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vs 일산, 성공한 신도시와 실패한 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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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신도시 성공의 조건] ④ 1·2기신도시의 교훈

정부가 올 연말 수도권 3기신도시 개발계획을 발표한다. 서울 집값 폭등으로 내집 마련이 어려워진 실요자들에게 대규모 주택을 공급한다는 취지다. 벌써부터 과천·의왕·광명·고양 등 후보지가 거론된다. 그러나 과거 1·2기신도시 개발과정에서 봤듯 단순한 주택개발은 서울 수요를 경기도로 이전시키는 데 실패할 확률이 높다. 반면 1기신도시 평촌, 2기신도시 판교 등은 대기업 진출과 강남 등 서울 접근성 덕분에 성공한 신도시로 평가된다. 3기신도시 성공을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머니S>는 3기신도시 개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지 점검했다. <편집자주>

과거 1·2기신도시 개발의 목적은 이번 3기신도시와 마찬가지로 서울 집중현상 해소였다. 하지만 실제 서울 수요를 이전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신도시는 한두곳에 불과하다.

여기에는 많은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여러 신도시가 서울에서 너무 멀거나 온전한 도시기능을 갖추지 못한 데서 찾을 수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수도권 3기신도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입지가 좋거나 종합적인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둘 중 하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권대중 교수

◆1기신도시 분당 vs 일산 성패 가른 이유

- 성공한 신도시와 실패한 신도시는 어떻게 달랐나.

▶1990년대 건설한 1기신도시 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중 성공한 신도시로 평가받는 곳은 분당과 평촌 정도뿐이다. 분당은 지하철 분당선·신분당선을 이용해 서울 강남까지 이동시간이 10분대로 단축됐고 IT대기업의 입주로 고소득 전문직 인구가 대거 이동한 것이 최대 성공요인이다. 분당 내 판교를 2기신도시로 추가개발하면서 집값 역시 서울 강남 못지않은 수준이 됐다.

평촌은 일부 베드타운 역할이 크지만 서울 도심인 서울역까지 지하철로 30분대 거리다. 또 사교육이 발달해 대한민국 3대학원가 중 하나인 평촌학원가가 있다. 사교육1번지 중 유일한 비서울이다. 나머지 일산·중동·산본은 성공한 신도시라고 보기 힘들다.

2003년 참여정부 때 건설한 2기신도시는 이런 성공요인에서 더욱 멀어졌다. 판교와 위례(송파·성남·하남) 등을 제외하면 김포한강·파주운정·화성동탄·수원광교 등 대부분이 실패한 신도시로 평가받는다. 서울에서 거리는 더 멀어진 데다 안산 고잔신도시,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인천 검단신도시, 남양주 별내신도시 등 10개 넘는 신도시가 우후죽순 개발됐다. 택지를 공급해놓고 집을 짓지 않은 곳이 많다. 미분양도 남아있다. 서울권이라고 보기 힘든 곳이 대다수다.

- 1기신도시 분당과 일산의 집값 차이가 크다 보니 대표적인 성공과 실패 사례로 보기도 한다.

▶일산은 집값이 많이 안 올랐다는 이유에서 실패한 신도시로 꼽히지만 사실은 실패까진 아니다.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총면적 비율)이 180%라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추진하면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베드타운이 아닌 자족도시로 가야 한다는 얘기가 많은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꼭 자족도시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집 앞에 공장이 들어서면 누가 좋아하겠나. 고소득 사무직종의 지식산업센터 등이 생기면 가장 좋겠지만 이것만으로 전부 다 충족할 수는 없다.

◆걸어 오르내리는 지하철 개선 필요

- 정부가 교통종합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는데 실효성이 있나.

▶교통을 먼저 뚫어놓고 집을 지어야 하는데 거꾸로 집을 짓고 교통대책을 세워서 문제다. 김포 등을 봐도 전철개발이 계획됐지만 실제 개통이 안돼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됐다. 9호선 사례를 교훈삼아 지옥철 논란도 안 나와야 한다. 검단신도시는 김포와 청라국제도시에서 몰려들면 교통지옥이 될 게 뻔하다.

- 지하철과 광역버스 외에 신도시 성공에 도움이 되는 교통수단은 없을까.

▶일본과 호주를 가보니 고가선로나 지하로 내려가지 않고 노상에 개설해 타고 내리기 쉬운 경전철이 보편화돼 있었다. 우리나라는 으레 깊은 지하나 고가도로 위에 전철을 만들어 계단을 힘들게 오르내려야 한다. 이런 접근성 문제는 용인이나 의정부의 경전철이 실패한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고가선로나 지하화한 교통수단은 건설비용이 많이 들고 승객 입장에서 봐도 시간이 드는 데다 이용이 불편해 선택유인이 떨어진다.
/사진=뉴스1

◆과천 등은 오히려 집값 폭등 위험

- 택지개발 후보지로 과천도 거론됐다. 과천은 이미 집값이나 교통 측면에서 서울 강남과 같은 급으로 분류되는데 굳이 신도시 개발이 필요할까.

▶과천은 정부과천청사가 있고 교육환경이 좋은 것이 최대 메리트다. 여기에 서울 강남과도 가깝다. 만약 택지개발을 하면 집값만 올리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이미 지식정보타운 개발이 활발한 상황이다. 일부 그린벨트 해제 등이 이슈가 될 전망이다.

- 성공적인 신도시 개발을 위해 정부가 추가로 검토할 사항은 어떤 것들이 있나.

▶집값상승을 염두에 두기보다 도시기반시설 확충을 우선시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정부기관과 대학 이전이다. 대학이 40개가 넘는 도시는 우리나라 서울밖에 없다. 대학이 움직이면 1만~2만명 인구이동 효과가 있다. 학생과 교수 등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서울의 대학을 경기도로 이전하면 10년 동안 정책적으로 지원해주는 방식 등을 검토할 만하다. 현재 학교를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전한 대학은 단국대, 명지대, 성균관대, 경희대밖에 없다.

서울이나 강남에서 가까운 지역은 집값상승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영구임대주택으로 지어야 한다. 그래야 매매차익이나 로또분양 논란을 막을 수가 있다. 영구임대주택이 늘어나 유럽 선진국처럼 부동산시장 트렌드를 소유에서 이용의 개념으로 바꿔야 한다. 민간의 참여가 어려울 텐데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방법이 있다. 리츠를 통해 임대수익을 낼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은 영구임대주택을 많이 활용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4호(2018년 10월31일~11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해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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