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저축은행 이미지' 확 바꾸다

CEO In & Out /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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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인프라’ 바꾼 영업맨
핀테크·전산망·연계영업 등 주도… ‘민간 출신’은 한계

‘영업창구를 찾기 힘든 곳’, ‘고령층에 특화된 곳’으로 여겨지던 저축은행의 이미지가 크게 개선됐다. 지역서민금융이라는 본래 취지를 유지하면서도 핀테크(금융·기술 접목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층을 확대했다.

그 중심에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되는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있다. 업계는 지난 3년간 이 회장이 저축은행의 디지털화를 이끌었다고 입을 모은다. 전통 영업맨으로 우리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한 이 회장은 활발한 연계영업으로 저축은행 비즈니스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반면 일각에선 개별 저축은행의 입장을 모아 대변해야 하는 중앙회장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당국 눈치를 보며 ‘민간 출신’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이다.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사진=저축은행중앙회

◆‘핀테크’ 기반 고객층 확대

이 회장의 대표적인 성과는 단연 업계 공동 모바일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인 ‘SB톡톡’이다. 이 앱 출시로 영업구역이 전국 6개 권역으로 나뉘어 각 권역에서만 영업할 수 있는 저축은행이 고객층을 전국구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자체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 여력이 있는 대형 저축은행과 달리 중소업체는 비대면 서비스 개발이 쉽지 않지만 이 서비스 출시로 대형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2016년 12월 오픈한 SB톡톡의 이용실적은 2년여 만에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 28일 기준 요구불예금 929억원(9만9645건), 정기예금 2조424억원(7만569건), 정기적금 237억원(2만136건)이 SB톡톡으로 거래됐다.

SB톡톡 이용자 대다수가 젊은층인 점은 더 눈여겨볼 만하다. 전체 이용자 중 20~30대가 70%를 차지한다. 저축은행업계가 최근 몇년간 유입 고객층이 젊어졌다고 한 목소리를 내는 배경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령 수신고객이 대부분이던 저축은행에 젊은층 유입이 활발하다는 건 미래고객 확보가 쉬워졌다는 의미”라며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 케이블TV 광고를 활발히 할 때보다 오히려 이미지가 더 좋아졌다”며 “SB톡톡의 저축은행 홍보 효과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19년 만에 전산시스템을 전면 교체한 점도 이 회장의 주요 성과 중 하나다. 핀테크 도입을 넘어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개별 전산망 구축이 어려운 중소업체를 포함해 전국 저축은행 79개사 중 67개사가 공용 전산시스템을 사용한다. 기존보다 80배가량 빠르게 전용회선 속도를 개선한 덕에 개별 회사가 상품 개발을 하는 기간은 한달에서 일주일로 대폭 줄었다. 대출심사도 자동 처리돼 저축은행 이용자는 더 간편히 대출심사를 받을 수 있다.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왼쪽)과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가 지난 6월25일 금융서비스 확대와 상호간 이익증진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이 회장은 디지털화를 이끌며 연계영업을 병행했다. 은행 간 협업모델이 대표적이다. 지난 2월 저축은행중앙회가 우리은행, DGB대구은행, Sh수협은행 등과 연계대출 업무협약을 맺어 대다수 비은행계열 저축은행도 은행권 대출심사 탈락 고객을 소개받게 됐다. 이는 KB·신한·IBK저축은행 등 은행계열 저축은행의 전통적인 영업방식으로 저축은행은 대출중개인 수수료를 낮추면서도 우량고객 확보가 가능하고 은행은 수수료수익을 얻을 수 있다.

최근엔 유통업체 및 신용카드사와도 손을 잡았다. 중앙회가 GS리테일과 협업한 결과 현재 저축은행 체크카드 이용자는 GS편의점 내 자동화기기(CD, ATM)를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또 롯데카드와 제휴해 모든 저축은행 영업 창구에서 저축은행 전용 신용카드도 발급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그간 이미지가 좋지 않아 다른 업권과 제휴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 회장이) 영업통 출신답게 활발히 움직인 덕”이라고 평가했다.

◆“당국 눈치보며 업계 대변 못 해”

이 회장은 업계에 핀테크를 이식하면서도 저축은행의 주요 역할인 ‘관계형 금융’에도 공을 들였다. 관계형 금융이란 정량적 평가와 대출심사 시 수치화하기 어려운 지역민의 정성적 평가를 곁들여 영업하는 방식이다. 이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전국의 저축은행을 돌며 관계형 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이 회장은 한달에 2~3번 지역 저축은행을 순회하며 전국 대부분의 저축은행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중소형업체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인 것으로 중앙회장이 이 같은 행보를 보인 건 처음이다. 경남지역에서 영업하는 한 소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소형업체는 구조상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데 중앙회장이 직접 방문해 여러 의견을 전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 회장에 관한 업계의 평가는 대체로 후한 편이다. 하지만 이 회장이 업계를 대변하는 역할에는 소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자동금리인하’ 제도 도입을 두고 당국과 업계 간 줄다리기가 지속되면서 업계의 불만이 커졌다.

자동금리인하제는 앞으로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면 기준을 초과한 금리로 대출받은 차주의 대출금리가 최고금리 수준으로 낮아지는 제도다. 금융감독원은 한계차주의 이자부담 완화를 위해 저축은행의 표준약관을 개정하고 개선된 제도를 올해 안에 도입할 방침이다.

업계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저신용자 대출이 축소되는 등 부작용이 커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업계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목소리를 당국에 내지 못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핀테크 도입, 차세대전산망 구축, 연계영업 등 이 회장이 그간 저축은행업계 발전을 위해 노력한 공은 인정하지만 중앙회장 본연의 역할은 업계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당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민간 출신의 한계가 아쉽다”고 말했다.

☞프로필
▲1950년 경북 경주 ▲성균관대 법학과 ▲상업은행 홍보실장 ▲우리은행 경영지원본부장 ▲개인고객본부 집행부행장 ▲수석부행장 ▲우리은행장·우리금융지주 회장 ▲우리카드 고문 ▲2015년 12월 제17대 저축은행중앙회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561호(2018년 10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서대웅 mdw1009@mt.co.kr

<머니S> 금융팀 서대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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