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의 '딜레마'… 삼성전자 지분해소 방안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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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삼성그룹이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마무리하면서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처분해야 할 지분 규모가 최소 5조원에서 최대 17조원으로 추산되는데 계열사가 확보하기엔 규모가 만만찮고 시장에 내놓을 경우 삼성전자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어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유력 방안 중 하나로 꼽히는 삼성물산의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입의 경우 지주사 체제로 강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단시간 내 해결은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물산, 전자 지분 매입 가능성 부각

삼성전기(2.6%)와 삼성화재(1.4%)는 지난달 말 삼성물산 지분 4%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이를 통해 삼성그룹의 남은 마지막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됐다. 남은 과제는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간의 금산분리 해결이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 5월 삼성전자 지분 1조원을 매각한바 있으며 시차를 두고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분을 누가 매입할 지가 최대 관건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최대주주는 삼성생명으로 지분율은 7.92%며 삼성물산은 4.65%로 2대주주다. 삼성생명이 최대주주에서 내려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

유력한 방안은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다. 다만 어느 정도 규모를 언제 매입할 지는 미지수다.

우선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보유 지분을 1.7% 사들여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경우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6.35%로 삼성생명(6.22%)를 역전하게 된다. 지분 1.7%는 1일 종가 기준으로 5조원이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산분리 문제의 핵심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삼성물산이 보유한 현금 등을 활용해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 1.7% 이상을 매입한 후 삼성전자의 최대주주로 등극할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다만 빠른 시일 내에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보유 지분을 매입하기엔 현실적 어려움이 크다. 예산 확보가 어려운 데다 지분매입으로 지주비율이 50%를 넘게 되면 지주사 체제로 강제 전환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지주사로 전환되면 삼성전자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높여야 하고 금융계열사 지분은 전량 매각해야 해 천문학적 비용이 발생한다.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삼성물산의 지주사 전환은 피해야 할 요소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중 1.6% 이상을 삼성물산으로 매각하면 삼성전자에 대한 최다출자자가 삼성물산으로 바뀌게 된다”며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자회사 지분가액 산정에 포함되는 데 이 경우 삼성물산은 지주비율이 50% 이상을 기록하게 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회사 체제로 강제 전환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물산은 기존 사업 확장 및 신사업 진출 등을 통해 자산 규모를 현재보다 증가시킨 다음 지주비율이 50%를 넘지 않는 내에서 삼성생명이 추가적으로 매각해야만 하는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해 지배력 유지나 증대를 도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 ‘변수’

보험업법이 개정될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보유 지분을 17조원 이상 처분해야 해 셈법이 더 복잡해진다. 개정안 통과시 유예기간은 7년으로 기간 내에 모두 처리해야 한다.

현재 보험사의 대주주 등이 발행한 주식 보유 제한 기준을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변경하는 내용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안건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이 ‘총자산의 3%’ 이내여야 한다.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는 24조원으로 총 자산(6월 말 기준)의 8.4% 수준이다. 3% 이내가 되려면 최소 15조원을 처분해야 한다. 1.7%의 지분을 선처리 한다고 해도 10조원의 지분을 추가 매각해야 한다.

삼성화재의 경우 삼성전자 보유지분 가치는 4조1000억원으로 총 자산의 5.3%이며 3% 이내로 맞추려면 1조8000억원의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그나마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떨어지면서 처분 규모가 작아진 것으로 주가가 반등하게 되면 양사 모두 처분 규모가 더 커지게 된다.

이 물량을 삼성물산 단독으로 지분을 확보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시장에 내놓을 경우 외국 투기자본이 대거 사들이게 되면 삼성전자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 삼성전자의 총수일가 지분은 5.37%(이건희 회장 3.88%, 이재용 부회장 0.65%, 홍라희 전 리움 관장 0.84%)고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를 합해도 19.78%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52.7%로 절반을 넘는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계열사가 사들여야 하는데 시차를 두더라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러 계열사가 나눠 지분을 사들일 경우 순환출자 해소와 상반된다. 삼성생명은 중심으로하는 금융지주사 설립은 정부의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삼성그룹 내 관계자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지주사 전환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본다”며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여러 각도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정대로 애널리스트는 “공정거래법상 의결권을 제한 받고 있는 지분(최대 5.5%)에 대해 우선적으로 시장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며 “삼성 금융계열사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그룹 내 삼성전자에 대한 의결권은 현재와 동일한 15% 수준으로 유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장우진 jwj17@mt.co.kr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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