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점에 임박한 쌍용차 사태… 길고 길었던 10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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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서 두번째)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경제사회노동위 대회의실에서 쌍용차 해고자 복직 잠정합의에 대한 노노사간 합의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뉴스1 오대일 기자

10년간 지속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복직 문제가 종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09년 법정관리로 시작된 쌍용차 해고노동자 사태가 드디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14일 오전 쌍용차노조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및 쌍용차 사측은 노·노·사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열고 쌍용차 사태와 관련 해고자 전원을 내년 상반기까지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노조는 복직을 놓고 회사와 치열하게 대립했다. 이번 사건은 2009년 1월9일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차 법정관리 신청에서 시작됐다. 같은해 2월6일 법원이 회생절차를 결정했고 4월8일 쌍용차 2646명의 구조조정과 기업회생안이 발표됐다.

쌍용차 노조는 즉각 쟁의 움직임을 보였고 84%의 찬성표를 얻어 총파업을 준비했다. 이런 상황에도 경영악화로 힘이 빠진 쌍용차는 노동부에 2405명의 정리해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로부터 약 한달 뒤 당시 김을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부지부장과 김봉민 정비지회 부지회장, 서맹섭 비정규직회 부지회장 등이 평택공장에서 사다리를 타고 공장 굴뚝에 올라섰다. ‘정리해고 철회’를 외치며 굴뚝농성에 돌입한 것. 쌍용차노조도 공장점거를 강행하며 총파업에 돌입해 생존을 놓고 투쟁했다.

그 사이 쌍용차 평택공장은 직장폐쇄됐고 사측이 980명을 정리해고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기 시작됐다. 결국 공권력이 투입된다. 경찰은 쌍용차 사태에 따른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했고 특공대까지 투입해 파업 진압에 나섰다.

불행 중 다행으로 노사간 협상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였다. 양측이 무급휴직 48%, 희망퇴직 52% 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사태가 진정된 것. 이런 가운데 상하이자동차 소유였던 쌍용차는 2010년 5월 매각공고를 통해 그해 8월 인도 마힌드라그룹을 새주인으로 맞았다.

마힌드라그룹을 등에 업은 쌍용차는 빠르게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2011년 3월14일 법원은 쌍용차 회생절차 종료를 선언했고 그해 11월 쌍용차는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매각됐다. 쌍용차의 회생 움직임 속에도 해고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됐다.

2011년 12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복직하지 못하고 사망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복직을 실현하기 위해 평택공장 인근에서 텐트농성을 벌였다.

시위 중인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사진=뉴스1 이재명 기자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던 해고노동자들은 법원에 운명을 맡겼지만 외면 당했다. 2010년 11월 쌍용차 해고노동자 156명이 해고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노동자의 편이 아니었다. 2012년 쌍용차 해고무효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나온 것.

그럼에도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서울 종로에 위치한 대한문 앞에 희생자 추모 분향소를 설치해 투쟁을 이어갔다. 해고노동자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송전탑에 오르기도 했다. 이 농성은 171일 동안 지속됐지만 아무런 결실도 없이 마무리됐다.

2013년 5월 농성에 참여한 관계자들의 건강악화 등이 이유였다. 끝날줄 모르던 쌍용차 해고노동자 복직 사태는 2013년 들어서 문제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했다. 당해 1월10일 쌍용차 노사가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에 합의하면서 갈등 해소 분위기로 전환됐기 때문.

반전도 있었다. 2014년 서울고등법원이 쌍용차 해고노동자 153명이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무효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그해 11월 대법원이 원심파기환송 판결을 내리면서 제자리로 돌아갔다.

법원 판결 이후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평택공장의 굴뚝에 다시 올랐다. 70m 높이의 공장 위에서 선 그들은 101일간 생존에 대해 처절하게 절규했다.

쌍용차가 해고노동자들의 절규에 반응한 것일까. 2015년 12월30일 노사 합의를 통해 2017년 상반기까지 해고자 전원 복직에 노력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2016년 7월 해고자 중 37%만 복직에 성공하면서 갈등이 해소되진 못했다.

노조는 100% 복직을 열망하며 계속 투쟁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올해 2월 최종식 사장이 해고자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면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한문 옆 쌍용차 사태 희생자 분향소 조문한 최종식 쌍용차 사장. /사진=이지완 기자

그 사이 쌍용차 해고노동자 복직 문제는 노사 갈등을 넘어 정치적 문제로까지 확산됐다.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해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에게 쌍용차 사태의 해결을 요청했다. 여기에 마힌드라 회장이 “현지 경영진들이 잘 처리할 것”이라고 화답하며 긍정적 기류가 흘렀다.

이 같은 노력이 통한 것일까. 결국 최종식 사장이 지난 14일 대한문 희생자 분향소를 조문하면서 최종 합의를 위한 손을 내밀었다. 회사 대표가 희생자 분향소를 조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사태는 10년여 만에 마무리됐다. 쌍용차 노·노·사(기업노조, 금속노조, 회사)는 14일 오전 10시 최종 합의를 통해 복직 대상 해고자를 2018년 말까지 60% 채용하고 나머지 해고자는 2019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최종식 사장은 “늦은 감이 있지만 노·노·사·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로 10년 간의 해고자 복직문제를 종결하게 된 것은 뜻깊은 일”이라며 “아직 남은 문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을 수 있게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사회적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지완 lee88@mt.co.kr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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