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연의 그래픽저널]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금리

 
 
기사공유
일러스트레이트=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2008년 금융위기 10주년(?)인 올해는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불확실성과 고통이 말할 수 없이 높았다.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지난해까지 장기성장을 거듭해왔는데 올해는 이런 안정감이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의 표면적인 이유는 글로벌 분쟁의 지속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은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교역 파트너들을 괴롭혔다. 미국을 대표로 자국이익 우선을 위한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곳곳에서 분쟁을 일으키며 세계무역기구(WTO),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orld Bank) 3대 국제기구로 대표되는 자유무역 시스템을 위협했다.

◆경제둔화 근본적 원인 ‘금리’

글로벌 분쟁 이전에 더욱 근본적인 원인은 ‘금리’에 있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한다. 세계 대부분 상거래에 기본 통화(기축통화)를 발행하는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해만 3번 올렸다. 오는 19일(미국시간)에도 한 차례 더 올리고 내년에도 2~3회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라 전 세계 각국도 금리를 올려야 하는 처지에 몰리며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실제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아르헨티나는 IMF로부터 긴급 자금을 지원받았고 터키도 국가부도 위험 상태에 있다고 한다. 기세가 등등하던 미국 주식시장도 마치 3-6-9 게임처럼 올해 3월, 6월, 9월 금리를 인상해 녹아웃됐고 미국경제와 밀접한 중국과 한국의 주식시장은 더 폭락하고 말았다.

도대체 금리가 뭐길래 이 난리 속일까. 대부분 일반인은 TV나 신문 기사에 금리라는 단어가 나오면 피부에 와닿지 않아 상관없는 세계의 얘기로 흘려듣는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금리는 모든 투자 상품의 어머니이며 미래의 거울이라 할 수 있다. 무시할 경우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참화를 당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생애주기 자산관리에는 초장기 투자가 필수인 만큼 경제 트렌드의 대표 지표인 금리를 이해하지 못할 경우 신호등을 모르고 운전대를 잡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피상적인 단어가 너무 자주 등장해서 소홀하기 쉽지만 사실 금리를 제대로 이해하는 투자자는 드물다. 저자도 사실 금리를 완전히 안다고 할 수는 없다. 다양한 현장에서 조금 오래 경험하면서 정리하고 있을 뿐이지만 금융투자산업의 울타리에서 평생 자산관리를 지켜보며 느낀 것은 투자의 시작과 끝에 항상 금리가 있다는 것이다.

금리는 사용자의 입장에 따라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고 이해하는 방법도 다르다. 예를 들면 자금 보유자에게는 예금(대여)금리로 미래의 자산(또는 수익)이며 효용을 주는 존재지만 자금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대출금리로 곧 미래의 빚(또는 비용)이자 고통의 근원이 된다. 물론 더 큰 수익을 목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차입하는 사람에게는 레버리지의 비용 또는 투자비용이 될 것이다.

한국은행의 직원에게는 정책금리로 통화정책의 수단이 된다. 조금 어렵지만 경제학자에게는 현재 소비를 포기하고 더 많은 미래 소비를 얻기 위해 필요한 실질금리가 중요하다. 실질금리는 꼭 돈(화폐)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닌 재화와 같은 실물에도 적용되는 경제적이고 추상적인 이자다. 이 외에도 투자 포지션이나 금리 발생 목적별로 금리는 수많은 얼굴을 가질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트=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금리는 가격의 어머니


다양한 얼굴에도 가장 중요한 기능은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금리는 현재 기준으로 미래에 발생할 이자이고 미래 기준으로는 미래 가치를 현재로 환산하는 할인율이다. 어떤 면에서 금리는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타임머신과 같은 기능이 있다.

금리변동의 원인에 대해서는 경제학파 입장에 따라 주장이 다르다. 다만 금리는 미래에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는 생물과 같은 것이며 금리의 변동에 따라 물건, 서비스, 금융상품 등 가격을 가진 모든 것의 가격이 변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당신의 생애자산과 깊은 관련이 있다. 지금 당장이 아니면 닥쳐올 미래에 반드시 영향을 미친다.

다시 강조하면 금리는 자본주의 경제의 모든 것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금리는 가격의 어머니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주식 가격의 결정 원리에도 금리가 깊숙이 개입한다. 흔히 알려진 주식가격 추정 모형은 회사가 사업으로 벌어서 줄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배당금액을 금리로 나눠(또는 할인해서) 역산이라는 과정(현재가치화 과정)을 거친 뒤 현재의 가격을 추산한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내리는 이유를 ▲회사가 사업상 빌리는 돈의 차입 비용이 증가한다고 경영 측면에서 설명할 수도 있지만 ▲투자론 입장에서는 금리가 분모에 있기 때문에 투자자가 받는 배당이 줄어드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처럼 주식의 가격을 결정하는 원리를 대부분 재화, 서비스, 금융상품 등 모든 것의 가격을 이해할 때로 확장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TV나 기사에 금리 얘기가 나오면 좀 더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 금리가 오른다면 대부분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고 투자 자산을 보유한 사람에게는 위험이 있을 수 있다. 투자 의향이 있는 사람은 더 싸게 살 기회가 발생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사업을 하는 사람은 사업비용이 증가할 것이고 시업여건이 어려워지는 만큼 경기는 안 좋아질 것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국가 경제 차원까지 시야를 넓히면 금리의 상승은 대출자들에게 미래 빚이 늘어나는 것으로 1500조원의 가계부채 시대를 맞은 한국경제는 큰 문제가 된다. 국가별로 금리가 차이나면 자본의 국경 이동이 자유로운 나라 간에는 금리가 높은 나라로 자금이 이동하게 된다. 자금이 빠져나가는 국가는 통화가치를 더욱 하락시켜 대량의 자금이탈이 발생하게 되며 외환보유고가 적거나 경상수지가 적자인 부채 국가들은 국가부도 사태가 있을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로 한국은행이 고민하는 이유는 바로 국가 경제 차원의 금리 문제다. 금리를 올리면 가계부채의 충격이 있고 올리지 않으면 미국과의 금리 차이로 자금의 해외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

금리의 변동은 개인 가계, 투자, 경제 여러 방면에서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예금이나 대출 이자 걱정을 넘어서 모든 사람의 생애 자산에 영향을 미치므로 아침 교통정보를 확인하듯이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이를 무시하고 외면하면 작든 크든 투자 또는 생애주기 자산관리과정에서 호환·마마 보다 무서운 화를 당할 것이다.
 

  • 0%
  • 0%
  • 코스피 : 2126.18상승 2.0912:11 11/12
  • 코스닥 : 661.90상승 0.5312:11 11/12
  • 원달러 : 1164.60하락 2.212:11 11/12
  • 두바이유 : 62.18하락 0.3312:11 11/12
  • 금 : 61.15상승 0.2712:11 11/12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