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친절한 금융] 문턱 낮춘 신탁, 믿고 맡겨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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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고객이 은행에 돈이나 부동산을 맡겨 운용하는 신탁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탁은 ‘믿고 맡긴다’는 뜻이다. 예금·부동산 등 고객이 맡긴 재산을 은행이 맡아 관리한 뒤 일정 시점에 지정된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금융서비스다.

그동안 신탁은 고액자산의 전유물로 여겼지만 1인 가구가 늘고 고령화 등 변화하는 사회 분위기에 맞춰 은행이 가입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이색 상품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220조원 신탁시장, 맞춤형 상품 잇따라 출시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의 신탁 수탁고 잔액은 올 상반기 220조3541억원으로 나타났다. 2014년 말 133조1039억원과 비교 시 3년여 만에 65% 이상 늘었다.

신탁상품 중에선 고령화 추세를 반영한 상품이 인기다. KEB하나은행은 ‘하나 리빙트러스트’ 브랜드를 선보이고 노후를 대비해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는 신탁상품을 잇따라 내놨다. 치매 안심 신탁은 치매 판정 후에 병원비, 간병비, 생활비 등을 안정적으로 지급 관리해준다. 가족배려신탁은 가입자 본인이 사망했을 때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장례비, 세금, 채무상환 등을 대신 처리해준다.

신한은행은 유언기부신탁을 출시했다. 신탁을 통해 유언으로 상속재산을 기부하는 형식이다. 금전 재산을 은행에 신탁해 맡긴 뒤 일반 통장으로 쓰다 위탁자가 사망하면 신탁금액을 계약서에 명시한 학교나 공익단체 등에 기부하는 상품이다.

미성년과 성년후견신탁도 이목을 끈다. 성년후견신탁은 성년후견개시심판 또는 한정후견개시심판을 받은 발달장애인의 재산을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해준다. 미성년후견신탁은 불의의 사고 등으로 부모의 보호를 받기 힘든 미성년 자녀를 위해 성장단계별로 자금을 지원한다. 최근에는 이혼 소송 급증에 따른 양육비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매월 양육비를 자녀 계좌로 입금해 원래 목적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양육비지원신탁’도 내놨다.

반려동물 100만 인구를 겨냥한 상품도 있다. 국민은행은 반려동물 주인이 사망해 반려동물을 돌보지 못할 때를 대비하는 'KB펫(pet) 신탁' 상품을 판매 중이다. '펫신탁'은 고객이 은행에 자금을 맡기고 본인 사후에 반려동물을 돌봐줄 새로운 부양자를 미리 지정하면 은행이 고객 사망 후 반려동물의 보호와 관리에 필요한 자금을 반려동물 부양자에게 일시금으로 지급한다.

◆자녀에게 자산 이전, 세금 줄이려면

부모가 자녀에게 자산을 상속할 때 신탁상품을 활용하면 상속·증여세를 아낄 수 있다. 신탁법은 2012년 개정되면서 유언대용신탁(제59조)제도가 신설됐다. 2014년 지방세법이 개정되면서 지방세인 취득세, 재산세 등의 납세의무자가 위탁자에서 수탁자로 변경돼 수탁자를 중심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분위기가 확대되는 추세다.

사전증여신탁은 상품 가입 후 불어난 재산에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증여공제 한도를 최대한 활용해 재산을 증여한 후 신탁상품을 운용하면 운용수익에 대해 절세효과가 있다. 주로 주식으로 운용되며 시장상황에 따라 채권, 예금, 대체상품 등으로 변경 운용도 가능하다. 상품 가입은 증여공제 한도 안에서 배우자, 자녀, 손자녀 등에게 자금을 증여하고 증여세 신고를 한 후 증여를 받은 사람 명의로 신탁계약을 체결하면 된다. 증여공제 한도는 배우자가 6억원, 직계존비속이 5000만원이다.

이익증여신탁은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를 위한 절세상품이다. 우리나라 소득세법은 근로와 이자, 배당 등 종합소득을 개인별로 합산해 과세한다. 소득이 많을수록 세율이 올라가는 누진구조다. 하지만 이익증여신탁은 금융소득을 증여하고 소득세 과표를 낮춰 절세에 활용할 수 있다. 고객이 보유한 금융자산을 신탁에 맡기고 수령한 이자나 배당금을 가족에게 증여하는 방식이다.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이자 자녀나 배우자 소득이 적을수록 유리하다. 예금, 주식, 펀드, ELS 등 금융상품으로 얻은 금융소득을 가족에게 분산 이전 증여해 가입자의 소득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증여자인 가입자와 수증자의 소득세 과표구간 차이를 활용해 절세혜택을 얻는 것이 특징이다.

은행 관계자는 "증여를 통한 세테크에 자산가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가족의 소득수준과 증여 상황을 고려해 맞춤형 신탁상품에 가입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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