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웅의 여행톡] 만산홍엽 뒤 작은책방, 빗장 언제 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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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 여미는 늦가을이다.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에 헛헛한 마음 한결같다. 만추의 가을비는 푸르른 지난여름을 갈무리한다. 헛헛한 마음을 챙길 때다. 만산홍엽이 쏟아져 내리면 빗장 언제 열었는지 모를 책방이 눈에 띈다. 낙엽 지면 책장이 열린다.

기대에 들뜬 봄, 단단했을 여름, 한구석 허전했을 가을을 지나왔다면 책방여행을 떠나보자. 책을 애써 읽지 않아도 괜찮다. 제목 낯익은 책을 우연히 마주한다면 횡재라도 한 듯한 기분일 터. 책방여행은 그곳에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좋다. 한국관광공사 추천 작은책방(11월 가볼 만한 곳)이 늦가을 손님을 반긴다.  

원주의 작은서점 '스몰굿씽' 내부. /사진=한국관광공사

◆오붓한 책방의 가을사색… 원주 작은 서점

강원 원주의 책방은 오붓하다. 산골이나 골목 뒤쪽에 한적하게 문을 열었다. 작은 책방에 들어서면 정성 담긴 책과 커피 한잔, 빛바랜 나무 탁자가 온기를 전한다. 원주시 흥업면의 터득골북샵은 출판 기획자와 동화 작가 출신 주인 내외가 산골에 터를 잡은 서점이다. 북 스테이와 차 한 잔의 휴식을 곁들일 수 있는 데다. 마음이나 삶을 주제로 다양한 서적과 동화책을 갖췄다. 판부면의 스몰굿씽은 작지만 의미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서점 이름은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소설에서 따왔다. 마당이 아담한 서점은 북카페 형식의 내부가 고풍스럽고 예쁘다. 원주역 인근의 책방 틔움은 소장한 책 95% 이상이 독립 출판물이다. 카페를 개조해 지난 1월 독립 서적 전문 책방으로 문을 열었다. 매달 마지막 금요일에는 책과 인문학을 주제로 심야책방을 연다.

원주 책방 여행은 산책로가 아늑한 박경리문학공원, 작은 갤러리와 근대사를 간직한 반곡역사와 함께 하면 운치 있다. 예술과 관광 명소가 된 뮤지엄 산, 원주소금산출렁다리도 가볼 만하다.

괴산 숲속작은책방. /사진=한국관광공사

◆소탈한 가정집 서점… 괴산 숲속작은책방

충북 괴산군 칠성면 미루마을의 숲속작은책방은 가정집을 개조했다. 신발을 벗고 들어서면 작가의 서재나 거실 같은 분위기가 풍긴다. 책장에는 인문·교양서와 에세이가 많다. 주인장에게 책을 추천받을 수 있다. 부부가 권하는 책은 소개 글과 감상이 적힌 띠지가 눈에 띈다. 주인 부부의 따스함과 다정함이 곳곳에 묻어난다. 침대와 책꽂이가 놓인 다락방에서 하룻밤 묵는 북 스테이도 가능하다.

괴산에는 화양구곡과 산막이옛길 등 늦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많다. 괴강국민여가캠핑장에서 보내는 하룻밤도 추천할 만하다. 오토캠핑 사이트 47면과 캐러밴 사이트 5면, 대형 텐트 사이트 5면, 방갈로 사이트 3면을 갖췄다.

농부네텃밭도서관 나무피리 만들기 체험. /사진=한국관광공사

◆어린이 모험 놀이터… 광양 농부네텃밭도서관

전남 광양시 진상면 농부네텃밭도서관은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이자 주변의 모든 것이 놀잇감이 되는 모험 놀이터다. 작은 연못에서 줄배를 타고 마당 위를 날아다니는 미니 짚라인도 즐길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서재환 관장이 손수 만든 놀잇감이다. 놀다 지치면 어린이책 수천권이 있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다. 입장료와 놀이기구 이용료도 없이 1년 365일 24시간 개방한다.

농부네텃밭도서관 인근에는 끝자리 4·9일에 열리는 옥곡5일장이 있다. 편의시설을 갖춘 도시형 관광시장이다. 이순신대교와 홍보관, 구봉산전망대, 망덕포구도 가깝다. 특히 망덕포구에는 윤동주 시인의 유고를 보존한 정병욱 가옥이 있다.

물레책방에서 열린 권정생 선생의 몽실언니를 영화화한 이지상 감독과의 대화. /사진=한국관광공사

◆헌책방 문화여행… 대구 물레책방

대구 수성구에 특별한 동네서점이 있다. 물레책방이 그곳이다. 겉에서 보면 헌책방이나 안에 들어가면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순환과 상생을 의미하는 물레라는 이름처럼, 수많은 책이 물레책방에 드나든다. 서가를 천천히 걷다 보면 헌책방이 주는 소소한 낭만이 느껴진다. 책방지기가 특별히 아끼는 책은 손님들과 나눠 보기 위해 판매하지 않는다. 대구 문인의 작품이 있는 서가도 특별하다.

물레책방이 자리한 수성구에는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수성못이 있다. 평일에는 고즈넉한 이곳이 주말이면 흥겨운 버스킹 명소로 변신한다. 이상화 시인을 기리는 상화동산과 시문학거리도 조성됐다. 수성못 앞 들안길먹거리타운에서는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또 인근의 대구미술관, 고모플랫폼208, 영남제일관도 챙겨보자.

경의선책거리. /사진=한국관광공사

◆책과 함께하는 도심산책… 서울 경의선책거리

버려진 철길이 책을 만나 복합 출판문화 공간으로 변신했다. 폐철도 부지에 문학·여행·인문·예술 등 분야별 책방 6곳이 들어섰다. 또 아기자기한 조형물도 설치했다.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경의선책거리는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와우교까지 250m가량 이어진다. 휴관일(월요일)을 제외한 연중 내내 책 전시와 판매, 강연, 낭독, 저자와 만남,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경의선숲길의 일부이기도 한 이곳은 산책하다 마음에 드는 책방에 들어가 늦가을을 즐기기 좋다.

주변에 가볼 만한 곳도 많다. 경의선숲길이 대표적이다. 경의선 일부 구간(6.3km)이 지하로 들어가면서 지상에 남은 폐철도 부지를 걷기 좋은 공원으로 만들었다. 소문난 맛집과 카페, 공방, 마켓, 책방이 많은 연남동 구간이 가장 붐빈다. 난지도쓰레기매립장에서 생태공원으로 거듭난 월드컵공원도 가깝다. 언덕에 자리한 하늘공원은 은빛 억새 물결이 장관이다.

파주출판도시 지혜의숲. /사진=한국관광공사

◆책에 대한 모든 것… 파주출판도시

파주출판도시는 책을 벗 삼아 휴식과 힐링을 즐기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경기 파주시 회동길에는 지혜의숲과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을 품은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가 있다. 이곳에서 책을 보며 쉬기 좋은 책방과 북카페가 회동길과 광인사길을 따라 이어진다. 갤러리와 전시관, 박물관이 더해져 심심할 겨를이 없다. 독특한 외관을 뽐내는 건축물도 많다.

인근 여행명소로는 마장호수 흔들다리와 감악산 출렁다리가 있다. 최근 관심이 집중된 여행지로, 아름다운 주변 경관과 짜릿함이 맞물린다. 단풍과 빛축제를 펼치는 벽초지문화수목원이 마장호수에서 가깝다. 또 자유로 인근의 오두산통일전망대와 장릉도 꼭 둘러보자. <사진·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박정웅 parkjo@mt.co.kr

여행, 레저스포츠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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