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연의 그래픽저널] 장점 많은 ELS, ‘악마의 술’을 경계하라

 
 
기사공유
일러스트레이트=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성탄절을 지나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다. 올해는 모두에게 힘들었던 한해였던 것 같다. 특히 직접투자든 간접투자든 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였다. 올 상반기까지 만해도 미국 경제의 역사상 두번째 긴 호황에 힘입어 걱정이 없었다. 주가가 빠지면 기다리면 반등하겠지 하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9월 이후 상황이 급격히 나빠졌다. 미국이 세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한 이후 시장의 기류가 급격히 바뀌면서부터다. 미국 중앙은행은 2016년 12월부터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감세와 재정투자를 시행했다. 금리인상에도 미국 경제 성장세는 거침이 없었다. 세계경제도 같이 성장을 구가하며 사람들은 '제2의 골디락스'라고도 했다.

올 하반기에 접어들어 미국과 중국, 세계에서 가장 큰 두 경제가 패권을 놓고 정면충돌하면서 세계경제의 상황은 달라졌다. 여기에 미국경제의 감세와 재정투자의 약효가 떨어지면서 미국 중앙은행의 계속되는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를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사람들의 투자심리는 끝도 없이 추락했다.

◆투자상품 ‘무지의 위험’

이렇게 낙관 후에 예기치 않은 비관이 닥치게 되면 투자 결과는 더욱 비참해지기 일쑤다. 낙관을 예상하고 과다하게 투자하다가 기대하지 않은 큰 손실을 보는 꼬리위험(Tail Risk)이 닥치기 때문이다. 이 위험은 수학적으로 종모양의 확률 분포상 가장 바깥쪽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발생 확률이 2~3%에 미치지 않는 희박한 확률의 위험을 의미한다. 꼬리위험에 주목하는 것은 확률은 낮지만 일단 일어나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추락하거나 쓰나미에 집을 잃을 위험이 그것이다. 그러나 꼬리 위험은 가격 변동 선상에 있는 위험이므로 손실이 나더라도 황당하기는 해도 억울하다고 할 수는 없다.

투자자에게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가격이 변동하면서 발생하는 위험이 아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투자상품에 가입하고 어떠한 위험이 닥칠지 몰라 전혀 대처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극한의 위험이 발생하는 것이 문제다. 어처구니없게도 이런 위험은 투자자 대부분에게 발생하는 위험이다. 필자는 이러한 위험을 금융지식에 대한 냉담으로부터 오는 무지(無知)의 위험이라 부르고 싶다.

이전 칼럼에서 소개했듯이 금융투자상품은 신뢰재(Credence good)다. 신뢰재는 소비자가 가격의 변동을 수반하고 가격의 예측에 대한 정보분석과 예측 능력이 있어야만 소비를 통해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나 금융 관련 직업과 학업 전공자가 아니면 대부분의 소비자는 그런 능력을 갖추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ELS, 이해해야 할 것들

이런 무지의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금융상품이 주식연계증권(ELS)이 아닐까 한다. ELS는 Equity Linked Security의 약자이며 주식연계증권으로 번역된다. 필자의 생각에 이 영어 단어는 쉽지 않다. 이를 번역한 한문 번역 이름 또한 어렵다. 특히 연계는 한자로 '連繫'(연계)로 쓰는데 한문 획수만 봐도 머리 아프다. 이 상품에 대한 또 다른 이름은 파생결합증권이다. 더욱 머리 아프다. 이에 더해 ELS에 담긴 투자 기법들인 옵션부터 델타 동적헤지까지 설명하려면 문외한은 반년 이상은 공부를 해야 한다. 어려운 투자기법을 자동차로 치면 엔진 설계라고하며 운용자의 몫이라는 핑계로 투자자는 알 필요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자동차 매뉴얼에 해당하는 ELS의 상환조건, 수익이나 손실이 발생하는 조건은 알아야 하는데 필자가 보기에는 가장 간단한 구조의 ELS도 일반인이 제대로 이해하려면 한 시간은 족히 들여다봐야 한다. 그런데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덜컥덜컥 가입하는 것이 현실이다. 손실을 본 후에야 울며불며 공부하는 투자자가 꽤 많다.

얘기를 시작한 김에 ELS에 대해 꼭 이해해야 할 부분만 짚고자 한다. ELS는 번역은 주식연계증권이지만 모두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로부터 일정 금액을 모아서 주식, 채권, 옵션 등에 투자하고 투자자에게는 모집 시 약속한 조건대로 이익과 원금을 상환하는 증권이다. 일정한 상환 조건을 설계한다는 의미에서 구조화 증권(Structured Security)이라고 하고 상환조건의 설계에 옵션, 선물을 이용한다고 해서 파생결합증권이라 불린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의 자금을 증권회사의 재산(고유계정)과 함께 섞어서 보관하고 투자하기 때문에 증권사의 경영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투자 결과와 상관없이 상환에 문제(신용 위험)가 있을 수 있다.

증권사는 다른 대형 증권사에서 ELS를 매입해 고객에게 재판매하거나(백투백 헤지) 고객 투자금을 직접 투자해계약조건을 충족하고 상환(자체 헤지)한다. 증권사는 최초 판매 시 수수료와 투자 운용의 결과 상환액을 초과하는 운용 수익을 수익원으로 한다. 운용을 담당하는 증권사의 운용 실력과 사고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러스트레이트=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ELS, 어려울수록 참아라


ELS의 가장 논란이 되는 조건은 이른바 낙인(KI: Knock-in)과 낙아웃(KO: Knock-out)이다. KI는 손실이 발생하는 기준점이고 KO는 이익의 상한으로 보통 조건에 도달하면 지정된 이익을 지급하고 상품은 해지된다. 여기에 상환조건을 부여하는 기초 자산이 2~3개가 되고 3개월 단위로 상환조건이 붙으면 경우의 수가 증가해 이른바 수익-손실(Pay-off) 구조 그림을 보고도 이해가 쉽지는 않다. ELS의 세부내용은 상품별로 다르기 때문에 상품설명서를 보고 연구할 수밖에 없다.

ELS의 장점은 예측 불가능하게 변동하는 시장을 단순화해 투자 가능하도록 하는 투자상품이라는 것이다. 즉 무한대의 시장위험을 단순화하고 많은 위험을 증권사가 인수하는 상품으로 증권사의 투자와 운용능력을 투자자가 사는 것이다. 다만 증권사는 투자자의 자금으로 투자하고 운용차익이 커질수록 유리하므로 시장의 변동성이 높을 때 고수익을 제시하고 고객을 모집하는 것이 유리하다.

변동성이 커지면 어떠한 구조가 되었든 투자자에게는 손실의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즉 고수익 제시를 공짜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구조가 복잡하고 이해가 안 되면 투자를 참는 것이 지혜다. 파생결합상품 투자에는 숙려제도가 있다. 고연령 투자자는 이해가 어려우니 2일간 고민하고 최종 결정하라는 것이다. 필자 생각에는 원금 비보장형 ELS 가입 시 일반인은 모두 숙려기간이 필요하다.

유대 경전 탈무드에서 악마가 바쁘면 술을 먼저 보낸다는 구절을 본 기억이 난다. 일반 투자자에게 악마가 바쁘면 고수익이 눈에 띄는 복잡한 구조의 투자상품을 친절한 미소와 함께 보내지 않나 싶다. 금융투자를 할 때는 숙려기간을 가지고 고민하자. 냉담하다가 무지로 큰 낭패를 볼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잊지 말자.
 

  • 0%
  • 0%
  • 코스피 : 2139.23상승 16.7818:03 11/14
  • 코스닥 : 663.31상승 1.4618:03 11/14
  • 원달러 : 1169.70상승 1.918:03 11/14
  • 두바이유 : 62.37상승 0.3118:03 11/14
  • 금 : 61.48하락 0.6818:03 11/14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