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사 대변자 역할 못하는 생보협회, 관피아 출신도 ‘쩔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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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이 지난 7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생명보험협회 주최로 열린 '보험, 미래를 향한 혁신'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보험사들이 즉시연금 미지급 사태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생명보험협회가 업계 대변자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 출신인 신용길 생보협회장의 사태해결 역량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관료 출신인 송재근 전무조차 이번 사태에서 무력했다는 평가다.

특히 자살보험금과 즉시연금에 이어 암보험금 지급 사태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협회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지만 개별 보험사들의 판단에만 의지하는 모양새다.

◆관(官) 출신 영입에도 “업계 대변자 역할 한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즉시연금 사태를 겪으면서 법적 판단에 따라 보험금 지급을 결정키로 했다. 이 사안은 20여개 생보사가 연관돼 있는 일이어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그나마 대형사는 자체적으로 대응할 여력이라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중견·중소형사 입장에서는 생보협회의 역할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생보협회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는 게 보험업계의 지적이다.

때문에 지난해 말 선임된 신용길 회장이 업계 대변자로서 방패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회장이 교보생명에서 20여년을 근무했고 KB생명에서 사장을 지낸 대표적인 보험통이지만 당국과의 소통에서는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금융위원회 감사담당관 출신으로 2016년 선임된 송재근 전무 역시 힘이 되지 못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선임 당시 ‘낙하산’ 논란을 일으킨 당사자이지만 업계의 위기 상황에서는 기대했던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생·손보협회는 세월호 사고 이후 ‘관피아’ 폐해를 줄이기 위해 민간 출신 회장을 선임하고 부회장직 폐지 및 전무직 신설 등의 변화를 줬다. 이에 따라 생보협회 회장직은 이수창 전 회장(삼성생명 출신)에 이어 신 회장이 자리했지만 전무직엔 관료 출신이 선임돼 논란이 됐다.

생보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협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협회가 업계 의견을 모아 대변할 경우 금감원과 각을 세운다는 의미여서 공식적인 입장을 취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회장이 선임된지가 얼마 안됐고 정부 기조가 소비자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눈치만 살피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는 대형사의 결정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금융지주나 대형 금융사는 당국 규제에 맞서기도 하지만 중소형사는 그러지 못해 협회 역할이 필요한 데 도움이 별로 못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협회 "해야 할 역할 충분히 했다"

보험업계는 즉시연금 사태 여파가 암보험금 지급 사안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민원인 A씨가 낸 요양병원 입양비 암보험금 청구건과 관련해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의 권고를 수용키로 결정했다. 다만 해당 민원건에 대해서만 지급하기로 한 사안이어서 추가 민원이 잇따를 경우 사태가 확산될 수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일반적인 암환자보다 후유증이 극심했던 고객의 예외적인 건강 상태를 고려해 분조위 결정을 수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비슷한 민원이 계속 제기될 경우 지급보험금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삼성생명 만의 문제가 아니다.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의 경우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협회는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생보협회는 회원사(생명보험사)들이 시장점유율에 따라 나눠 낸 연간 회비로 운영되며 생보사 입장을 대변하는 이익단체다. 때문에 회원사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방패막 역할을 해야 하는 게 당연한 의무지만 번번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즉시연금에 대한 법적근거를 제시하는 한편 보험원리를 인정하지 않는 부분 등을 적극 어필했고, 언론을 상대로도 해명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며 “협회 업무 특성상 90% 이상이 공개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것일 뿐 역할이 부족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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