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돌리면 스트레스 없는 취업문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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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2030, 길을 찾아라-꿈을 찾는 청년들] ②해외취업 성공한 ‘선배’의 조언

많은 이가 청년의 꿈은 사라진 시대라고 말한다. 청년실업, 창업실패, 결혼·출산 비용부담, 재테크환경 악화 등으로 청년은 희망을 잃은지 오래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특별한 도전에 나선 청년들이 있다. 화려한 스펙이 아니어도 성공을 향한 열망 하나를 빈 손에 움켜쥐고 창업에 뛰어든 청년, 해외로 발길을 돌려 취업에 성공한 청년, 화려한 스펙을 버리고 무작정 떠난 이방의 땅에서 삶의 진정한 행복을 찾은 청년.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리고 꿈을 찾아주는 청년의 이야기, 청년창업을 돕는 멘토가 제시하는 해결방안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중국 강소성 염성시 강소일흥기차배건유한공사에 취업한 배형직씨.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힘겹게 싸운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헤르만 헤세 ‘데미안’ 중)

껍질을 깨고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하다. 대기업·공기업·공무원 정규직 취업 경쟁률이 100대1을 넘어가기 일쑤인 요즘, 나라 밖으로 시선을 돌려 해외취업을 하려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하 공단)의 해외취업종합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취업자 수는 5118명으로 2014년(1679명)보다 세배 이상 늘었다.

◆3년 새 해외취업자 3배↑

기본적인 의식주부터 언어, 문화까지 모든 것이 다른 나라에 취업해 자리를 잡고 살아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해외취업에 도전하는 이가 늘고 있다는 것은 한국이라는 울타리 밖의 세계가 가진 가능성이 크고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도전자가 ‘취업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실패하고 또 누군가는 성공한다. 그 차이가 무엇일까. <머니S>가 최근 중국기업에 취직한 배형직씨(27)의 해외취업 성공기를 들어봤다.

“울산대 기계자동차공학과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며 중국 쪽 해외취업에 초점을 맞췄어요. 중국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고 무엇보다 국내취업을 위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는 게 싫었어요. 지인 대부분이 경쟁률 높은 국내 대기업에 매달리며 힘들어 했어요. 저는 스트레스를 덜 받고 취업할 수 있는 길은 해외에 있다고 생각했죠.”

해외취업을 위해선 정보가 가장 중요하다. 배씨는 공단에서 운영하는 ‘월드잡플러스’를 통해 중국취업정보를 수집했고 지난 7월 공단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중국 연수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연수는 6개월 과정이었지만 그는 이달 초 중국 강소성 염성시의 한중합작기업 강소일흥기차배건유한공사 개발부 품질관리직에 합격해 지난 15일 첫 출근했다.

“공단에서 운영하는 중국 연수프로그램을 7명의 동료와 함께 받았는데 다 잘됐어요. 중국과의 정치적 관계 때문인지 연수프로그램 지원에 경쟁도 거의 없었죠. 지금까지 살아온 한국을 떠나 새로운 나라에서 일을 한다는 건 큰 도전이지만 연수를 받으면서 굳이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국내취업에 목을 맬 필요가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일반적으로 해외취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의사소통(언어) 문제로 알려졌지만 배씨에 따르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니다. 정부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본인 노력으로 충분히 보완이 가능하다.

“지난 7월 중국에 연수를 받으러 와서 이달 초까지 지내며 체류비로 250만원가량의 개인비용이 들어간 것 같아요. 특히 함께 연수를 받던 한 동료는 처음에 중국어를 아예 못했는데 4개월 만에 회화가 가능한 수준이 됐어요. 정부지원 중국 연수는 중국어를 잘하면 좋지만 못해도 받을 수 있어요. 언어보다 중요한 건 본인의 도전 정신과 의지인 것 같아요.”

배씨가 취업한 회사는 중국 현지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는 자동차 부품제조사다. 근무시간은 주 5일,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6시 퇴근한다. 급여는 한국의 중견기업 수준으로 회사에서 아파트를 제공해줘서 따로 방세가 들어가지 않는다.

“한국기업에서 일해본 적이 없어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동료들이 다 잘 대해주고 근무환경도 괜찮아요. 무엇보다 전공과 관련 있는 업무를 할 수 있어 근무만족도가 높아요. 그렇다고 현실에만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주말 등을 이용해 이곳에서 대학원을 다니며 개인 역량을 더 키울 계획이에요.”

배씨는 해외취업을 준비하며 연수를 받을 때 매월 60만원가량 드는 체류비가 없어 부모에게 손을 벌려야 했다는 것 외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고 했다. 정부의 지원에 본인의 노력이 더해지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 하다는 설명이다.

◆해외취업 도우미 ‘월드잡플러스’

그렇다면 배씨와 같은 경우는 얼마나 될까. 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월드잡플러스 연수프로그램을 받은 인원 중 2200여명이 해외취업에 성공했다. 물론 연수프로그램을 받는다고 모두 취업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나라와 연수 과정별로 차이가 있지만 우수한 과정은 취업률이 70%가 넘는다.

공단 관계자는 “연수 과정마다 인원이 다른데 적게는 20명 이하, 많으면 100명 정도 된다”며 “요즘은 일본·미국·호주·멕시코·베트남·싱가포르·중국 등이 취업이 잘되는 편이고 나머지 국가는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원자격은 까다롭지 않다. 만 34세 이하, 해외취업에 결격사항이 없는 취업준비생이라면 웬만하면 지원할 수 있다. 연수프로그램 경쟁률은 원칙적으로 비공개지만 <머니S>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나라별로 경쟁이 거의 없는 곳도 있고 일본과 같이 요즘 뜨는 나라는 경쟁률이 10대1 정도다.

월드잡플러스 연수프로그램에 합격하면 장기(6~12개월)는 1인당 최대 800만원, 단기(3~6개월 미만)는 1인당 최대 58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중동·아프리카·중남미·아시아(일본·싱가포르·필리핀 제외) 등 신흥국가는 90%를 지원해 줘 연수대상자는 10% 이내만 부담하면 된다. 정부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본인의 도전 정신과 의지만 있다면 해외취업이 먼 나라의 얘기가 아닌 셈이다.

“지인 중에 올해 29살인데 아직 취업을 못하고 대기업 취업 준비만 하는 분이 있어요. 그분을 포함해 제 주위 지인에게는 모두 해외취업에 도전하라고 권유하고 있어요. 하지만 실제 도전하는 이는 거의 없어요. 저는 왜 그렇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국내취업에 목을 매는지 모르겠어요.” 

배씨는 해외로 눈을 돌리면 새로운 길이 많고 그곳에서도 얼마든지 하고 싶은 직무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취준생들에게도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해외로 나가는 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어서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 본 기사는 <머니S> 제563호(2018년 10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허주열 sense83@mt.co.kr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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