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렌털 창시자’의 화려한 귀환

CEO In & Out /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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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플레이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웨이 인수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는 모습. /사진=임한별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아픈 손가락' 코웨이를 다시 품게 됐다. 공격적 사업 확장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2013년 1월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에 웅진코웨이를 매각한 지 약 6년 만이다. 당시 지분 30.9%를 1조1915억원에 팔았던 웅진은 최근 코웨이 지분 22.17%를 1조6849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셀러리맨에서 재벌그룹을 일군 성공신화를 썼다가 쓰디쓴 실패를 맛본 윤 회장의 집념이 통했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인수자금 마련부터 달라진 시장 환경문제까지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아픈 손가락 다시 품다

웅진과 PEF 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지난달 29일 MBK파트너스와 코웨이 지분 22.17%를 주당 10만3000원에 인수하는 SPA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 지분의 시장가치는 약 1조3136억원(10월16일 종가 8만300원 기준)이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이 3000억원 이상 붙은 셈이다. 인수완료 예정일은 내년 3월15일이다. 당초 매각했던 지분보다 8.73% 적은 지분을 4934억원을 더 주고 사들이는 셈이다.

MBK파트너스는 앞서 지난해 5월과 지난달 두차례 블록딜로 코웨이 지분을 매각해 각각 3700억원과 3100억원가량을 회수했고 2013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배당으로 3391억원을 받았다. 금융권에서 차입해 지불한 이자비용 등을 감안해도 최소 1조1000억원 이상의 순수익을 올리며 6년 만에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이번 SPA로 웅진그룹은 웅진씽크빅과 웅진렌탈의 방문판매인력 1만3000명, 코웨이 2만명 등 총 3만3000명의 방문판매 인프라를 구축하며 독보적 방판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를 통해 웅진은 방판사업 간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계획이다.

윤 회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플레이스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렌털사업을 최초로 시작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제가 코웨이를 운영하면 코웨이와 웅진의 시너지가 커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TV·냉장고·가구 등 모든 제품을 렌털하는 시대가 올 텐데 코웨이 인수는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건설·태양광·저축은행 등 전공이 아닌 분야에서 헤매다 어려움을 겪었으나 다시 일어섰고 이제는 잘 할 수 있는 일,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만들었고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실패한 기업도 재기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중소기업과 젊은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기필코 코웨이와 웅진을 성공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코웨이의 경영과 고용에는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웅진그룹은 인수가 마무리되는 내년 1분기 이후 코웨이와 웅진렌탈을 합쳐 인지도가 높은 원조브랜드 웅진코웨이를 적극적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그때까지 시장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렌털시장은 연 10% 수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소비패턴의 변화 등 거시적 환경 변화에 따라 수요는 더욱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불모지와 같았던 렌털시장에서 정수기·공기청정기·매트리스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히트시켰듯, 거시환경 변화에 맞춰 새로운 시장을 열어 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코웨이 인수가 웅진에 무조건 호재가 될 것이라 예단할 수는 없다. 우선 1조6849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인수자금 중 웅진이 부담하는 비용은 4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계열사 웅진싱크빅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부분 조달해야 한다. 나머지 75% 이상의 자금은 재무적투자자(FI)와 인수금융으로 조달해 이자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웅진 측은 웅진씽크빅 유상증자로 1200억원을 확보하고 지주사 웅진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640억원, 코웨이 주식을 담보로 한 인수금융자금 9300억원, FI 투자유치 3800억원, 최대주주 출자 등을 통해 인수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유상증자 예정금액, 보유현금, 인수금융 투자확약서, FI와의 투자유치 양해각서 체결 등으로 1조5000억원가량의 인수자금을 확보해 자금 마련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추가로 필요한 인수자금 약 2000억원, 유상증자 대금과 모집예정금액과의 차액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모든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확보한 자금 외에 추가로 필요한 인수자금은 최대주주 출자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출자방법·시기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본건 인수거래 진행 경과에 따른 주가, 기존 주주 지분율 희석 등을 고려해 방법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표=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인수부터 완료 이후까지 과제 산적

지분이 20% 초반대에 그쳐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기에 다소 적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대해 안지용 웅진그룹 기획조정실장은 “지분율이 낮다는 것을 알고 있고 외국인투자자도 많아 호의적 상황은 아니라 판단한다”면서 “앞으로 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웅진→웅진씽크빅→웅진코웨이’를 중심으로 재편할 예정이며 나머지 계열사를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코웨이 지분율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예비실사도 없이 덜컥 조단위 SPA를 체결했기 때문에 앞으로 진행될 본실사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상 PEF는 기업인수 후 차액을 남기고 엑시트하는 과정에서 혁신적 경영기법보다는 인력, 원가 비용절감 등 군살을 줄여 가치를 높이는 방식을 취한다. 이런 과정에서 수치상 드러나지 않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안 실장은 이와 관련 “코웨이는 상장사이기도 하고 우리가 운영하다 팔았던 회사라 너무 잘 알고 있어 예비실사는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본실사 기간을 충분히 보장받았는데 꼼꼼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6년 전과 달리 LG·SK 등 대기업의 렌털사업 진출로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부담이다. 윤 회장이 정수기 등 생활가전제품 렌털사업의 창시자라고는 하지만 5년 이상의 공백이 있었고 웅진 이상의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들이 진출해 시장환경은 더 치열해졌다. 

인수 완료 이후 코웨이를 활용한 시너지를 내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쌓여있는 셈이다. 그러나 웅진 측은 코웨이 인수가 그룹 재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렌털사업은 급변하는 소비자의 패턴 변화에도 지난 20년간 고객의 선택을 받은 잠재력 높은 시장”이라며 “렌털사업이 연 7~8% 성장하면 금융이자 비용 등에 대한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는데 렌털시장 성장률이 10%를 상회하고 있어 코웨이를 잘 아는 웅진이 직접 운영하면 시장성장률을 약간 하회하는 선에서는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프로필
▲1945년 충남 공주 출생 ▲건국대 경영학과 졸업 ▲한국브리태니커 사업국 영업사원·상무 ▲웅진싱크빅·웅진식품·코리아나화장품·웅진코웨이·북센·웅진쿠첸·웅진에너지·오션스위츠·웅진플레이도시·웅진릴리에뜨 설립 ▲웅진그룹 회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565호(2018년 11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허주열 sense83@mt.co.kr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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