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 '벤처'에 눈독 들이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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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위 제약·바이오사들이 유망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신약개발 리스크를 분산시키면서 다양한 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일부 제약사는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유관분야 벤처에 투자하거나 아예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신약개발 리스크 줄이고 상생 도모

최근 국내 제약업계에서 바이오벤처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제약사는 유한양행이다. 이정희 사장이 2015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부터 다양한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 확보와 신사업 기회 창출을 위한 외부 전략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는 직접적 R&D 투자금액으로 환산되지는 않지만 리스크를 줄이면서 새 먹거리를 찾으려는 사측의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유한양행은 최근 3년간 바이오니아·제넥신·파멥신 등 바이오벤처에 활발한 지분 투자를 통해 원천기술 확보와 R&D 파이프라인 확대를 도모하고 있으며 2016년 9월에는 미국의 항체 신약 전문기업인 소렌토와 조인트벤처 이뮨온시아를 설립해 면역항암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기간 외부 지분 투자액은 1000억원을 넘어섰으며 당초 9개였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은 두배 이상 늘었다.

올해에도 신테카바이오와 유전체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개발 협력 업무협약(MOU) 체결, 앱클론과의 면역항암이중항체신약 공동개발 계약 체결, 브릿지바이오와 면역항암제 공동연구개발 협약 체결 등 지속적인 오픈이노베이션 확대를 시행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굳티셀·에이비엘바이오 등과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도입과 공동연구를 추진키로 하는 등 보폭을 지속적으로 넓히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이정희 사장이 경영권을 맡은 이후 우수한 기술력과 R&D 역량을 지난 바이오·제약기업에 폭넓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파이프라인 확대는 물론 지속적인 R&D 성과 창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신약개발 리스크를 분담하고 바이오벤처가 신약후보물질 발견 이후 개발단계로 접어들면서 투자비 조달, 글로벌 임상, 판매허가 신청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유망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를 통해 파트너 바이오벤처가 효율적인 비용구조를 활용한 R&D투자비용 절감, 검증된 임상운영과 공급망 관리 능력을 이용한 시장진출 가속화, CMO와의 협력 증진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삼성바이오에피스 측의 설명이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지난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바이오플러스’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국내 바이오벤처 중 유망한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신약개발에 나서겠다”고 공격적인 바이오벤처 투자를 예고하기도 했다.

일동제약은 지난 5월 올릭스와 RNA간섭 기반 황반변성 치료제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하고 신개념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RNA간섭은 세포 내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mRNA(messenger RNA)를 선택적으로 절단함으로써 특정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를 활용하면 신체현상을 조절하거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2021년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연구개발(R&D)에 돌입했으며 투자 및 기술 제휴, 상용화 추진 및 수익 실현 등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계기로 일동제약은 자체 개발 중인 망막질환 치료용 루센티스 바이오베터 ‘IDB0062’ 등과 함께 안과질환 영역에 대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일동제약의 바이오벤처 투자는 가시적 성과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을 위해 초창기부터 투자한 셀리버리가 지난 13일 한국거래소 성장성 특례상장 신청 1호 기업으로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상장을 앞두고 있는 것. 예정대로 상장이 이뤄지면 투자금 회수도 가능하지만 일동제약은 공동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셀리버리와 장기적으로 협력 관계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로도 활용

대웅은 지난 19일 구강건강관련 제품 및 솔루션의 개발·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에스티에이치이솔루션의 지분 3만1909주(6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에스티에이치이솔루션은 2010년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교수 10명과 서울대학교 기술지주의 투자를 통해 설립된 구강건강관리 벤처다. 국민의 구강건강 향상과 치과의료산업의 선진화를 목표로 과학적이고 실질적인 구강건강 관리법을 개발·보급하는데 가치를 두고 있으며 주요 제품 치약·칫솔 등으로 지난해 매출액 약 2억원을 기록했다.

윤재춘 대웅 사장은 “헬스케어 전문기업과 구강건강 전문가의 협업을 통해 ‘구강건강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차별화된 R&D를 통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로 검증된 구강관리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국민의 생애 주기와 생활습관에 따라 맞춤형 구강관리 솔루션을 전문가를 통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사가 다양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고 동시다발적으로 상용화를 위한 개발을 진행하기에는 비용부담과 위험성이 크다”며 “유망 바이오벤처들에게 신약개발이라는 씨앗을 뿌려두고 싹이 트면 투자비를 회수하거나 공동으로 열매를 맺기 위해 함께 개발에 나서는 사업전략을 취하는 업체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허주열 sense83@mt.co.kr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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