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방어 어쩌나"… 재계 덮친 '상법개정안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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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정부가 상법개정안 논의를 본격적으로 재개하면서 재계의 시름이 깊어진다. 외국계 투기자본 등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할 만한 별다른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상법개정을 추진할 경우 기업의 경영 리스크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액 주주의 권한을 강화해 총수 일가와 대주주들을 견제하고 경영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상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재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은 ▲감사위원 분리선임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전자투표제 의무화를 골자로 한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시정연설에서 경제민주화 법안을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논의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무부처인 법무부도 지난 6일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본 기업지배구조 개선 과제'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여는 등 상법개정안 논의를 본격화했다.

특히 법무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상법 개정의 주요 내용에 관한 국회 논의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재계는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그간 재계는 경영권을 침해하고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상법개정안을 적극 반대해 왔다. 지난 2013년에도 정부가 상법개정을 추진하다 재계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만큼 이번에는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재계는 상법개정안이 기업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재검토와 함께 경영권 방어 수단의 법제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총 관계자는 "자본시장이 급속도로 개방돼 우리 기업이 활용 가능한 경영권 방어 수단이 매우 취약하다"며 "이미 수차례 외국계 투기자본의 공격으로 막대한 국부 유출과 경영간섭 등의 부작용을 경험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경총은 지난 2일 상법개정안을 사실상 반대하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

재계는 '차등의결권 주식'과 '포이즌 필'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차등의결권 주식은 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 부여해 지배권을 보장하는 주식을 의미하며 포이즌 필은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도록 미리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정부는 2011년 상법개정 당시 포이즌 필 도입 등을 추진했으나 기업에 대한 과도한 특혜라는 반대여론에 밀려 무산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차등의결권이나 포이즌 필을 도입해야 엘리엇 같은 외국계 자본의 과도한 경영간섭을 막을 수 있다"며 "경영권 방어 수단에 대한 논의 없이 상법개정안을 추진하는 것은 기업의 경영부담을 가중시켜 우리 경제에 부담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듬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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