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게 푸르게… 화학업계, ‘녹색’ 바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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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중랑물재생센터에 건립 중인 ‘희망 그린 발전소’ 전경. / 사진=LG화학
국내 화학업계에 ‘녹색’ 바람이 분다. 전세계적으로 친환경이 강조되면서 국내화학기업들도 유해한 화학물질 사용을 줄이고 오염물질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에 선제대응 하는 한편 친환경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하겠다는 목표다.

◆환경규제 선제대응 분주

환경문제는 1990년대부터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을 주축으로 꾸준히 논의됐다. 기후변화가 많은 생명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데 책임의식을 갖고 각국이 연대해 온실가스 감축을 비롯한 다양한 환경규제를 추진했다. 1997년 교토에서 교토의정서를 채택한 데 이어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기 위해 2015년 파리협정을 맺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협정탈퇴를 선언해 잠시 힘을 잃는 듯 했으나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는 파리협정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역시 국제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를 37% 감축하고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줄이는 등의 로드맵을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처럼 환경규제 강화가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기준이 되면서 대표적 굴뚝산업인 화학업계도 선제대응에 분주하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사업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지난 6월 친환경 신소재 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생분해성 플라스틱 및 플라스틱 재사용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한 자동차 내·외장재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고성능 플라스틱을 개발했으며 협력사와 공동으로 식품 포장 등에 사용되는 고유동성 투명 폴리프로필렌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SK종합화학이 지난달 19일 SK서린빌딩에서 개최한 친환경 플라스틱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사회적 가치 창출 상생 협약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SK종합화학
최근에는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기관, 연구기관, 유관기관 및 10여개 플라스틱 관련 업체 등과 함께 ‘친환경 플라스틱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사회적 가치 창출 상생 협약’을 맺었다. 중국도 친환경 경영에 속도를 낸다. SK종합화학은 중국 최대 기업이자 국영석유화학기업인 시노펙과 합작 설립한 중한석화를 녹색기업으로 만들기로 했다.

▲안전·환경 사고 제로화, 폐수·폐가스 배출기준 100% 및 위험폐기물 안전처리율 100% 도달 등 ‘안전·환경 보호’ ▲생산량 대비 에너지 소모량을 2020년까지 1.7톤TCE(석탄 1톤당 열량) 이하로 낮추는 ‘에너지 절감’ ▲2020년까지 공업용수 재사용률 98.8% 이상 달성하는 ‘절수’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 배출량 감축’ 등 4개 분야를 중점 추진한다.

◆친환경 소재부터 제품개발까지

SK그룹의 또 다른 화학계열사인 SK케미칼은 일반 플라스틱에서 검출되는 비스페놀A나 발암물질 등의 검출 우려가 없는 친환경 소재인 ‘PETG’를 통해 사업을 확대 중이다. 지난 6월 식품용기 전문업체인 코리아락과 PETG 소재 브랜드인 스카이그린이 적용된 밀폐용기 상업화하는 데 성공했고 고급 화장품 용기, 가전제품 등으로 영역을 확대 중이다. 또한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에코트랜을 선보이며 친환경 소재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LG화학은 2300억원을 투자해 나주공장에 ‘고부가 첨단소재 연구개발 센터’ 건립과 함께 친환경 가소제공장을 16만톤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플라스틱을 용도에 맞게 모양을 바꾸는 화학 첨가제인 프탈레이트 성분이 국제적으로 유해물질로 지정되자 선제대응에 나선 것이다. 프탈레이트는 벽지, 바닥재 등의 원료인 폴리염화비닐(PVC)을 가공할 때 첨가하는 물질이지만 내분비계를 교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 에너지사업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에도 나서기로 했다. LG화학은 서울시와 손잡고 중랑물재생센터에 622kW 규모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 ‘희망 그린 발전소’를 건립한다. 4인가족 기준 200가구가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전력을 생산하며 연간 370여톤의 탄소배출량을 저감해 20년산 소나무 13만그루 이상을 심은 효과가 예상된다.

효성티앤씨가 국내 스타트업 ‘플리츠마마’와 협업해 페트병으로 만든 친환경 가방 '니트플리츠백' / 사진=효성
한화케미칼은 올 2월 프탈레이트 성분이 없는 가소제 ‘에코데치’를 한화L&C, 제일벽지, 서울벽지에서 생산하는 벽지 전 제품에 적용했다. 한화케미칼의 에코데치는 식품 포장용 랩, 음료수 병뚜껑 소재, 어린이용 장난감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 식약청(FDA)과 위생안전기구(NSF), 유럽연합(EU) 화학물질 규제 기준(REACH) 시험을 통과했다. 한화케미칼은 벽지뿐 아니라 식품 포장용 랩, 유아용 매트, 바닥재, 자동차 내장재 등의 제품에서도 프탈레이트 계열 가소제를 대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7월 국내 스타트업 ‘플리츠마마’와 손을 잡고 페트병으로 만든 친환경 가방을 선보였다. 이 제품에는 효성이 2008년 페트병을 활용해 개발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사 ‘리젠’이 사용된다. 500ml 생수병 16개에서 추출한 실이 니트플리츠백 1개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100%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실로 플라스틱 매립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친환경 사업 추진은 세계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필수적인 요소”라며 “새로운 흐름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기술개발에서부터 경영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키워드를 접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1호(2018년 10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한듬 mumford@mt.co.kr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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