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3개의 심장’으로 돌아온 쉐보레 더 뉴 말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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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더 뉴 말리부. /사진=이지완 기자
한국지엠은 2016년 올 뉴 말리부를 선보인 이후 2년7개월여 만에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말리부를 선보였다. 쉐보레 대표 중형 세단인 말리부는 현재 한국지엠의 내수실적을 견인하는 모델 중 하나다.

한국지엠 입장에서는 이번 말리부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구조조정에 따른 철수설로 곤혹을 치르며 내수판매량이 곤두박질친 와중에도 스파크가 여전히 선방하고 있지만 상황이 예전과 같지는 않기 때문. 경차시장은 소형SUV의 등장과 함께 점차 축소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지엠이 믿을 것은 여전히 수요가 많은 중형 세단, 말리부뿐이다. 물론 말리부도 무너진 신뢰도의 영향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판매량이 줄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는 듯 부분변경된 말리부는 신차와 버금가는 변화를 보여준다. 외관 디자인부터 파워트레인, 안전 및 편의사양 등 다방면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새로운 심장 1.35 E-터보, 1.6 디젤

한국지엠은 지난달 26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말리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말리부를 공개하며 미디어 시승행사를 병행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달라진 점은 전면부 그릴과 헤드 및 리어램프 등이다. 기존 대비 듀얼포트 크롬 그릴이 더 넓어졌고 LED 헤드램프의 디자인이 좀 더 세련되졌다. 리어램프 디자인도 트렌디하게 변경돼 스포티한 느낌을 물씬 풍겼다.

구형 말리부와 신형 말리부를 나누는 기준은 디자인적인 측면이 크지만 주행의 핵심인 엔진에도 있다. 더 뉴 말리부에는 1.35ℓ 직분사 가솔린 E-터보(Turbo)엔진과 1.6ℓ 디젤엔진이 추가됐다.

인제 스피디움에서 두 모델로 서킷을 돌며 핸들 조작감, 가속성능 등을 간단히 체험했다. 핸들은 빠르게 반응해 주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가속성능의 경우 1.35ℓ E-터보는 속도가 올라갈수록 커다란 굉음을 내며 서킷을 질주했다. 다소 버겁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이 굉음이 오히려 속도감을 더 느끼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1.6ℓ 디젤은 디젤엔진 특유의 엔진음이 귀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무난했고 가속성능도 준수했다.
쉐보레, 더 뉴 말리부 1.35 E-터보 가속성능 테스트. /사진=이지완 기자
이날 현장에서는 단거리 직선 구간에서 1.35ℓ E-터보와 구형 말리부를 끝으로 사라진 1.5ℓ 터보 모델의 가속성능 비교 테스트도 함께 진행됐다. 동일한 출발선에서 엑셀을 밟아 도착지점까지 어떤 차량이 먼저 도달하는지 시험해보는 것이 목적이었다. 여기에는 라이트사이징 기술이 적용된 1.35ℓ E-터보가 성능면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던 한국지엠 측의 의도가 담겨 있었다.

본격적인 테스트 전 인스트럭터가 한차례 시범을 보였다. 결과는 1.35ℓ E-터보의 승리. 이후 행사에 참석한 기자들이 2인 1조로 비교 주행을 해봤다. 모두 1.35ℓ E-터보가 더 빠른 속도로 골인지점을 통과했다. 제원상으로는 구형 1.5ℓ 터보 모델이 1.35ℓ E-터보 대비 최대출력, 최대토크 등이 높다. 배기량이 더 크기 때문에 더 좋은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해당 체험에서 보조석에 탑승해 주행을 도왔던 인스트럭터는 “미션과 세팅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35 E-터보는 VT40 무단변속기, 1.5 터보는 3세대 6단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장거리 주행 무난한 2.0 터보

한국지엠 측은 라이트사이징 기술이 적용된 1.35ℓ E-터보엔진이 글로벌 최초로 신형 말리부에 처음으로 적용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장거리 시승에 쓰인 모델은 전부 2.0ℓ 터보였다. 단거리에서 예상 외의 실력을 보여준 1.35ℓ E-터보였기 때문에 장거리 주행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내심 기대했지만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

장거리 시승에서 직접 주행한 구간은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철정휴게소부터 서울 잠실의 롯데호텔까지 약 90km 구간이다. 2.0ℓ 터보는 최대출력 253마력에 최대토크 36.0㎏·m의 성능을 갖췄다.

앞서 진행했던 서킷 주행과 가속성능 비교 테스트에서는 주행에 치중해 내부 디자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100㎞에 달하는 긴 구간을 달리는 동안 가다서다를 반복하니 그제서야 여러 구성 요소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젊게 변했다는 느낌을 받은 외관과 달리 디자인 측면에서 내부의 변화는 없다. 내부 인테리어까지 손을 봤다면 풀체인지가 됐을 것이다. 더 뉴 말리부는 부분변경 모델이다. 모든 것이 바뀌길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디자인 변화는 없지만 내비게이션과 8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등으로 상품성은 개선됐다. 내비게이션은 구형에 비해 확실히 시인성이 좋아졌다. 오디오 조절 버튼과 중앙 디스플레이의 변화는 없지만 전체적인 그래픽이 이전 모델 대비 젊고 세련된 형태로 변경됐다. 마치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쉐보레,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지엠
8인치 클러스터는 내비게이션, 속도계, 주행 모드(스포츠, 투어링), 평균연비 및 속도, 엔진오일, 오디오 등의 정보를 보여준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과속단속 구간에 임박했을 때 텍스트로 이를 표시해준다는 것이다. 중앙 디스플레이에서 구현되는 내비게이션을 보기 어려운 초보 운전자 입장에서 이 같은 배려는 든든한 지원군을 옆에 앉히고 주행하는 기분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주행은 대부분 스포츠 모드로 진행했다. 곡선 도로에서 핸들 조작은 즉각 반응해 주행의 재미를 느끼게 했다. 주행보조기능도 나쁘지 않았다. 차체가 차선 중앙으로 반듯이 가도록 하는 높은 수준의 지원은 없었지만 차선 이탈 시 자동으로 핸들이 좌우로 방향을 틀며 안전운전에 도움을 줬다. 복합연비는 10.8㎞/ℓ인데 실주행에서 11.8㎞/ℓ를 기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9호(2018년 12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지완 lee88@mt.co.kr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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