고싶은 음식을 사먹는다"면서 "점심시간 만큼은 조용히 혼자 식사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직장동료와 점심을 먹으면 업무 이야기가 끝이 없다"면서 "혼자 끼니를 때운 뒤 커피 한잔을 들고 조용히 산책을 한다"고 말했다.

◆'밥'을 포기한 '직장인들'

서울 광화문 위치한 대형서점. /사진=류은혁 기자

점심 '밥'을 포기하고 자기계발이나 건강관리를 하는 직장인도 늘고 있다. 이들은 커피 등으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한 뒤 서점, 헬스장 등으로 향한다. 

이날 광화문 대형서점에서 만난 직장인 장모씨(31·여)는 "회사에 배치된 시리얼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책을 읽으러 왔다"면서 "점심시간에 틈틈이 책을 읽었더니 두달에 한권 꼴로 책을 읽게 되더라"라고 전했다.

평소 바쁜 직장생활에 쫓겨 여가생활이 힘들었던 직장인들이 유연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점심시간을 적절하게 활용하게 된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 

서울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헬스장. /사진=류은혁 기자

중견IT기업을 다니는 안모씨(30·남)는 "유연근무제에 따라 1시간 일찍 조기 출근을 하면 점심시간이 2시간으로 늘어난다"면서 "업무상 1시간 일찍 출근하면서 자연스럽게 점심시간이 2시간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어 "늘어난 점심시간에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중 퇴근 후 지쳐서 못했던 운동을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매일 점심시간마다 헬스장으로 간다"고 설명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해 발간한 '2017 건강통계연보'에 따르면 19세 이상 한국인 중 하루에 8시간 이상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54%에 달했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아침에 출근해 퇴근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서 보내는 경우가 많다. 또 한주간 하루 30분씩 5일 이상 걷기를 실천한 성인의 비율은 39.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류은혁 ehryu@mt.co.kr

머니S 류은혁 기자입니다. 이면의 핵심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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