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움츠러드는 주택시장… "지금 집 살 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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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정부의 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직전까지 사상최고 집값상승률을 보이던 서울 부동산시장은 집주인들이 부르는 호가가 터무니없이 높거나 아파트값을 담합하는 이상현상도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에는 매수인이 집값 하락을 우려해 계약을 취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을 기대해 위약금을 물고 계약을 해지하던 집주인들과 거꾸로 이제는 집을 사기로 계약했던 사람이 마음을 바꾸는 것이다.

/사진=뉴시스

◆전세시장 안정도 매수심리 위축에 영향

#1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재건축아파트단지에서 매수인이 매매계약을 해지하는 일이 발생했다. 정부 대출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확 줄어든 데다 내년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이 시행되면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구매의사를 접은 것이다. 지난달만 해도 계약을 취소하는 사람은 주로 집주인이었는데 불과 한달 새 분위기가 바뀌었다.

#2 서울 용산에 전세로 사는 주부 김모씨는 자녀들의 진학문제로 내년에는 집을 사 안정된 주거생활을 꿈꿨지만 최근 계획을 변경했다. 집값은 역대 최고수준인데 대출한도는 줄어들고 무엇보다 전셋값이 2년 동안 오르지 않고 제자리인 것은 결정적인 이유였다. 요즘 또래 주부들과 비슷한 고민을 나눠봐도 같은 대답이 나왔다. "지금은 집 살 때가 아니야. 떨어질 때를 기댜려야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매매계약 파기로 인한 분쟁이 속출한다. 매도인이나 매수인의 일방적인 계약해지로 손해배상 소송으로 번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이한 현상은 한동안 서울 집값이 급등하자 계약금의 두배를 배상하면서 계약을 파기하던 집주인들이 사라지고 집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매수인이 계약을 취소하는 상황이 됐다.

한국감정원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중위가격은 5억5331만원으로 전월대비 1.5% 상승, 10년 내 최고상승률을 기록했다. 중위가격은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가격을 말한다. 서울 주택 중위가격의 직전 최고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8년 6월 1.74%였다.

반면 전셋값 상승률은 느린 속도를 보인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대비 전세가율은 61.7%로 전월대비 2.6%포인트 하락했다. 2014년 1월 이후 4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5월부터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이는 전셋값 하락이 아닌 매매가 상승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5년 12월 이후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21.7%, 전셋값은 6.4% 올랐다. 전세가율이 가장 낮은 곳은 강남구로 사상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져 전셋값이 매매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어 용산(50.1%), 송파(51.0%), 서초(54.2%), 영등포(54.4%) 순으로 전세가율이 낮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9·13대책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강화뿐 아니라 대출, 주택 임대사업자 혜택까지 축소해 서울 집부자들에게는 무겁게 느껴지는 대책"이라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일희일비하기보다 멀리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은 2013년 1분기 이후 올해로 5년째 상승했다. 1987년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5년 이상 오른 적이 없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해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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