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항공사, ‘파란눈의 조종사’가 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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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승무원 정밀접근계기비행 훈련 모습. /사진=진에어
후퇴 없는 성장세를 이어온 항공업계는 별다른 고민이 없을 것 같지만 장기간 풀리지 않는 문제가 하나 존재한다. 바로 조종사 수급 부족 현상이다. 물론 이는 국내 항공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조종사 모시기에 혈안이다. 시장 성장세에 발맞춰 꾸준히 도입되는 신규 기재와 달리 조종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최대 항공시장인 미국도 피해가지 못하는 숙제다. 최근 미국 현지 언론들은 ‘역대 최악의 파일럿 부족사태’라고 우려할 정도다.

◆조종사 문제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전세계적인 항공기 조종사 부족 문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중국’이 자주 거론된다. 중국 항공시장은 최근 급격한 외형 불리기가 한창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항공시장을 전망하는 연차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출입국 항공수송객이 2036년까지 78억명으로 성장해 2017년과 비교해 약 2배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이 같은 성장세에 맞춰 정부 차원에서 민간 항공투자 규제 완화 등을 아끼지 않고 있다. IATA는 중국의 가속화되는 항공산업 육성정책에 따라 2022년까지 미국을 뛰어넘는 글로벌 최대 항공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항공산업 육성에 치중하는 중국은 항공기 운항의 핵심인 조종사 수급에도 막대한 자금력을 투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 각국의 베테랑 조종사를 끌어 모으는 중이다.

국내 항공업계는 매년 중국으로 빠져나가는 국내 조종사 인력이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5년과 2016년 국내 조종사의 해외 이직은 각각 92명, 100명으로 나타났는데 이 중 대다수가 중국으로의 이직이라는 것. 업계 관계자는 “중국 항공사들이 제시하는 연봉은 2억~3억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 항공사의 경우 국내 연봉의 배 수준이고 부기장에서 기장으로 넘어가는 기간도 짧아 이탈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으로의 조종사 유출이 심화되지만 이를 차단할 수도,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중국으로 유출되는 조종사 인력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중국으로 빠져나가는 인력이 수시로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종사 수요는 부족하지만 중국항공사(동방, 남방, 에어차이나)로 빠져나가는 인력이 꾸준하다는 것.

허 교수는 조종사 부족 문제는 항공업계의 오래된 문제로 당장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우려했다. 그는 “비행기 도입이 늘어나면서 가장 부족한 것은 기장, 숙련된 조종사급”이라며 “현재 외국인 조종사를 채용하고 있지만 당장 항공기 도입이 늘고 중국이 조종사를 워낙 많이 빨아들이고 있어 단기적 해소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각국에서 받아들이는 조종사는 대부분 기장급”이라며 “현재로서는 이렇게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채용이 부담스러운 LCC

외국인 채용이 하나의 해법으로 제시되지만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저비용항공사(LCC)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FSC와 LCC의 외국인 조종사 인력 규모는 격차가 상당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3월31일 기준 대한항공의 외국인 조종사는 기장 355명, 부기장 36명으로 전체 조종사(내외국인 기장 및 부기장 포함)의 14.2%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외국인 조종사 기장 137명, 부기장 29명으로 전체 11%였다. 반면 LCC는 외국인 조종사 기장 19명, 부기장 12명으로 전체 1.7%에 불과했다. 국내 활동 중인 외국인 조종사 대부분이 FSC 소속인 것.

허 교수는 “현 상황에서 조종사 수급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은 외국인 조종사지만 국토부 건별 심사 등을 거쳐 채용이 진행된다”며 “자국민 일자리와도 연관이 있어 LCC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분간 조종사 수급 불균형 문제가 계속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소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통상적으로 조종사 1명을 육성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15년인데 그동안 관련 양성사업이 꾸준히 진행됐기 때문. 국토부는 항공산업 성장세에 따라 2022년까지 3000명의 신규 조종사를 양성할 계획이다.

허 교수는 “조종사 양성사업이 10년을 넘겼고 FSC도 조종사 육성에 나섰으며 해외에서도 교육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비행시간 1000시간이 넘는 숙련된 인력들도 부기장에서 기장급으로 전환되는 부분이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1호(2018년 10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지완 lee88@mt.co.kr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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