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미래의 문, ‘참여’만이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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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 경쟁, 취업 경쟁, 승진 경쟁…. 이 땅의 젊은이들을 학창시절부터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사회는 스무살 성년이 되는 순간 더욱 냉혹해진다. 그렇지만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교육 불평등에 대한 고민과 문제제기가 지속되고 주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등의 근로자 권익신장도 꾸준히 시도된다. 정부는 청년의 주거권 보장이나 육아복지제도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머니S>는 2018년 연중기획 ‘혼돈의 2030, 길을 찾아라’ 마지막 시리즈로 청년정치인과 청년정책 참여자들을 만나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편집자주]

[혼돈의 2030, 길을 찾아라-대한민국 희망, 청년에게 듣다-하] ‘해결사’가 말하는 답안지

불행하지만 희망이 없다. 대한민국 청년의 현실이다. <머니S>가 ‘혼돈의 2030, 길을 찾아라’ 연중 기획을 시작하며 지난 4월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행복한 2030세대는 14.3%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실을 바꾸기 위해 ‘참여’하는 청년은 7.7%밖에 안됐다.

‘참여’는 희망이 없고 불행한 청년에게 답이 될 수 있을까. 서울시는 내년 3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청년자치정부’를 출범시킨다. 청년에 의한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머니S>는 지난 12일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이하 청정넷) 초기 운영자인 신윤정 서울시 청년자치정부 준비단 단장과 정재욱 메리홀리데이 이사와 만나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메리홀리데이는 디지털미디어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참여에 길이 있다. 청년정책의 주인공은 청년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윤정 서울시 청년자치정부 준비단 단장(왼쪽)과 정재욱 메리홀리데이 이사. /사진=서대웅 기자

◆청년정책의 출발은 ‘거버넌스 운영’

- 청년정책의 출발점으로 거버넌스 운영을 꼽은 이유는.


신윤정 서울시 청년자치정부 준비단 단장=청년은 대표적인 조직화되지 않은 집단이다. 다른 세대에 비해 연령 범위가 넓고 사회에 온전히 발을 딛기 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관 협력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관’(정부)은 청년의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민’(청년)은 정책 결정 과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폭을 넓히자는 것이다.

정재욱 메리홀리데이 이사=얼마 전 모 정당의 청년위원회에서 서울청정넷을 방문했다. 청년들이 제안하는 정책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더라. 전문가 집단은 물론 정당에서도 청정넷이 내놓은 정책제안에 대한 고민을 못해봤다는 것이다. 사실 각 정당의 청년위는 당의 청년조직을 관리하고 담당하는 조직이어서 전문적인 정책제안을 내놓는 게 구조적으로 힘들다. 민관 협력기구가 필수적인 이유다.

- 민관 협력방안의 구조적인 자리매김이 가능한 건가.

신윤정=
서울시가 청년자치정부를 두기로 한 이유는 청년거버넌스를 시스템화하기 위해서다. 지금도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청년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거버넌스를 운영하고 있다. 청년의회에 참여할 청년을 공개 모집하고 의제를 설정해 기존 사업에 대한 모니터링, 신규사업 발굴 등의 연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식이다. 그러나 현재는 서울시와 시의회가 청년을 신뢰한다는 ‘암묵적 존중’을 공식화한 것에 불과하다. 시와 의회, 청년 간 ‘합의’가 아닌 실질적 시스템을 갖춰야 청년이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넓힐 수 있다.

정재욱=자치정부 차원의 조례로 제정되기 때문에 영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 서울시의 각 실·국에 구성된 각종 위원회에서도 청년 참여율을 높이기로 했다. 서울청정넷 ‘참여분과’에서 활동하며 청년자치정부 추진위에 ‘청년위원 15% 목표제’를 제안했는데 조기에 받아들여졌다. 현재 4%에 그치는 이 비율을 높여 청년의 정책 참여율을 높이자는 의도였다. 이밖에 추진위가 제안하는 방안을 조례로 두면 가변성을 줄일 수 있다.

- 정책 입안 과정에 비전문가가 참여한다는 우려도 있다.

신윤정=
청년이 미숙하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한 견해다. 우선 청년은 미숙하지 않다. 정책은 정책수용자인 시민이 가장 잘 안다. 수용자를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시키는 게 민주적인 절차다. 청년의 참여를 확대하자는 거지 정책을 직접 결정하자는 게 아니다. 또 당사자인 청년과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한데 모이는 자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생애주기 중 하나인 ‘청년’은 학문분야로 치환할 수 없다.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를 ‘청년 전문가’로 특정지을 수 없다는 얘기다. 특정 전문가가 주도권을 쥐는 순간 해당 전문 분야로 청년정책이 치중된다. 일자리, 주거, 교육, 복지 등을 포괄할 수 있는 통합성이 필요한데 이를 가장 잘 아는 청년이 참여하는 건 당연하다.

◆사회안전망 확대하고 일자리 질 높여야

- 청년 참여가 관건이다. 국내 청년거버넌스는 서울에서만 활발하다.

정재욱=
실제적인 효능이 중요한 것 같다. <머니S>가 지난 4월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이 하는 일은 ‘자기계발’(38.3%)과 ‘순응·인내’(36.7%)다. 적극적인 참정에 나서는 비율은 7.7%에 불과하다. 시민이 주인이라는 말은 많지만 사실상 주체적 면모가 약하다. 청년수당이든 주거지원이든 등 청년이 정책을 제안하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내년에 출범하는 자치정부의 숙제다.

신윤정=지금은 전국에 청년네트워크가 구축돼있지만 서울청정넷이 만들어진 2012년 주요 쟁점이 하나 있었다. 서울의 청년만을 위한 활동을 벌이는 게 적절하냐는 것이었다. 청년은 생애주기의 특정한 연령대를 지칭하는 개념이어서 어느 한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만으로 대상을 국한할 수는 없다. 다만 당시는 국내 청년거버넌스의 태동기였다. 전국적 영향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가 청년 기본조례를 제정한 게 2015년이다. 이제 막 실험단계를 거쳤고 서울 이외 지역에서도 여러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 청년 일자리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가장 큰 문제점은.

정재욱=
서울시 공무원으로 있다가 나와서 민간 입장에서 보니까 다른 점이 정말 많다. 우선 정부는 ‘숫자’에만 목매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를테면 중소기업이 직원을 채용하면 가산점을 부여하고 지원금을 주겠다는 식이다. 이래선 일자리 질을 높일 수 없다. 공공에선 지원하면 다 될 것 같지만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원받기도 어렵고 채용하는 건 더 어렵다. ‘사회적 안전망’을 확대할 필요도 있다. 국회와 시청에서 일할 땐 종합건강검진 지원이 당연한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은 소수다. 중소기업 종사자에 대한 복지혜택을 늘려야 한다.

신윤정=단기 대책에만 매몰돼 있다. 고용창출 동력인 산업을 성장시켜야 하는데 산업 성장대책이 요원상 상태에서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건 단기처방일 수밖에 없다. 물론 단기처방도 중요하다. 그러나 중장기 대책도 함께 나와야 한다. 이 시점에서 안정적인 소득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소득을 일자리에서 보장하는 노동체제는 산업화시대의 산물이다. 그러나 지금은 새로운 소득보장체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수당이든 배당이든 개인이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소득을 사회안전망을 통해 마련해주자는 것이다. 서울시 청년정책에 관여하며 일관되게 주장한 점이기도 하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7호(2018년 11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서대웅 mdw1009@mt.co.kr

<머니S> 금융팀 서대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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