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책 긴급점검] 역대 최고 '미친 집값' 왜?

 
 
기사공유
문재인정부 출범 약 1년반 동안의 잇단 부동산대책이 '집값폭등'이라는 엉뚱한 결과를 낳았다. 부동산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 인상, 대출·청약 규제, 임대주택 공급확대 등 집값을 안정시킬 만한 굵직한 대책이 여러차례 나왔음에도 오히려 주거불안이 커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정책미스'라고 지적한다. 저금리와 주식시장 불안으로 투자처가 부족한 상황에서 매물이 얼어붙자 비이성적인 투기수요가 날뛰고 덩달아 오르는 호가를 따라 추격매수가 늘면서 집값이 폭등했다는 분석이다. 또 다주택자 규제로 고가 1주택자가 많아져 부동산양극화가 심화된 점도 이번 사태의 특징이다.

◆문재인정부 부동산대책의 역효과

서울 은평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50)는 얼마 전 경기도 산본의 아파트를 급하게 샀다. 대출받을 겨를도 없어 세입자가 사는 집을 갭투자(집값과 전세금의 차액만 지불)로 구매했다.

이씨는 "서울은 집값이 너무 올라 이미 살 수 없는 가격이 돼버렸고 상승세가 점차 수도권으로 내려온다는 뉴스를 보고는 서둘렀다"며 "조만간 한채 더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다주택자 세금을 대폭 늘렸음에도 대한민국 부동산시장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문재인정부 출범 한달 만에 나온 6·19대책은 조정대상지역을 확대해 주택담보대출 비율(LTV), 총부채 상환비율(DTI)을 10%씩 낮췄다. 대출한도를 줄여 수요를 차단한 것이다.

곧바로 이어진 8·2대책에서는 서울과 경기도 과천, 세종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서울에서 집값과열이 심각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등 11개구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했다. 대출과 청약규제를 더 강화했다.

이어 10·24대책은 추가적으로 중도금 대출한도와 보증한도를 낮췄다. 신DTI와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DSR)도 도입하기로 했다. DSR은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신용카드, 차할부금 등도 대출한도에 포함시켜 소득 대비 대출비율을 더 낮은 기준으로 관리했다.

전방위적인 규제강화로 부동산거래량이 급감했다. 올 들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시행되고 지난 2월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대책이 발표되자 집값과열의 진원이던 재건축시장이 위축됐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 4월 마지막주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4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으로 매물이 줄어들면서 다시 집값이 뛰었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인상, 민간 임대주택 세제혜택 축소, 주택 공시가격 인상을 통한 부동산세제 확대 등을 추진하고 최근에는 공공 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 중이다.

/사진=뉴스1

◆역대 최대 '미친집값'… '마용성'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2014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4년1개월 연속 올라 역대 최장 상승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5년 2월~2008년 9월보다 더 긴 상승 기간이다. 2014년 8월 9억7000만원에 거래됐던 강남 은마아파트 84㎡는 지난달 17억9500만원에 거래돼 85% 폭등했다.

이번 집값폭등 사태의 또다른 특징은 부동산양극화다. 대한민국 부동산 1번지가 서울 강남에서 '마포·용산·성동'(마용성)으로 옮겨간 점도 눈에 띈다. 최근 마용성에서는 84㎡ 아파트가 10억원을 넘겨 '10억클럽'에 합류하는 곳이 잇따랐다.

용산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현정부 부동산정책이 강남 재건축을 규제하고 강북 노후주거지 등을 재생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마용성이 뜨는 계기가 됐다"며 "부동산투자를 하나의 인생역전과 같은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올 초 가상화폐 광풍에 이어 부동산에도 광풍이 부는 형국"이라며 "부동산시장 자체의 문제보다 한국에 안전한 투자처가 없다는 불안이 팽배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시장이 과열된 상황에서 무리해 내집 마련을 서두르지 말라는 조언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부동산공급을 늘려 서두르지 않아도 집을 살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해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339.17상승 15.72 09/21
  • 코스닥 : 827.84상승 6.71 09/21
  • 원달러 : 1115.30하락 5.1 09/21
  • 두바이유 : 78.80상승 0.1 09/21
  • 금 : 77.35하락 0.18 09/21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