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연의 그래픽저널] TDF, 믿고 맡겨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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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하는 '생애주기 자산관리'
금융회사 맹신은 '금물'… ETF·ETN 등으로 자산설계 가능

최근 국내 자산관리시장에 TDF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금융상품이 이슈다. 자산관리라는 용어도 쉽지는 않은데 금융상품 이름 대부분이 영문이어서 금융소비자의 의욕을 꺾어버리기 일쑤다. 그러나 차근차근 보면 이해 못할 정도는 아니다.

TDF는 ‘Target Date Fund’의 이니셜로 ‘생애주기펀드’로 번역한다. 가입자의 생애주기에 따라 ▲주식·채권과 같은 고 기대수익 ▲고위험 투자자산과 저 기대수익 ▲저위험 투자자산의 비율을 조정해 투자하는 펀드다. 젊은 시기에는 주식 비중을, 은퇴시기에 가까울수록 채권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전문적으로 글라이드패스(Glide Path) 투자전략이라고 한다.

‘100- 연령’을 기준으로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젊어서는 위험이 높은 투자를 해도 소득이 계속 발생하므로 잔여 투자기간에 위험 만회가 가능하다. 그러나 고령이 되면 잔여 수명이 짧아지고 의료비 등 필수적인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비교적 상식적인 투자이론에 기초한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TDF에 믿고 맡겨두면 투자전문가인 자산운용사가 알아서 생애단계별로 자산배분을 해주니 자산관리라는 골치 아픈 일에서 해방될 수 있고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다. 기존 연금저축보다 만기가 긴 초장기 상품에 적절하다. TDF의 상품설명과 운용계획을 분석해보면 나름 치밀하고 의욕에 차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판매사나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만큼 장기적인 고객 확보가 보장되니 효자상품임에 틀림없다.

이런 이유로 지난 8월 금융위원회는 TDF를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의 운용대상으로 100% 투자 가능하도록 퇴직연금 감독규정을 변경했다. 금융위는 성과가 저조해 비난을 받는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TDF가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

◆TDF가 만능일 수 없는 이유

그러나 TDF가 금융위원회 의도대로 금융회사뿐 아니라 금융소비자에게도 효자상품이 될 지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필자는 30년 가까이 금융현장에 있었다. 투자신탁회사에서 고객 자산관리를 배웠고 증권회사에서 지점장 생활도 했다. 경험에 의하면 금융당국이 바라는 것처럼 TDF와 같은 초장기 금융상품이 투자자에게 유익하기가 쉽지 않다.

몇가지 이유가 있다. 금융회사는 대부분 판매 당시의 초심과 사후관리를 유지하기 힘들다. 매년 경영실적을 메우기 위해 장기 상품보다 수수료가 높은 단기 금융상품 판매에 치중하거나 영업직원이 매매 회전율을 높이도록 종용하기도 한다.

판매회사의 고객관리 직원은 2~3년이면 교체되는 것이 보통이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기준 펀드매니저의 평균 경력은 5년4개월이다. 초장기 펀드를 운용하려면 펀드매니저를 여러차례 교체할 것이고 펀드 운용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TDF 대부분은 글로벌펀드 재간접투자와 환헤지를 하며 모든 운용은 해당 운용회사의 통찰력을 믿고 맡기도록 설계돼 있다. 2007년 의욕에 차서 보름 만에 3조원을 판매하고 50% 손실을 안겼던 인사이트펀드가 생각나 섬뜩하다. TDF는 새로운 형태의 생애주기형 인사이트펀드라고 볼 수 있다. TDF는 초기에 공격적 투자를 하도록 설계돼 있고 운용 실패의 위험도 크다. 금융위기 직전 글로벌 팽창기에 무제한 해외투자를 자산운용회사에 맡겼다가 실패한 트라우마가 되살아난다. 필자 경험에 초장기 자산관리는 운용 초기에 실패 위험을 오히려 줄여야 한다. 초기의 1% 수익률 차이가 20~30년 후에는 되돌릴 수 없는 투자성과의 격차를 만들기 때문이다.

한국 인구의 기대수명은 1970년 62.3세에서 2016년 82.4세로 45여년 동안 약 20년이 늘어났다. 기대수명이 늘어난 만큼 장기적인 자산의 축적과 소비를 위한 초장기 자산관리는 필수적인 금융서비스가 될 것이다. 즉 생애주기 자산관리(TDAM)가 필요한데 그 역할을 펀드가 대신한 것이 TDF다.

◆Love Myself! ‘자산관리 주권’ 찾아야

그러나 초장기 자산관리를 믿고 맡기기에는 대한민국의 금융시스템이 한계가 있어 필자는 ‘자기주도형 생애주기 자산관리’를 추천한다. 즉 ETF(상장지수펀드), ETN(상장지수증권) 등의 장내거래 금융투자상품(ETP)을 활용해 스스로 생애주기에 맞게 투자를 하고 평생 관리를 하는 것이다. 이런 장점으로 ETF 투자는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며 올 2분기 말 기준 4조9000억달러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국내는 지난 8월 말 현재 시가총액이 45조원에 달한다.

ETF, ETN은 조금만 학습하고 관찰하면 자산관리와 저축수단으로 활용이 편리하므로 TDAM을 고려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마저도 어려우면 신뢰할 만한 자산관리 직원을 찾아 협의하며 생애주기 자산관리를 시도해볼 일이다. 다만 단기 업적주의 영업관행이 만연한 금융투자업계에서 자산관리를 해줄 만한 전문가를 찾기는 쉽지는 않다.

지난달 24일 유엔아동기금(UNICEF)의 뉴욕 행사에 참석한 방탄소년단의 연설이 전세계적으로 큰 울림을 전했다. ‘Love Myself! Speak Yourself!’ BTS 리더의 UN 연설을 들으면서 필자는 금융소비자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캠페인이라고 공감했다. 금융소비자 스스로를 사랑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자산관리의 자주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생애주기 자산관리를 스스로 하는 것이 금융소비자 주권 확보의 첫번째 할 일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2호(2018년 10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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