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크게 돌아온 ‘빅로고’… 젊은이들 파고든 ‘새로운 옛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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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처럼 잊을 만하면 한번쯤 등장하는 복고 열풍. 장르와 분야를 막론하고 복고는 레트로, 빈티지라는 이름으로 시대를 대변했다. 그런데 최근 복고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어쩐지 다르다. 이전에 접하지 못한 레트로 흐름이다. 1020 젊은층도 복고를 즐기는가 하면 추억 속 제품과 디자인은 같지만 기능은 최첨단이다.유통업계와 문화계 등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는 뉴트로 열풍. <머니S>가 친숙한 듯 새로운 뉴트로의 이유 있는 흥행과 그 현상을 들여다봤다.-편집자주-


[뉴트로가 뜬다] ② ‘아날로그 마케팅’ 열풍 분다

#. 20여년 전 청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통바지에 브랜드 로고가 크게 박힌 비비드한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젊은이들. 어릴적 입맛을 사로잡았던 추억의 간식거리는 편의점 진열대에 자리 잡았다. 과거 오락실 제왕으로 군림했던 펌프는 신촌, 강남 등 젊은이가 몰리는 게임센터에 가면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마치 1990년대 말 어느날을 살고 있는 것 같은 2018년. 그런데 느낌이 이상하다. 이 모든게 촌스러울 법도 한데 오히려 스타일리시하다.

김포공항 롯데몰
‘돌고 돈다’는 유행은 어릴적 복고풍 정서와 흡사하지만 무언가 새로운 뉴트로 열풍을 낳았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에겐 향수를, 1020 젊은층에게는 '낡았지만 새로운' 감성을 깨울 수 있는 독특한 자극을 준다. 특히 아날로그 감성을 그대로 유지하되 현대적인 감각을 덧입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 크고 화려하게 돌아온 ‘빅로고’ 


이런 뉴트로에 힘입어 패션업계에 ‘빅로고’ 바람이 불어닥쳤다. 보일 듯 말 듯 로고를 감추던 유행은 벌써 퇴물로 여겨진다. 이왕이면 더 크게, 더 돋보이게 로고를 드러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빅로고는 더 이상 지루한 복고패션이 아닌 로고에 담긴 브랜드 헤리티지를 현대적인 시각에서 재해석한 스타일”이라며 “멋스러우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동시에 연출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레트로 어글리 슈즈
스포츠웨어 부문에서 뉴트로 유행을 주도한 휠라코리아는 올해 전체 의류에서 헤리티지 판매 비중이 60~70%였다. 의류 판매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헤리티지 라인이 차지했으며 특히 빅로고 티셔츠가 완판 행진을 벌이며 5회 이상 리오더 생산을 진행하기도 했다.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엠엘비(이하 MLB)는 빅로고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메가로고 캡’을 공개했다. MLB의 메가로고 캡은 컬러풀한 부클 로고 스타일과 기존 베이직 캡에서 차별화한 자수 로고 스타일 두가지로, 팝한 컬러감과 과감해진 로고 사이즈가 눈길을 끈다.

루이비통은 올해 FW시즌 화려한 컬러의 브랜드 로고와 엔틱 금장 심볼을 포인트로 준 '뉴 웨이브 체인 백 MM'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제품은 핸드백 상단 손잡이 쪽에 다채로운 컬러 로고를 더해 유니크한 느낌을 강조했으며 빈티지 스타일의 메탈 로고 장식을 크게 넣어 화려한 느낌을 완성했다. 알록달록 빅로고로 누가 봐도 한눈에 루이비통 핸드백임을 알 수 있는 이 제품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더해지며 패션 피플들의 SNS를 달구고 있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는 할렘 출신의 유명 디자이너 대퍼 댄과의 협업으로 만든 ‘구찌-대퍼 댄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로고를 전체적으로 활용하는 디자인으로 유명한 대퍼 댄이 구찌의 로고와 모티브에서 영감을 받아 더욱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추억을 먹는 ‘식품업계’

식품업계에도 레트로 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는 새로운 패키지와 맛을 구현한 제품을 속속 선보이며 소비자 시선을 끌고 있다. 최근 팔도는 대표 용기면인 ‘왕뚜껑’을 봉지면으로 바꾼 더왕뚜껑을 출시했다. 1990년 처음 선보인 ‘왕뚜껑’은 그동안 김치왕뚜껑, 우동왕뚜껑 등으로 브랜드를 확장했지만 봉지면 형태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돌아온 썬칩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태양의 맛 썬’으로 재출시된 ‘썬칩’은 매달 최고 매출액을 경신하며 4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1000만봉을 돌파했다. 1979년 출시된 '빠다코코낫'은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1970~80년대 유행했던 과자 종합선물세트도 재등장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으나 단종됐던 인기 제품이 재출시되는 경우도 있다. 조명 브랜드 루이스 폴센은 1927년 모델의 디자인과 호박색 유리를 사용한 복고 감성의 조명을 요즘 트렌드에 맞게 응용해 제작했다. 페나키보드는 옛 타자기를 닮은 복고풍 디자인의 무선 키보드를 선보였다.

1980~90년대 음료 회사에서 홍보용으로 나눠줬던 옛날 유리컵도 그와 비슷한 사례다. 서울 사당동 ‘경, 이로운’, 춘천 ‘크로프트 커피’ 등은 빈티지 컵 음료로 뜨는 카페들이다. 홍대 인근에 위치한 ‘어른이대공원’은 입구가 오목한 서울우유 유리병에 생맥주를 담아 팔아 입소문이 났다.

빈티지 컵이 인기를 끌자 빙그레는 1990년대 초반에 사용하던 로고를 넣은 유리컵을 제작해 사은품으로 증정하고 오리온은 패션 편집숍 비이커와 함께 초코파이 그림이 새겨진 빈티지 컵을 제작해 판매했다.

◆ 옛날옛적풍 가구와 가전

갈수록 대형화되고 복잡해지는 IT시장에도 뉴트로 바람이 불고 있다. 1990년대 오락실 고전게임 40종을 담은 오락기 ‘네오지오미니’는 온라인 예약판매 하루 만에 품절됐다. 1990년대 말 오락실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펌프’는 서울 신촌, 홍익대 앞, 강남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게임센터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펌프 부활에 힘입어 제조사 안다미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배가 늘었다.

리빙업계도 뉴트로 열풍에 가세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가구점에는 도시적인 느낌의 가죽소파 등이 즐비했지만 최근에는 따뜻한 감성의 패브릭과 나뭇결이 적절히 조화된 가구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주방식기도 뉴트로 열풍이다. 물방울무늬와 나뭇가지 형태의 접시 등 1980년대 후반 우리네 식탁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디자인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뉴트로 트렌드의 인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뭘까. 4050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자극하는 향수를 이를 경험하지 못한 2030세대에게는 신선하고 독특한 감성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뉴트로가 흥미로운 건 이 유행을 10~20대가 이끌어간다는 것”이라며 “복고 제품에 대한 추억은 없지만 이들에겐 뉴트로 자체가 새로운 존재감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어른들이 보기엔 촌스러운 색과 로고 장식일지라도 이들에겐 개성있고 신선한 갖고 싶은 굿즈”라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8호(2018년 11월28일~12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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