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천차만별 주차요금… 발레파킹 강요까지 "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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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 김경은 기자, 심혁주 기자, 류은혁 기자, 김현준 기자] 대한민국은 ‘자동차 천국’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인구 2.3명당 차량 1대씩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차량을 주차할 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주택가에서는 매일 저녁마다 차주들이 주차공간을 찾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주요 도심지에서는 비싼 주차비용 때문에 마음 편히 주차하기가 쉽지 않다. 이 같은 어려움을 피해 골목길이나 갓길 등에 불법 주차한 차도 부지기수다. 머니S는 ‘주차 대란’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해결책을 모색해봤다.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주차전쟁중] ② 서울 도심 주차비가 금값인 이유

/사진=머니S DB

#직장인 김모씨(36‧남)는 지난 주말 서울 명동의 한 멀티플렉스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영화만 보고 바로 나왔는데도 2만원에 가까운 주차비가 정산된 것. 김씨는 “영화관이 위치한 건물의 주차요금이 1시간에 6000원이었다”며 “영화관람료를 지불하면 주차는 무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하다”고 토로했다.

#운전자 하모씨(27‧여)는 지난달 서울 한강변 카페에서 발레파킹 직원과 실랑이를 벌였다. 하씨가 주차를 마치자마자 발레파킹 직원이 다가와 발렛비를 요구했기 때문. 직원은 ‘카페를 이용하려면 무조건 우리에게 차를 맡겨야 한다’며 엄포를 놨다. 하씨는 결국 봉사료 3000원을 냈지만 나갈 때도 차를 직접 뺐다. 그는 “발레파킹을 왜 강제하는지 모르겠다”며 “심지어 말만 발레파킹”이라고 호소했다.

서울은 주차전쟁의 격전지다. 주차공간이 부족한 데다 주차요금도 상당하다. 서울 안에서도 지역이나 운영 형태별로 주차요금이 다르다. 특히 민영 사설 주차장의 경우 관련 규정이 없어 주차요금 책정기준이 천차만별이다. 최근에는 고가의 발레파킹(valet parking·대리 주차)까지 주차전쟁에 가세하고 있다.

◆주차요금은 부르는 게 값?

서울 중구의 한 민영 주차장. /사진=김경은 기자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 주차요금은 도심에 가까울수록 비싸다. 서울시는 시내 공영주차장을 1~5급지로 나눠 차등요금을 적용한다. 5분당 요금은 ▲1급지(종로‧잠실‧동대문 등) 500원 ▲2급지(용산‧사당‧남산 등) 250원 ▲3급지(신대방‧학여울‧영등포 등) 150원 ▲4급지(구파발‧개화산‧도봉산 등) 100원 ▲5급지(화랑대 등) 50원 등이다.

하지만 민영주차장엔 이런 기준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현행법에 따르면 공영주차장 주차요금의 요율 및 징수방법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 따라서 각 구청의 조례에 따라 급지에 따른 가격, 할인 혜택 등 기준이 마련돼 있다. 반면 민영주차장은 개인사업자가 주차장을 만들고 구청에 신고만 하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따라서 민영주차장에서는 ‘부르는 게 값’이다. 주차장마다 적용되는 요금체계도 제각각이다. 기본요금을 받고 추가로 분당 요금을 받는 곳이 있는가 하면 기본요금 없이 분당으로만 주차비를 받는 곳도 있다. 또 일주차, 월주차, 야간주차 등이 따로 있어 주차요금이 대중없다.

실제로 기자가 서울 시내 민영주차장을 취재한 결과 같은 지역 내에서도 요금차이가 확연했다. 중구에 위치한 A주차장은 30분당 1500원의 기본요금을 받고 이후 30분당 1500원의 추가요금이 붙는다. 이곳에서 300m 떨어진 B주차장은 20분당 3000원의 기본요금에 20분당 3000원이 추가됐다.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둔 두 주차장의 시간당 주차요금은 3000원과 9000원으로 3배 차이를 보였다.

대기업도 지역마다 주차비가 다르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고양점과 하남점의 주차요금을 받지 않는다. 반면 코엑스몰점의 경우 30분당 2400원의 기본요금에 15분당 1200원이 추가된다. 물론 주차요금은 영수증 할인이 가능하지만 스타필드에서 구매내역이 없을 경우 1일 주차시 최고 4만8000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스타필드 고양점 주차장. 이곳은 주차요금을 받지 않는다. /사진=김경은 기자

◆발레파킹, 거부할 수 없나요

고가의 발레파킹 비용에 대한 불만도 끊이지 않는다. 발레파킹은 본래 호텔 등에서 고객 편의를 위해 만든 대리주차 서비스를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주차장이 없거나 부족한 식당, 카페 등에서 주차문제 해결을 위해 활용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발레파킹 서비스를 운영 중인 영업점들은 대부분 전문 대행업체에 주차 관리를 위탁한다. 주차 공간을 마련하기가 마땅치 않아 업체를 고용하는 경우가 다수다. 업체는 영업점 혹은 빌딩과 계약을 맺고 한달에 200만~300만원을 관리비로 받는다. 여기에 추가로 손님에게 건당 1000~5000원의 발렛비를 가져간다.

문제는 이 경우 발레파킹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차공간에 여유가 있거나 직접 주차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손님들은 대리주차를 강요당한다. 심지어는 앞서 언급한 하씨의 사례처럼 직접 주차하고도 대리 주차비를 지불한다.

강남구청 인근에서 일하는 발레파킹업체 직원 박모씨(29‧남)는 “업주가 요구하는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며 “건당 추가 비용을 받는 직원들은 더욱 경쟁적이다. 업체 간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진=머니S DB

발레파킹으로 인한 불법주차와 접촉사고도 연일 논란이다. 영업점의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차를 인도 또는 이면도로에 세워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하며 차를 맡긴 고객이 불법주차 딱지를 떼이는 일도 벌어진다.

서울시가 지난 5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발레파킹 업체가 상습적으로 불법주차하는 곳은 580개소로 확인됐다. 불법주차 대수는 무려 8476대에 달한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에 약 74%인 427개소가 몰려 있다.

하지만 발레파킹 역시 관련 규제 방안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주차대행 서비스업은 인허가 없이 신고만 하면 영업이 가능하며 관련 법규도 없다. 따라서 관할 지차체에서도 손 댈 구실을 찾지 못한다.

각 구청에서는 불법주차 차량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임시 차단봉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발레파킹 직원들 사이에서 ‘꼼수’가 성행하면서 이마저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단속이 시작되면 번호판을 가리거나 주차가 아닌 것처럼 비상등을 켜고 차 문을 여는 행동을 반복하는 식이다.

발레파킹 대행업체에서 손님들의 차량을 불법 주차한 뒤 CCTV 단속을 피하기 위해 번호판을 가린 모습. /사진=강남경찰서 제공

문제가 계속되자 강남구는 지난 2014년부터 3년간 국토교통부에 ‘대리주차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을 건의했다. 제정안에는 주차대행업 등록·신고제, 대리주차 운전자 자격요건, 보험 및 서비스 요금 기준, 과태료와 범칙금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 같은 문제가 서울 강남구 등 일부 지역에만 국한되는 내용이라며 법률 제정을 거절했다. 그 사이 발레파킹으로 인한 주차문제는 용산구와 중구 등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김경은 silver@mt.co.kr

머니S 생활경제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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