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방구석' 벗어난 웹툰… 아파트 외벽 장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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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 강영신 기자, 심혁주 기자, 류은혁 기자] 웹툰이 대중문화의 한축으로 자리잡으면서 만화를 보는 것이 마치 산책하고 음악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상적인 행위가 됐다. 그 결과 웹툰을 즐기는 소비층이 세대를 불문하고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는 블루오션 산업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면서 기존 산업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에 머니S는 만화책에서 웹툰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을 짚고 현 상황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웸툰 전성시대] ③ 만화도 파생상품 시대… 넓어진 스펙트럼  

경기도 부천 송내대로에 조성된 벽화만화 단지./사진=류은혁 기자

#.직장인 김모씨(28)는 매일 밤 잠들기 전 반드시 하는 일이 두가지 있다. 하나는 알람을 맞추는 일이고 나머지 하나는 웹툰을 보는 것이다. 평소 드라마는 보지 않지만 웹툰은 매 요일마다 챙겨본다. 얼마 전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웹툰의 주인공 캐릭터가 들어간 머그컵까지 구매했다.

웹툰이 하나의 주류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일탈적 재미에 머물던 '만화산업'이 대한민국 산업의 토양을 바꿔놓고 있다. 최근에는 웹툰 콘텐츠 IP(지식재산권)에 대한 창구가 다양해지면서 부동산을 비롯한 기존 산업에서 재탄생되고 있다. 

웹툰 유미의 세포들 표지./사진=네이버 웹툰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12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유플렉스에서 진행한 인기웹툰 '유미의 세포들'의팝업스토어에 팬 3만명이 방문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된 기념으로, 웹툰 캐릭터가 원작에서 운영한 '바비분식 푸드트럭'을 실물로 제작, 전국 순회를 시작했다.

이마트도 지난 9월부터 '잡다한컷', '미생' 등 유명 웹툰 일러스트를 담은 1인 좌식 접이테이블을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소수의 사람들만 즐겨 비주류문화로 분류되던 웹툰이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 Use: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매체로 이용)가 활성화되면서 기존 산업과 '컬래버레이션' 효과를 내고 있다. 

◆아파트 외벽에 웹툰이?… '거대 만화갤러리'

웹툰 유미의 세포들이 그려져 있는 부천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류은혁 기자

생활소비재와 식품, 화장품 등에만 활용되던 웹툰IP가 최근에는 도시의 얼굴을 대변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부천시의 경우 부천시내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경인전철 송내역에서 부천테크노파크 사이의 송내대로 양편 아파트단지에 10층 높이의 대형 만화 벽화를 그려 넣었다.

부천시는 지난해 송내역부터 부천종합버스터미널까지 송내대로변 1.5㎞ 구간 아파트 17개 동에는 15개 작품이 그려진 거대한 만화단지를 조성했다. 거주자를 비롯해 지나가던 운전자까지 스쳐지나가면서 볼 수 있는 만화갤러리가 생겨난 것.

부천시 만화애니과 박선정 주무관은 "부천시는 만화도시화 사업의 일환으로 2015년부터 만화벽화 사업을 추진했다"면서 "유명 (웹툰)벽화가 들어서면서 젊은층 세대의 반응이 좋다. 특히 구도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동네의 경우 만화벽화 조성으로 동네가 명물이 되지 않을까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부천 송내대로에 조성된 벽화만화 단지./사진=류은혁 기자

부천시의 국내 대표 만화도시인 부천의 아파트 경관을 개선해 내방객에게 매력적인 만화도시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웹툰 '유미와 세포들'이 그려진 아파트단지에 사는 김다혜씨(31·여)는 "(만화벽화가) 삭막한 분위기의 아파트단지를 살아 숨쉬게 만들었다"먀 "타지에서 놀러온 친구들이 (우리 아파트단지를 보고) 부러워한다"고 밝혔다.

부천 소풍터미널에서 만난 또 다른 시민은 "업무 때문에 부천을 처음 방문했다. 터미널 밖으로 나가보니 아파트단지에 이현세 작가의 '떠돌이 까치'가 그려져 있어 반가웠다"면서 "만화벽화 조성이 (나처럼) 부천을 처음 찾는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송내대로 아파트뿐만이 아니라 수련회장, 병원 등 일반 건물에도 만화벽화를 그려 넣고 있다. 박선정 주무관은 "부천시는 최근 아파트 건물 외벽뿐만 아니라 일반 건물외벽에도 만화벽화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면서 "자연생태박물관을 비롯해 소사 청소년수련관, 심곡 시민회관 일원 등에서 유명 웹툰 캐릭터 벽화 작업을 최근 완료했다"고 밝혔다.

◆'만화책 마니아'의 성지, 한국만화박물관 가보니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전경. /사진=류은혁 기자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은 '웹툰작가'라는 부푼 꿈을 안고 찾은 어린 학생부터 추억에 젖은 중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으로 붐볐다. 기자가 한국만화박물관에서 만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견학생은 '장래희망이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기안84 웹툰작가처럼 만화작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만화박물관은 사라져가는 우리 만화 자료들을 수집하고 보존해 만화의 문화 예술적 가치를 높이며 후손들에게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물려주고자 2001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기관으로 개관했다.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구성된 만화박물관은 수장고, 상설·기획전시관, 만화도서관, 교육실, 만화영화상영관을 아우르는 초대형 복합문화공간이다. 다양한 만화기획 전시와 교육프로그램 및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시민들의 친근한 문화휴식공간이자 부천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내 마련된 만화 그리기 체험장. /사진=류은혁

어린 학생들에게 한국만화박물관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기에 안성맞춤의 공간이다. 만화 속 캐릭터를 옮겨 그려보는 '나도 만화가 만화 그리기 체험존'에서는 아이들의 대통령을 불리는 '뽀로로'부터 '핑크퐁'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그려보는 기회가 제공된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와 함께 한국만화박물관을 찾은 김은혜씨(39·여)는 "(한국만화박물관) 방문만 이번이 세번째다. 만화캐릭터 입체캔버스 그리기 등 아이에게 딱 맞는 체험을 쉽게 찾을 수 있어 좋다"면서 "아이도 다른 박물관과 다르게 흥미를 보이며 적극적으로 체험에 동참한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한국만화박물관이 어린 학생에게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양복을 입은 중년부터 20∼30대로 보이는 젊은 커플까지 한국만화박물관 내 도서관에서 만화책을 보며 휴식을 취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내 조성된 '만화책 도서관'. /사진=류은혁 기자

한국만화박물관 내에는 27만권에 달하는 다양한 종류의 만화책이 놓인 '만화도서관'이 갖춰져 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무료로 만화책을 열람할 수 있어 만화책 마니아에게는 천국과 같은 곳이다.

만화도서관에서 만화책을 보고 있던 김진수씨(33·남)는 "업무가 일찍 끝나거나 쉬는 날이면 만화박물관을 방문해 만화책을 본다. 내게는 한국만화박물관이 책방같은 곳이다"면서 "만화책을 보는 것이 나의 유일한 낙이자 취미다. 그래서 한국만화박물관은 인근에 사는 나 같은 마니아에게 성지로 불린다"고 설명했다.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에 전시된 80~90년대 만화책방 모습. /사진=류은혁 기자

◆여전히 갈길 먼 웹툰산업… 제2의 밤토끼 때문?

8만건이 넘는 웹툰을 불법으로 온라인에 게시한 '밤토끼' 운영자가 지난 9월 징역 2년6개월과 5억7900만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이 사이트 운영자는 검거돼 처벌을 받았지만 콘텐츠 불법복제로 인한 수천억원대 손해와 트래픽 감소는 웹툰업계가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밤토끼는 2016년 10월 사이트 개설 후 투믹스를 비롯한 국내 웹툰업체 연재작 9만여편을 불법으로 게시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방문자 수가 6100만명으로 페이지뷰(PV)는 당시 네이버웹툰(1억281만건)보다 많은 1억3709만건에 달할 정도로 웹툰업계의 피해가 컸다.

밤토끼 로고 및 유사사이트. /사진=밤토끼 유사사이트 캡쳐

웹툰업계는 네이버와 다음, 레진코믹스 등 총 61개 회사의 피해규모가 지난 4월에만 2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했다. 밤토끼 폐쇄 후에도 유사 사이트가 기승을 부려 지난 7월 기준 39개 웹툰플랫폼에서 불법으로 복제된 웹툰이 3671개, 피해규모는 1433억원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국내 웹툰산업의 성장과 세계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도 많다. 그 가운데 하나가 웹툰 불법 복제 방지다. 지난 5월에는 네이버웹툰에서 '외모지상주의'를 연재 중인 박태준 작가가 '밤토끼' 운영자를 검거한 부산경찰청에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박태준 작가 자필편지./사진=박태준 작가 페이스북 캡처

박태준 작가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웹툰산업은 미래 한국의 큰 국가경쟁력이 될 수 있다. 글로벌적으로 선점 중인 웹툰산업이 불법 웹툰 사이트로 인해 침몰하고 있다"면서 "콘텐츠에 대한 선진의식으로 한국웹툰의 펜과 마음을 지켜달라. 불법웹툰 사이트의 검거에 앞장서주신 부산 경찰청분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처럼 불법 웹툰 복제가 만연할 경우 웹툰산업은 고사하거나 대폭 위축될 수밖에 없다. 웹툰작가의 생계가 위협받고 웹툰산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이들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정부 당국이 웹툰 불법 복제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웹툰 교육사업을 운영하는 A씨는 "웹툰 불법복제 사이트 밤토끼가 어마어마한 피해를 줬는데도 겨우 징역 3년과 추징금이 6억원도 안된다"면서 "(콘텐츠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정책과 독자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웹툰업계도 성장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류은혁 ehryu@mt.co.kr

머니S 류은혁 기자입니다. 이면의 핵심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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