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경제, ‘G2 식탁’서 탈출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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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코리아 희망찬가] ②통상분쟁, 어떻게 넘을까
/사진=이미지투데이
다사다난했던 무술년이 지고 기해년의 새로운 해가 밝았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남북관계 진전을 비롯해 외교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지만 극심한 내수부진과 저성장 늪,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부작용 등으로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정부도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올해는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에 <머니S>는 올해 경제부문의 주요현안을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한국경제가 강대국의 통상분쟁 틈바구니에 끼어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해 말 G20 정상회담에서 관세부과 문제 등을 90일간 유예하기로 하면서 한시름 놨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양국의 무역분쟁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한국으로서는 대비에 나설 시간이 부족하다. 국내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도약을 위한 디딤돌을 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중 신경전, 90일간 휴전

세계 경제의 패권을 쥐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통상분쟁이 잠시나마 휴전기에 접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G20 정상회의에서 보복관세 인상과 추가관세 부과를 유예하고 90일 간의 협상기간을 갖기로 합의했다. 양국 모두 통상분쟁에 따른 당장의 경제불안 요소를 잠재워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의 조건부 휴전은 철저하게 자국의 이익을 위한 숨고르기에 불과하다. 앞으로 남은 3개월간의 협상에서 양국이 한걸음씩 물러서는 방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다시 확전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긴장감도 여전하다.

특히 양국 통상분쟁의 본질은 누가 21세기 초강대국이냐를 놓고 벌이는 신경전이다.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군사·외교를 비롯해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생명공학, 양자컴퓨터 등 미래 산업기술에 대한 양국의 전방위적 패권다툼 성격이 강해 합의를 도출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칫 힘겨루기에서 밀릴 경우 세계시장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기에 양국이 쉽사리 손을 잡을 수 없을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일단 휴전에 들어간 양국의 협상이 끝내 불발되면 미국은 예정대로 올해 중국에서 들여오는 2000억달러어치 수입품의 보복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한다. 중국도 이에 맞서 미국산 수입 중단 등 대응 수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계, 안심 속 긴장

국내 산업계는 양국이 휴전에 들어가자 안심하는 분위기다. 양국의 패권다툼에 따른 대내외 여건 악화로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자칫 우리나라 경제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하지만 한시적이나마 미·중 협상기간 연장 소식에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국경제의 가장 큰 축을 차지하는 반도체업계는 양국의 통상분쟁을 바라보며 걱정이 많았다. 한국 반도체산업은 중국 수출비중이 40%에 달해 미국이 중국산 완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고 수입을 제한하면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재 중국 반독점당국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조사는 미국과의 통상분쟁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자동차업계도 양국의 협상 결과가 우리에게 긍정적으로 귀결되길 기대한다. 자동차업계는 양국이 협상에서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완화해 미국의 수입 자동차 고율 관세 부과 방침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또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중 하나인 만큼 긍정적 협상 결과를 도출하면 중국 내 소비심리 회복으로 국산 자동차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한다.

조선산업 역시 양국이 통상분쟁을 끝낼 경우 세계경제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는 만큼 글로벌 물동량과 신규수주 수요가 늘어나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다.

◆피해 최소화하려면…

업계의 긍정적 전망과 별개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가 미중 패권다툼에 샌드위치 신세인 데다 그동안 자생력 없이 외풍에 쉽게 꺾이는 현실이 반복돼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의 기업정책과 경제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유도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대중 관세부과에 대한 공화당과 민주당의 지지가 높다. 따라서 미국 현지 언론 및 주요 관계기관은 90일간의 협상에 들어갔음에도 기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완화할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

중국도 미래산업 지원책인 ‘중국제조 2025’의 양보가 필수적이지만 미국을 제치고 세계 초강대국 도약을 위한 중국굴기의 야심이 커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양국의 협상기간을 우리나라가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가 몸집을 크게 키운 반면 내구성이 취약해 강대국의 힘겨루기에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한 만큼 정부 및 유관기관의 지원강화와 기업의 차별화된 기술개발, 신시장 개척 등에 주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천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각 부처별로 흩어진 정보를 한데 모아 정보수요자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수출 강소기업을 위한 통상정보 제공과 법률지원 강화에 나서야 한다”며 “특히 기업의 기술수준을 높여 경쟁력을 키우고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만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는 세계 경제질서 안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최근 코트라가 주최한 ‘미리보는 2019 글로벌 통상·산업 트렌드’ 세미나에서 “불확실성이 높은 통상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지역통합체제에 적극 참여해 중기 글로벌가치사슬(GVC) 편입 지원, 외국인투자유치 강화 등 정부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특히 수출품목 다변화,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극대화, 중국 내수시장 참여 확대, 해외 조립 및 생산기지 재검토, 신남방·북방 등 대체시장 발굴에 대한 기업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3호(2019년 1월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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