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판호발급 중단 우회로, 일본을 뚫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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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주쿠 거리. /사진=이미지투데이
게임업계가 일본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굳게 닫힌 중국시장을 대신할 차선책으로 일본이 급부상한 것. 태국·대만 등 일부 동남아 국가로 진출할 수도 있지만 일본의 경우 규모면에서 큰 격차를 보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규모는 9600억엔(약 9조6800억원)으로 한국의 2배 수준이다.

그러나 일본 게임시장은 특유의 문화로 인해 국내업체들이 현지화에 애를 먹는다. 단기간에 성과를 거둔 게임은 많지만 롱런한 타이틀이 전무하다고 할 만큼 국내트렌드가 먹혀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최근 국내 게임업계가 일본 공략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힘든 현지화 불구 매출 기대감 높아

일본은 만화를 중심으로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서브컬처가 발달했다. 콘솔기기의 대명사 플레이스테이션을 비롯해 닌텐도 시리즈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만화를 이용한 스테디셀러 게임이 깔려있다. 1990년대 이후 세계 만화시장을 주름잡던 <드래곤볼>, <도라에몽>, <슬램덩크> 등 다양한 인기작품들이 모두 일본에서 탄생했다.

모바일게임도 이런 만화적 감성의 영향을 받았다. 언리얼엔진이나 유니티로 만든 3D 고품질 그래픽이 글로벌트렌드로 부상했지만 일본의 경우 여전히 스토리와 감성에 초점을 맞춘 만화풍 2D 그림체가 흥행을 결정짓는다.

국내 업체들이 일본에 게임을 출시할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감성을 강조하기 위해 기존 3D 그래픽을 2D로 변경하고 가로화면에서 세로형 콘텐츠로 변경하는 등 만만치 않은 작업을 거친다. 게임성과 스토리가 흥행요소인 만큼 현지성우들을 영입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게임을 론칭하지만 사실상 새로운 콘텐츠를 만든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많은 개발비와 인력을 투입한다.

/사진=베스파, 그래픽=머니S
이처럼 국내 게임업체들이 힘들게 일본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는 시장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은 중국, 미국과 함께 3대 모바일게임시장으로 올라선데다 수집·육성을 좋아하는 유저 성향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대형기업들이 치고박는 경쟁구도 역시 만만치 않지만 매출 150위 안에만 들어도 월 25억원의 수익을 얻는 시장의 특수성으로 인해 일본시장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김기한 넥슨 일본법인 본부장은 NDC 18에서 자체 데이터 조사결과를 통해 “한국에서는 20위권 안에 들어야 월 매출 25억원을 올릴 수 있지만 일본시장은 다르다”며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치열한 경쟁속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회의 땅에서 살아남기만 해도 높은 매출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름변경·IP확보… 전략적 승부수

이에 따라 국내 유력게임사들은 일제히 일본시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까운 위치 덕분에 현지법인이나 인력 투입도 용이하다. 까다로운 일본시장을 통해 국내 출시 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게임사도 늘고 있다.

넷마블은 현지법인 넷마블재팬을 통해 일본산 IP를 대거 확보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지난 7월 일본에서 출시한 ‘킹오파 올스타’는 SNK의 유명대전게임 ‘킹 오브 파이터즈’ IP를 활용한 모바일RPG다. 역대 넘버링시리즈에 등장한 캐릭터가 총출동해 수집·육성하는 재미를 갖췄다. 검증된 IP인만큼 현지 게임시장을 공략하기에 최적화된 타이틀이다. 

‘일곱개의 대죄’ 역시 하반기를 공략할 킬러콘텐츠다. 원작은 스즈키 나카바 작가가 주간소년 매거진을 통해 만화로 첫 공개한 후 2014년 10월부터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돼 일본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왕국을 탈환한 일곱개의 대죄 기사단과 공주의 모험을 담은 액션활극으로 현재 2기까지 연재를 마쳤다. 

넷마블재팬은 일곱개의 대죄의 액션성과 고유캐릭터를 활용한 모바일액션RPG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IP인 만큼 모바일게임도 흥행 가능성이 높다.

탈리온. /사진=게임빌
게임빌은 모바일MMORPG ‘탈리온’을 통해 일본시장에 진출했다. 지난달 18일 탈리온을 일본에서 출시한 게임빌은 모바일MMORPG 장르가 활성화되지 않은 일본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게임명도 ‘피의 복수’라는 뜻을 지닌 스페인어 ‘벤데타’로 변경하고 핵심콘텐츠인 진영 단위 대규모 전투인 RvR을 전면에 세웠다. 

탈리온은 일본에서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유의 세분화된 커스터마이징과 RvR 콘텐츠가 입소문을 타면서 유저들 사이에서 게임공략 영상 및 정보공유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게임빌은 이런 틈새를 공략해 커스터마이징 이벤트와 사전오픈을 진행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했다.

그 결과 사전오픈 후 애플 앱스토어 아이폰·아이패드 무료 인기게임 1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출시 4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7위, 구글 플레이 매출 15위를 기록하며 매출면에서도 쏠쏠한 성과를 거뒀다.

넥슨의 자회사 넥슨지티는 모바일MMORPG ‘액스’를 통해 일본시장의 진입장벽을 넘을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액스의 현지화 과정을 거쳐 모바일MMORPG 경쟁에 뛰어든다. 넥슨지티는 현지법인을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는 한편 게임명을 ‘페이스’로 변경하는 전략을 앞세웠다. 사전예약자만 40만명을 돌파하며 기대감을 모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일본 구글플레이 기준 50위권 내 국산게임은 리니지2 레볼루션, 서머너즈 워, 킹스레이드, 킹오파 올스타, 탈리온 등 5개에 그쳐 장기흥행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출시 초반 상위권을 유지했던 탈리온도 30위로 떨어지는 등 이번주가 최대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5호(2018년 11월7일~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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