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연구원들이 그리는 '미래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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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현대·기아 R&D 아이디어 페스티벌 현장. /사진=이지완 기자
연구원 눈물이 보여준 R&D 페스티벌에 대한 열정

“만약 기회가 된다면 오늘로 끝이 아니라 우리의 원래 목적처럼 휠체어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여기까지 오는 약 6개월 동안 함께한 모든 연구원, 확신과 불신 사이를 오가며 울고 웃고 내내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2018 현대·기아차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NAMU’팀 소속 연구원은 눈물을 흘리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의 수상소감은 이번 대회가 보여주기 식이 아닌 미래 모빌리티의 진화를 꿈꾸는 연구원들의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소통의 장이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현실이 되는 대회가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남양연구소에서 매년 1회 개최하는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이 바로 그 무대다. 지난달 30일 올해로 9회째를 맞은 현대·기아차 ‘R&D 아이디어 페스티벌’ 현장을 방문했다. 낮 12시를 조금 넘긴 시각, 남양연구소에 마련된 무대 주변으로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올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카 라이프 부문’의 신설과 해외연구소 연구원의 출품이다. 출품부문이 늘어나면서 대회 규모는 지난해보다 더 커졌고 본선 참가팀도 늘었다. 지난해 8개의 팀이 참가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총 12개팀(모빌리티·응용기술 5개팀·카 라이프 5개팀·해외연구소 2개팀)이 본선 무대를 밟았다. 이들은 반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업무시간 외 틈틈이 아이디어를 모아 시제품을 만들었다.

◆수소차 배출 물 재활용 '눈길'


가장 먼저 시연에 나선 팀은 ‘숲어카’ 팀이다. 이들은 수소차 주행 시 발생하는 물을 재활용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현대차 넥쏘 기준 60㎞/h로 1시간을 달리면 3.5ℓ, 80㎞/h로 1시간을 달리면 6.9ℓ의 물이 도로 위에 배출된다. 숲어카팀은 무의미하게 버려지는 물을 재활용해 어항, 수경재배, 커피 메이커, 세차기, 소화기 등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어 소개된 출품작은 ‘런앤필’ 팀이 만든 차량 기능 체험 시스템이다. 버튼 조작으로 차량 기능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체험해보는 게 낫다는 것이다. 발표에 나선 연구원 A씨는 “친구가 아반떼를 구매했는데 ABS를 처음 접해 깜짝 놀라 사고를 냈던 경험이 있다”며 “ABS 작동 시 브레이크 걸리는 소리, 차선이탈경보장치 작동 시 발현되는 진동 등을 튜토리얼로 시현해 운전자가 임의로 체험해 볼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2018 현대·기아차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참가한 '비도 오고 그래서' 팀의 출품작. /사진=현대자동차
세번째 시연을 위해 ‘아이오닉 카트’ 팀이 무대로 나섰다. 미래 전기차 등은 엔진, 배터리 등이 바닥에 모두 깔린다는 생각에서 출발해 기존 엔진룸 공간을 별도 수납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개념이다. 이 공간에는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된 개인 카트를 설치해 무거운 짐을 옮기는 데 도움을 준다.

기존 차량에 흔히 쓰는 방향제의 불편함을 개선한 ‘H아로마’ 팀의 아이디어도 눈길을 끌었다. 기존 방향제는 향기의 세기를 조절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 제품은 HVAC 시스템을 통과한 향이 차량 내부로 공급돼 전체적으로 확산된다는 개념을 토대로 제작됐다. 향기 변경부터 세기 조절이 가능해 운전자의 취향을 고려한 세심함이 엿보였다.

카 라이프 부문에서 가장 관심을 끈 팀 중 한곳은 사이드미러의 빗물을 제거하는 시스템을 선보인 ‘비도 오고 그래서’ 팀이다. 이들은 우천 시 활용하는 와이퍼 모터로 동력을 얻어 공기를 배출, 빗물에 방해되는 시야를 확보해주는 방식을 채택했다. 발표자로 나선 연구원 B씨는 “좁은 관을 따라 공기를 배출해 사이드미러, 사이드글라스까지 커버할 수 있다”며 “단순히 공조의 바람방향을 바깥쪽으로 빼는 발상으로 이를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2018 현대·기아차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한 나무팀이 작품에 대해 설명 및 시연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이동성 극대화한 모빌리티 ‘대상’


해외연구소 연구원들이 선보인 출품작도 현장에서 신선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중국기술연구소 소속 연구원들로 구성된 2개팀(‘히어 아이 엠’·‘킹 오브 마스크’)은 각각 후방카메라로 주차위치를 확인하고 스마트폰 앱으로 기록을 확인하는 시스템, 범퍼그릴을 ▲도시형 ▲스포츠 ▲캐릭터형 등으로 구분해 마치 변검을 하듯 자유자재로 얼굴을 바꾸는 기술을 선보였다.

시연 내내 현장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시연회 막바지에는 모빌리티·응용기술부문 출품작들이 순차적으로 소개되면서 경연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특히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나무’ 팀은 기존 개인 모빌리티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동성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박수 갈채를 받았다. 기존 모빌리티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에 대한 제약이 많았다.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해도 모듈 변경 등에 시간이 많이 소요돼 불편했는데 이를 극복해낸 것. 특히 나무팀의 시제품은 비공압타이어가 적용돼 친환경적인 요소까지 놓치지 않았다.

이외에도 ▲미래 자율주행차의 개념을 도입해 자동차 시트 모양을 자유자재로 변경하는 에어 인플레이터블 시트를 적용한 ‘빅히어로’ 팀 ▲휠동력으로 차량을 이동시키고 공기청정기능까지 탑재해 달리는 공기청정기를 구현해낸 ‘올 인 휠’ 팀 ▲사전에 받은 차량 정보를 토대로 로봇이 전기차 배터리를 자동으로 충전해주는 플랫폼을 선보인 ‘히든차저’ 팀 ▲자율주행차를 대비해 핸들 대신 조이스틱(조그셔틀)으로 모든 조작을 대신해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운전자의 발에 자유를 준 ‘아틀라스 프로젝트’ 팀 등이 아이디어를 뽐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남양연구소 소속 연구원 C씨는 “주말에 회사에 남아 열정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한 적이 없었다”며 “하지만 이번 대회를 자발적으로 준비하면서 매우 즐거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는 나무팀이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올 인 휠, 비도 오고 그래서, 히어 아이 엠 등은 최우수상을, 빅히어로, 아틀라스 프로젝트, 히든차저, 런앤필, 숲어카, 아이오닉카트, H아로마, 킹 오브 마스크팀은 우수상을 수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5호(2018년 11월7일~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지완 lee88@mt.co.kr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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