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제 재도약 '신북방 기차' 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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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진역에서 끊긴 동해선 철도 /사진=뉴스1 고재교 기자

[남북경협 기대감 '솔솔'-하] 철강-물류업계 웃을까


목포에서 파리, 부산에서 러시아까지…. 꿈에 그리던 기차여행이 가능해질까. 지난달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갖기로 합의하면서 산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다만 아직까지 유엔의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은 상황이라 북미간 합의가 선결과제로 남았다. 하지만 공공인프라 구축은 예외로 인정할 가능성이 높아 남북철도와 도로 연결은 실현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앞서 남북은 ‘4·27 판문점선언’ 이후 철도 연결을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6월 철도협력분과회담에서 공동점검·조사 등에 합의했고 남측이 북한의 찬성표를 얻어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지난 7월에는 감호역, 삼일포역, 금강산청년역 등 동해선 철도 연결구간과 북측 사천강 교량, 판문역, 손하역, 개성역 등 경의선 연결구간의 공동점검을 실시했다.

국토교통부는 강릉-제진구간(104.6㎞) 2조3490억원, 문산-개성 남측구간도로(11.8㎞)에 5179억원 등 2조8669원의 사업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호전된 남북관계에 기대감

업계에서는 철도와 도로 연결사업이 본격화되면 철로용 철강을 공급하는 현대제철은 물론 현지사업을 벌일 수 있는 포스코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본다. 나아가 CJ대한통운 등 물류업계도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들 수 있다.

먼저 철도사업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철강업계는 상황을 지켜보며 사업 본격화를 준비 중이다. 특히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수행단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동행하며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포스코 회장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건 2007년 이구택 전 회장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달 18일 최 회장은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와의 면담자리에서 10년 전 북한에서 무연탄을 수입했던 점을 강조하며 분위기를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 회장은 북한에 매장된 흑연, 철광석 등 각종 천연자원이 포스코의 사업부문·기술력과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판단, 대북사업 관련 태스크포스(TF)도 만들었다.

현대제철은 국내에서 철도레일을 만드는 유일한 업체다. 그동안 비주력사업으로 꼽혔지만 남북협력이 가시화됨에 따라 신규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철도레일사업을 시작한 이후 10년 만이다. 물론 회사는 라인증설 등 구체적인 사업은 전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남북경협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철도레일 완제품을 만드는 현대제철이 남북 철도연결사업에 대응하기 위해 실무진 차원의 준비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본다. 포항공장의 연간 철도레일 생산규모는 5만톤으로 매출액은 1조5000억원 수준이지만 남북철도사업에 따른 철도레일 발주 예상금액은 2조30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파주 임진각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뉴스1 황기선 기자

◆철도물류, 신기루 넘어야

남북간 철도가 연결되고 북측 선로개선사업이 예고됨에 따라 운송업계의 기대감도 커진다. 이를 통해 중국·러시아는 물론 유럽까지 철도로 연결하는 큰 구상을 할 수 있게 됐다. 철도가 문재인 대통령이 천명한 ‘신북방정책’의 핵심이며 출발점인 셈이다.

CJ대한통운은 그동안 남북 경제협력에 대비해왔다. 유럽-중국 노선에서 철도와 트럭을 이용한 국제복합운송서비스인 ‘유라시아 브리지서비스’(EABS)를 선보였고 중국 선양에 축구장 14개 규모의 대형 물류센터를 설립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이어지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약 1만㎞를 급행 화물열차로 연결했으며 한진도 우즈베키스탄 국영 물류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 중앙아시아와 유럽에서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하지만 운송업계에서는 경제성 논란도 나온다. 지나친 환상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육로의 장점이 크지만 북한의 선로개선작업을 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드는 데다 철도물류가 해상물류의 효율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해운업계 일부에서는 선박을 이용하면 한번에 1만~2만TEU를 실을 수 있고 앞으로 2만8000TEU급 초대형 선박이 늘어나는 데다 북극항로가 활성화되면 운송단가는 더욱 저렴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철도운송으로는 일반적으로 한번에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가 60TEU 수준이기 때문에 해상운송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얘기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철도물류 수송분담률은 6%대다. 철도물류는 운송거리가 길고 대량수송 시 운송단가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북한에 가로막힌 탓에 해외물류를 항공편과 선박에만 의존해 왔다. 사실상 섬과 마찬가지였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남북 철도를 연결하는 데 그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현재 국내 철도물류시설은 40칸에 맞춰진 데다 설비 노후화도 문제여서 개선작업이 수반돼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선박과 기차의 적재량을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고 바다의 기상악화 등 위험요소와 열차가 오가는 횟수까지 고려하면 철도물류의 강점이 상당하다”면서 “지난해 초 80칸 편성의 한국판 마일트레인의 테스트가 진행됐고 컨테이너를 2층으로 쌓는 방법도 시도된 만큼 잠재력이 클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철도연결은 물류 측면 외에 지정학적 불안이 해소됨으로써 얻는 편익이 더 중요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중국 상하이, 북한의 남포, 남한의 인천과 목포를 연결해 산업·물류·교통의 주축이 되는 ‘환서해 경제구역’을 조성하고 일본 니카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한의 나진·선봉, 남한의 부산을 연결하는 관광·자원·에너지 위주의 ‘환동해 경제구역’을 만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1호(2018년 10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찬규 star@mt.co.kr

산업2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자동차와 항공, 해운, 조선, 물류, 철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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