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하나로 인쇄소 골목 확 뒤집은 좌충우돌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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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2030, 길을 찾아라-꿈을 찾는 청년들] ① ‘열정도’ 청년장사꾼의 도전기

많은 이가 청년의 꿈은 사라진 시대라고 말한다. 청년실업, 창업실패, 결혼·출산 비용부담, 재테크환경 악화 등으로 청년은 희망을 잃은지 오래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특별한 도전에 나선 청년들이 있다. 화려한 스펙이 아니어도 성공을 향한 열망 하나를 빈 손에 움켜쥐고 창업에 뛰어든 청년, 해외로 발길을 돌려 취업에 성공한 청년, 화려한 스펙을 버리고 무작정 떠난 이방의 땅에서 삶의 진정한 행복을 찾은 청년.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리고 꿈을 찾아주는 청년의 이야기, 청년창업을 돕는 멘토가 제시하는 해결방안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즐거운 고기 한점을 향한 끝없는 열정’, ‘감자 살래, 나랑 살래’, ‘서빙밖에 모르는 바보’….

고층 오피스빌딩과 아파트가 빽빽한 서울 원효로1가의 도심 속 작은 골목. 낡은 1~2층 건물들 사이로 재치있는 문구를 새긴 티셔츠 차림의 청년들이 가게 안팎을 열심히 뛰어다닌다. 땀이 송골송골 맺힌 얼굴은 단 한순간도 찌푸려지지 않는다. 우울하던 사람도 어느새 ‘인생은 행복한 거구나’라고 느끼게 해주는 ‘열정도 청년장사꾼’들이다.

/사진제공=청년장사꾼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열정도 청년장사꾼은 외식업을 넘어 주민에게는 하나의 문화축제, 청년에게는 창업교육을 제공하는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해마다 3월부터 10월까지 한달에 한번 열리는 열정도 야시장은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벼룩시장에 푸드트럭 축제, 공연의 장을 버무린다.

청년장사꾼 창업자 김윤규 대표와 직원들이 청년창업의 멘토가 돼 상권분석과 손익계산법 등을 가르치는 교육사업도 꾸준하다. 청년장사꾼은 미국 유타주 유타컵밥과 업무협약을 맺고 한국음식을 세계에 홍보하는 쾌거도 이뤘다. 이들은 어떻게 열정도에 모였을까.

◆젠트리피케이션에 좌절한 청년들의 의기투합

청년장사꾼은 2014년 버려진 인쇄소골목을 빌려 리모델링했다. 강남, 홍대, 이태원 등의 상권에서 수백만원의 월세를 감당할 수 없던 청년들은 남들이 찾지 않는 이곳을 개성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특별한 메뉴를 파는 건 아니지만 낡은 주택이 주는 멋과 청년들의 열정에 사로잡혀 많은 손님이 찾는다.

물론 성공만 한 것은 아니다. 장사가 안돼 망해도 보고 근로기준법 등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열정페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지금은 모든 업무를 문서화하고 공인노무사와 회계사 등의 컨설팅을 받는 체계적인 기업이 됐다.


청년장사꾼이 다른 청년기업과 다른 점은 순수익의 30~40%를 직원들이 나눈다는 것. ‘내 가게’라고 생각하며 더 열심히 일하게 되는 이유다. 파트타이머라도 인센티브에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 청년장사꾼에 입사해 열심히 일하면 누구나 동료들 추천에 의해 점장이 될 수 있다.

점장은 청년장사꾼 소속이자 각자가 하나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장이다. 열정도를 이끄는 점장 6명을 만나 특별한 도전과 행복한 미래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인터뷰하며 느낀 점은 이들이 꿈꾸는 행복이 거창하지 않을 뿐더러 지금 이미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사진제공=청년장사꾼

인터뷰에 참여한 청년장사꾼


(왼쪽부터) 김현우 열정도 곱상 점장, 김은경 열정도 감자집 점장, 김운석 열정도 쭈꾸미 점장, 이호경 열정도 치킨혁명 점장, 오세웅 열정도 다가구주택 점장, 박민호 열정도 고깃집 점장


◆"사람 때문에 힘들지만 행복합니다"


- 청년장사꾼에 합류한 계기는.


이호경 열정도 치킨혁명 점장=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라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도서관 사서와 피자배달, 막노동 등 여러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며 장사나 영업을 꿈꿨다. 지방대를 졸업해 3개월 동안 4~5군데 이력서를 냈다가 모두 떨어졌는데 <청년장사꾼>이라는 책을 만난 것이 인생을 바꿨다. 26살이었고 청년장사꾼에 합류해 지금까지 왔다.


박민호 열정도 고깃집 점장= 25살 때 요리를 했는데 가게가 임금체불로 문을 닫았다. 직원으로만 일해서는 평생 돈을 모으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청년장사꾼 교육에 참여해 조금만 더 버티자 버티자 하다가 점장까지 왔다.


김운석 열정도 쭈꾸미 점장= 장사하며 고생하시던 부모님을 보고 자라 절대 장사는 하지 말자고 결심했지만 막상 해보니 내 일에 대한 자부심이 커졌다. 스스로 고민하고 기획하며 실행하는 과정에서 발전하는 자신을 느낀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지만 만들어갈 수 있음을 깨달았다.


오세웅 열정도 다가구주택 점장= 사업을 해보고는 싶은데 막막한 상황에서 청년장사꾼을 찾아 많은 노하우와 좋은 사람을 얻었다.


- 직원도 고객도 행복한 기업 같다.


김은경 열정도 감자집 점장=
원래 낯을 가리고 붙임성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엄청난 사교성을 가진 동료들과 오랜 시간 함께 지내다 보니 사교성이 상향평준화됐다.


김현우 열정도 곱상 점장=
확고한 신념을 갖고 울산, 대구, 부산에서 상경해 열심히 일하며 인생을 배우는 동료들이 많다. 사람 때문에 힘들지만 사람 때문에 즐겁고 행복하다.


운석=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재미’라고 생각한다. 열정도 쭈꾸미의 매력은 가게 직원들이 직접 시공해서 딱 봐도 눈에 띄는 어설픔이다. 장사는 종합예술이다. 다양한 분야를 공부한다. 게으를 수 없다. 일을 잘 모르면 잘 알려줘야 하고 늦게 배우는 동료는 기다려줘야 한다. 좋은 멤버 한명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쓴다.

/사진제공=청년장사꾼


- 어린이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다.

호경=
김윤규 대표가 자녀 둘을 키우는 부모라서 아이 동반 부모들을 더 세심하게 신경쓰고 불편하지 않게 해주라고 늘 강조했다. 뽀로로 그릇과 숟가락을 주면 아기들이 좋아하고 아기의자를 물어보기 전에 갖다드리면 고마워했다.

은경= 가게 문앞에 ‘엄마도 우아하게 먹을 권리가 있다’는 문구를 게시했다. 많은 손님이 이걸 보고 감동받아 감사인사를 했다. 요즘 부모들은 외식할 때 주변사람 눈치를 본다던데 그런 기분 안 느끼도록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 앞으로 목표와 꿈은.

은경=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일하는 시간이 행복해야 삶도 행복해지므로 직원 모두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매장을 만드는 게 목표다.

호경= 매장규모를 늘려 동료들과 수익을 나누고 다같이 행복해지고 싶다. 청년장사꾼은 시간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도전을 환영한다.

민호= 맛있는 고기뿐 아니라 즐거움을 주는 가게를 만들겠다. 장사는 쉬운 게 아니다. 만만하게 보고 ‘할 거 없으면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뛰어들면 안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3호(2018년 10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해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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