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원’이라뇨? 서울 노원에서는 ‘NW’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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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가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로 떠올랐다.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치부되다 역외유출 차단을 위한 법정화폐의 대안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지역에서 돈을 돌게 해 소상공인과 지역주민, 지방자치단체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일거삼득’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시작된 지역화폐 열풍은 수도권 인근의 대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엔 블록체인기업이 지역화폐 플랫폼 시장에 진출하면서 종이로 발행되던 형태도 가상화폐로 진화하고 있다. <머니S>가 지역화폐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지자체를 찾아가 현황을 조명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했다. <편집자주>


[지역화폐 열풍] ③ 가상화폐, 어디까지 왔나


지역화폐 ‘NO-WON’가맹점인 일식집에 배치된 ‘NO-WON’안내문. /사진=홍승우 기자

서울 노원구가 지난 2월 가상화폐를 활용한 지역화폐를 발행한 이후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지역화폐 도입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졌다. 노원구를 비롯한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지역화폐를 도입하는 목적은 지역경제 활성화다.

노원구는 지난해 9월부터 5개월간의 준비를 거쳐 블록체인 기반의 지역화폐 ‘NO-WON’(이하 NW)을 선보였다. NW는 준비단계부터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회원 및 가맹점이 크게 늘어나면서 주목받았다. 의욕적으로 출범한 지역화폐 NW는 지난 7개월간 얼마나 자리잡았을까.

◆'경제 공동체' 실현 수단으로

노원구의 NW가 다른 지역화폐와 달리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총생산(GDP)에 산정되지 않는 사회적 가치에 경제적 가치를 더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역화폐를 단순한 돈의 개념을 넘어 지역공동체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NW는 자원봉사, 기부금품, 자원순환 등을 통해서만 적립할 수 있다. 자원봉사의 경우 1시간에 700NW가 주어지며 금품기부나 물품기증, 자원순환활동을 한 경우에도 그 가액의 10%가 NW로 적립된다. 1NW은 1원의 가치를 지니며 개인의 최대적립액은 5만NW, 가맹점의 경우 무제한으로 적립할 수 있다. NW의 사용기한은 3년이며 지역화폐 회원들은 서로 ‘선물하기’를 통해 NW를 주고받을 수 있다.

NW는 민간보다는 공공가맹점 이용률이 절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현재 NW 회원은 약 6200명(9월7일 기준)으로 시행 첫날보다 4398명 늘었고 가맹점도 같은 기간 169개 증가한 260개(공공 44개, 민간 216개)로 파악됐다.

유통량을 살펴보면 총 8484만6809NW가 발행됐으며 이 중 22.3%인 1897만5784NW가 사용됐다. 전체 가맹점의 16.92%에 불과한 공공가맹점에서 절반 이상인 1073만4349NW가 결제됐다. 공공가맹점은 평균 사용기준율도 20%대로 형성돼 민간가맹점(5%대)보다 활용도가 높고 홍보시스템도 잘 갖춰진 상태다.

노원구청에 위치한 공공가맹점 노원향기(카페)의 계산대에는 NW 안내문이 손님 눈높이에 위치해 있다.

평일 오후 이곳에서 NW를 이용한 40대 여성 A씨는 “평소 적립해놓은 NW를 구청에 들를 때마다 사용한다”며 “구청에서 하는 사업인 만큼 애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사용법을 잘 몰라 망설였는데 안내문을 본 후 이용하게 됐다”며 “시중보다 커피값이 저렴하고 NW까지 이용하니 더욱 절약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초기 민간가맹점 이용률은 낮아

하지만 NW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무엇보다도 민간가맹점 이용률이 낮다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민간가맹점에서 NW의 결제비중이 낮은 이유는 우선 홍보가 충분치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간가맹점들을 찾아가보니 일부에서는 NW 안내문조차 찾을 수 없었다. NW 가맹점으로 등록한 상계동 B성형외과에 찾아가보니 건물 외부나 내부에 NW 관련 표시나 안내문이 붙어있지 않았다.

상담데스크 직원에게 NW를 사용할 수 있냐고 문의하자 “사용할 수는 있다”면서도 “팸플릿 형식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어딨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결제를 할 때 NW에 대해 따로 고지를 하냐는 질문에도 “따로 고지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NW를 사용하는지조차 모르는 가맹점도 있었다. NW 가맹점으로 등록된 B한의원 원장은 “우리 한의원에서 NW를 사용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소비자 연령층이 높을수록 NW를 사용하는 빈도가 적다는 것도 문제다. 사업 초기에 NW를 도입한 G피부관리숍 정모 사장은 “40~50대 손님들 중에서 NW를 사용한 경우는 없었다”며 “저도 NW를 적립해서 다른 가맹점에서 쓰고 싶지만 NW를 사용하는 손님이 없어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NW가맹점인 D순대국밥집 김모 사장은 “손님층이 주로 30대 직장인부터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로 연령대가 높아 사용빈도수가 낮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역화폐 ‘NO-WON’ 결제방식 /자료=글로스퍼

◆번거로운 결제, 편의성 높여야

NW가 실생활에서 많이 활용되지 못하는 것은 편의성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NW는 ‘노원지역화폐’ 앱을 통해 가맹점에서 정한 기준율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사용기준율 10%인 가맹점에서 1000원짜리 물건을 산 경우 100NW 사용 후 나머지 900원을 결제하는 식이다. 하지만 앱으로 NW를 결제하고 다른 수단으로 차액을 지불하는 방식이 번거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민간가맹점 최모 사장은 “손님이 식사를 마치고 NW를 사용할 수 있냐고 물었는데 점심시간이어서 많은 손님이 계산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NW를 이용하려던 손님은 미안한 기색으로 NW를 사용하지 않겠다며 그냥 계산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노원구도 이 같은 문제점을 파악하고 연내 시스템 개선을 통해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노원구청 마을공동체과 관계자는 “연말까지 결제시스템 등을 개선해 민간가맹점에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가맹점을 찾는 것도 번거롭다. 노원지역화폐 앱에 '가맹점 찾기' 메뉴가 있긴 하지만 단순히 가맹점 명칭과 주소만 게재돼 지도앱에서 따로 검색해야 한다. 최근 출시된 앱 대부분이 스마트폰의 위치기반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편의성이 떨어진다.

NW시스템과 앱을 개발한 글로스퍼 측은 “앱에 지도표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며 “회사가 가지고 있는 위치기반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아직 NW를 시행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성패 여부를 평가하기는 조심스럽다”며 “발행규모 대비 사용량을 봤을 때 지역에서 NW가 정착했다고 보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가맹점 NW 활성화를 위해 가맹점이 NW로 결제받을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합리적인 인센티브 지급방식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1호(2018년 10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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