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고 있는 집주인들, '임대소득세 추적' 대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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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세욱씨(가명)는 은퇴 후 퇴직금과 대출을 합해 산 다가구주택에서 월세를 받아 생활한다. 국민연금 외에 소득이 없는 김씨는 매달 받는 임대소득이 유일한 노후준비 수단이다. 김씨가 주택 임대사업자로 신고하지 않은 이유는 매달 받는 월세 500만원 중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대출이자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이 250만원 남짓이라 추가로 임대소득세를 내기가 부담스러워서다.

#2. 서울에서 두자녀를 키우는 직장인 최율이씨(가명)는 2주택자다. 높은 월세를 감당하기가 힘들어 상대적으로 저금리던 2010년대 중반 대출을 최대한도로 받아 작은 빌라를 구입했고 이후 근무지가 변경돼 이사하면서 추가로 주택을 구입했다. 그는 이전 집의 월세를 받아 대출원리금을 갚으며 나름 성공적인 재테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점점 높아지는 이자와 서울 생활비 등을 감당하느라 서민보다 못하다는 자괴감도 든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지난달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을 시행하면서 미신고한 주택 임대사업자 현황이 드러나 세수증대 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그동안은 정부가 신고를 자율에 맡기면서 음성적으로 인식되던 주택임대차시장이 전부 공개돼 임대소득세 탈루의 추적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민간 임대주택 법망 안으로… 주거안정 기대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시행한 RHMS는 전월세 확정일자 신고, 월세 세액공제 신고 등의 지자체 자료를 이용해 민간 임대주택 현황을 파악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국토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전국 민간 임대주택은 자가 제외 691만8806채로 추정, 이중 504만8024채(73.0%)가 임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의 경우 전월셋집 127만8659채 중 절반 이상인 55.8%가 임대소득을 신고하지 않았다. 특히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는 전월셋집 35만5536채 중 56.0%가 임대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국토부는 앞으로 국세청과 공조해 이 자료를 활용한 임대소득세를 추정, 고액소득일 경우 확인절차를 밟아 과세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5월 신고한 지난해 귀속 임대소득분부터 적정 신고여부와 미신고자의 세금탈루를 찾아낸다.

집주인들이 가장 궁금한 부분은 고액소득의 기준이다. 위 김씨와 최씨 사례처럼 은퇴자의 생활비 수준인 임대소득이나 생계형 집주인도 세금추적의 타깃이 되는지다.

김씨는 "앞으로 몇년을 살지 모르는 불안함 속에서 마지막 보루인 재산인데 뉴스에서는 마치 월세 받는 집주인들을 전부 다 부동산갑부에 부도덕한 사람으로만 몰아가는 것 같아 괜히 움츠러드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정부가 당장 들여다보는 것은 상위 0.02% 정도의 진짜 부동산부자들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내다보면 주택 임대사업자 등록은 100% 의무화될 가능성이 높다.

국세청에 따르면 고액 임대소득 탈루혐의가 포착된 규모는 1500명 정도다. 대개 2주택자 이상이거나 초고가주택 소유주로 월세소득 등을 아예 신고하지 않거나 축소신고한 경우다.

가령 국세청이 찾아낸 다주택자 A씨는 아파트를 60채 보유하면서 월세소득을 단 한푼도 신고하지 않았다. 심지어 아파트를 모두 차명으로 신고해 세무당국의 눈을 피했다. A씨가 신고누락한 금액은 7억원대에 달한다.

서울 이태원에 고급빌라 17채를 보유한 B씨도 외국인 주재원 등에게 주택을 임대하는 수법으로 세금을 회피했다. 외국인 주재원의 경우 고액의 월세를 선불로 지불하고 월세 세액공제 등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RHMS 자료를 보면 임대주택을 3채 이상 가진 사람만 11만7398명에 달한다. 4채는 3만8495명, 5채 이상은 8만4586명이다. 전체 임대주택 중에서 월세 세액공제 신고 등으로 임대료 파악이 가능한 경우는 187만채(27%)에 불과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 나머지 73%도 임대소득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 임대주택을 지자체에 신고하면 임대소득세 납부뿐 아니라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을 적용받아 의무 임대기간 4년·8년, 재계약 시 임대료 상한율 5%를 준수해야 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정부가 모든 민간 임대주택을 공공화해 경제활동의 자율을 침해한다는 논란도 있지만 주거정책이 안정된 선진국들을 보면 공공 임대주택 비율이 높아 긍정적인 면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세법개정안이 시행되면 주택 임대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라도 소득세를 전면 과세한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해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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