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의무수납제 완화하라"… 금융정책 전문가들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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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국민대 교수가 9일 오후 서울 을지로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신용카드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서대웅 기자

소상공인의 경영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가 카드수수료 인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영세상인이 1만원 이하의 소액결제 건에 대한 카드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논의가 9일 진행됐다. 카드수수료 제로(0)를 표방하며 정부가 추진하는 제로페이 서비스에 대해선 “수수료 제로가 아닌 전가의 문제”라며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신용카드학회가 이날 서울 을지로 은행회관에서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정책과 카드산업 이슈’를 주제로 개최한 정기학술대회에서 금융정책 전문가들은 1만원 이하 거래 건에 대해선 의무수납제를 폐지해야 영세상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의무수납제란 영세소상공인 등 신용카드가맹점이 카드결제를 거부할 수 없고 카드결제 가격을 현금가격보다 높게 매길 수 없도록 한 제도다. 이를 어긴 가맹점주는 1년 이하의 징역을 받거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이건희 국민대 교수는 주제 발표에서 “의무수납제는 가맹점의 자유로운 영업행위를 막는 제도”라며 “1만원 이하의 소액결제 건은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자율적으로 거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소액인 물건을 카드로 결제하려 할 때 가맹점주가 이를 거부하고 현금결제를 유도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이다.

1만원 이하 결제 건으로 한정한 건 의무수납제 완전폐지 시 소비자의 큰 불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액결제 건으로만 한정하면 카드결제를 거부할 것인지를 상인이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카드를 받지 않으면 매출이 하락할 수 있어 상인이 무조건적으로 카드결제를 거부하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여기에 현금결제 가격을 카드가격보다 낮게 매기면 영세상인은 카드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소비자는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 교수는 “의무수납제를 완화해도 가맹점의 특성, 영업모델 등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며 “제도 완화로 상인의 영업 자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의무수납제가 디지털 시대에 뒤떨어지는 ‘구식 제도’라는 진단도 나왔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현재의 여전법(여신전문금융업법)은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이 갖춰지기 전인 아날로그 시대에 제정된 것”이라며 “앱투앱(App to App) 등 디지털 지급결제 서비스가 현행법의 의무수납제에 막혀 활성화되는 데 제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페이 등 중소벤처기업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제로페이에 대해선 비판이 쏟아졌다. 서 교수는 “수수료 제로(0)를 표방하지만 시중은행과 플랫폼사업자에게 각종 비용을 전가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경전 경희대 교수는 “(서울페이 등 제로페이는) 지급결제시장에서 또 하나의 혁신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도입 과정은 절망적”이라고 촌평했다.

한편 새로운 적격비용이 적용되는 내년을 앞두고 금융당국은 카드수수료를 추가로 인하할 예정이다. 당국은 카드사의 일회성 마케팅을 줄여 약 1조원의 카드수수료 감축을 목표로 두고 있다.
 

서대웅 mdw1009@mt.co.kr

<머니S> 금융팀 서대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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