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글로벌 금융시장, 고개 드는 '고점론'

 
기사공유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을 시작으로 터키발 금융위기, 이머징시장의 증시악재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 같은 불안요소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할 시점이다. 


◆미·중 무역전쟁 후폭풍 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에 '관세 폭탄'을 쏟아붓고 있다. 미국은 지난 7월 중국 수입품 340억달러어치에 고율의 관세를 매겼고 2000억달러 상당의 관세품목을 발표했다. 이 관세정책이 시행될 경우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의 절반 이상에 고율관세가 적용돼 중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수출에 적신호가 켜진다. 

이에 맞서 중국은 대미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매겼다. 미국의 대중 수입액은 5000억달러 이상인데 비해 중국의 대미 수입액은 1000억달러로 25% 수준에 불과해 실효성이 적어 보인다. 따라서 중국이 추가 관세정책을 어떻게 내놓을지에 따라 미·중 무역전쟁의 후폭풍을 가늠할 수 있다.
 
무역전쟁을 일으킨 미국은 연초에 시행된 법인세율 인하 효과로 기업 실적이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올 들어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연 4.1%를 기록하는 등 견조한 경기개선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분기별 GDP성장률이 둔화되는 등 경기회복 탄력은 힘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미국이 무역전쟁에서 승기를 잡고 있지만 불안이 장기화될수록 성장률 둔화와 함께 증시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중국증시는 점진적 반등세가 기대된다. 현재 트럼프 정부가 강달러 기조에서 약달러 전환을 노려 위안화가 강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게다가 중국은 내수부양책에 힘입어 11월 미중 양국 간 정상회담이 이뤄진 뒤 리스크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되기 전에는 추가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중국과 홍콩 증시의 대내외 리스크는 상해지수 3000포인트, H지수 1만1000포인트가 붕괴되면서 주가에 상당부분 이미 반영됐으며 벨류에이션 회복영역은 여전히 존재한다.

◆터키발 금융불안, 신흥국 위기로
 
터키는 미국인 목사의 구속문제를 둘러싼 문제가 커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 미국은 지난 8월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2배로 인상하는 무역조치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터키산 철강에 50%, 알루미늄에 20%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의 관세 폭탄에 터키 리라화는 한때 23% 급등하는 등 외환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기준 터키의 대미 철강수출은 198만톤으로 미국이 철강을 수입하는 나라들 가운데 러시아에 이어 6위(5.7%)를 차지한다. 하지만 지난 5월까지 누적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50% 급감한 50만톤 수준으로 25% 관세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앞으로 대미 관세가 50%까지 상향될 것을 감안하면 터키의 철강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터키 철강업체들은 결국 북아프리카, 중동, 유럽 혹은 아시아 등 신규시장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하지만  EU(유럽연합)는 임시 세이프티가드 발동으로 수출쿼터 제한을 걸어 수출확대가 어렵고 수출도 쪼그라들 전망이다. 

터키는 만성적인 경상적자로 해외자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단기외채가 급증하는 반면 외환보유고는 감소하고 있다. 해외자본의 차입은 70% 이상을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계 은행에 의존해 유로존 은행의 주가도 지난달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로존 은행의 터키 익스포저 확대는 글로벌 안전자산의 선호로 이어졌다.

터키는 미국과 신뢰가 무너진 상황이다. 신뢰할 만한 정책변화가 나오기 어려워 상황은 계속 악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리라화는 터키정부가 신뢰할 만한 정책변화를 보여줄 때까지 지속적인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유럽은행에 익스포저를 키워 당분간 신흥국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약화시키며 신흥국 자산의 가격을 하락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흥국 자산은 지난 4월 달러의 유동성 축소 등으로 신중한 스탠스로 전환된 상태인데다 신흥국의 외환유동성 대응능력이 양호해져 대형 신흥국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

다만 신흥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 높은 단기부채, 넉넉지 못한 외환보유고 등 외환 유동성이 취약한 가운데 미국과 갈등을 빚는 터키·카자흐스탄·이란이 집중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바이오주 투자 신중론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우리나라 증시에 끼칠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은 박스권을 탈출하며 호조를 보였지만 올해는 전세계 금융시장의 악재로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메모리반도체산업의 슈퍼 사이클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수출을 이끄는 회사의 투자가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D램 등 주요 반도체의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 제조사들의 설비투자 감소 등 시장 곳곳에서 부정적 신호가 감지된다. 국내 증권가 일각에서도 최근 들어 반도체 종목의 ‘고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셀트리온의 미국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시장 진출에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바이오시밀러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셀트리온에 대해 매도 투자의견을 내놨다. 세계 바이오시밀러시장은 지난해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에서 2025년 140억달러로 성장하겠지만 중국·인도 제약사가 부상하면서 유럽시장의 바이오시밀러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0호(2018년 10월3~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 0%
  • 0%


  • 코스피 : 2069.38하락 26.1718:01 12/14
  • 코스닥 : 666.34하락 15.4418:01 12/14
  • 원달러 : 1130.80상승 7.418:01 12/14
  • 두바이유 : 61.45상승 1.318:01 12/14
  • 금 : 58.81하락 0.4218:01 12/14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