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 대항마’ 올라탄 카드사, 이번엔 성공할까

 
 
기사공유
/사진=뉴스1 DB

‘지불혁명시대’가 도래했다.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현금없는 사회’를 넘어 정보통신(ICT)기술이 발달하면서 간편결제가 우리 일상의 도구로 자리잡았다. 결제 방식도 다양해졌다. 목소리의 음파로 결제하는가 하면 체내 정맥을 읽어내는 바이오결제까지 탄생했다. <머니S>는 국내 간편결제시장을 점검하고 미래결제서비스를 내다봤다. 또 간편결제서비스 확산으로 인한 부작용과 업체 간 경쟁전략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간편결제 전쟁] ③ 시장 주도권 뺏긴 금융사들

주요 신용카드사들이 QR코드를 활용한 결제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간편결제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카드업계의 QR결제서비스가 카카오페이 및 서울시의 ‘서울페이’와 비교되며 사용자를 선점하기 위한 무한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카드업계가 과거에도 공동으로 간편결제서비스를 내놓았다 실패한 적이 있는 데다 이번 QR결제서비스가 기존의 서비스보다 편의성이 떨어져 ‘계륵’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합 QR페이, 신용카드 기반 MPM 결제

신한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 등 3사는 지난 7일 공통 QR코드 결제서비스(통합 QR페이)를 선보였다. 각 카드사가 개발해야 할 QR코드를 일원화해 이들 3사의 결제 호환이 가능해졌다. 카드가맹점이 3개의 QR코드를 따로 비치할 필요 없이 하나의 QR코드로 이용자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통합 QR페이의 특징은 ‘신용카드 기반의 MPM(Merchant Presented Mode) 결제 방식’으로 요약된다. MPM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결제과정에서 중간결제사업자인 밴(VAN)사를 거치지 않는다는 점, 즉 결제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점과 기존의 MPM 방식과 달리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점이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된다.

MPM 방식의 QR코드 결제서비스지만 신용카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게 통합 QR페이의 가장 큰 강점이다. MPM은 가맹점(Merchan)에 비치된 QR코드를 카드이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기존 MPM 기반의 카카오페이나 서울시가 최근 도입한 서울페이는 체크카드 결제만 가능할 뿐 신용카드 사용은 불가능하다. 이들 서비스보다 카드 3사의 통합 QR페이가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할인·캐시백 등의 혜택을, 서울페이는 ‘소득공제 40%’를 앞세워 이용자를 모집하고 있지만 신용카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며 “체크카드도 각종 할인과 소득공제 30% 혜택을 제공하지만 소비자들이 단기 외상결제 문화에 익숙해 신용카드 사용이 월등한 만큼 통합 QR페이는 카카오페이나 서울페이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MPM을 통해 밴리스를 이뤘다는 점 역시 달라진 점이다. 삼성페이 등 신용카드 기능을 담은 대부분의 간편결제서비스는 CPM(Customer Presneted Mode) 방식이다. QR코드는 물론 바코드, 스마트폰에 탑재된 신용카드 등 소비자(Customer)가 제시하는 결제수단을 포스(POS)나 캣(CAT), 동글 등의 단말기에 읽혀야 하기 때문에 단말기 개발 및 관리가 필수적이다. 결제과정에 밴사가 참여할 수밖에 없어 밴수수료 등의 중간결제비용이 들어간다는 의미다.

반면 카드 3사의 통합 QR페이는 가맹점에 QR코드만 비치하면 돼 별도의 단말기 개발이 필요 없다. 중간결제비용을 없앤 만큼 카드수수료 절감 효과도 낼 수 있다. 소비자가 이번 서비스를 이용하면 해당 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은 0.13~0.14%포인트 추가 인하된다.


◆카드사, 미래 결제시장 주도권 잡을까


카드사들이 통합 QR페이를 내놓은 건 간편결제플랫폼 운용사에 지급결제시장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다.

급성장하는 국내 간편결제시장은 기존 지급결제금융사(신용카드사)가 아닌 제조업체·정보통신기술(ICT)업체 등 비금융사가 주도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서비스시장 규모는 2016년 11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40조원 규모로 4배 가까이 성장했는데 삼성페이·LG페이·스마일페이 등 제조·유통업체가 운용하는 서비스의 이용률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들 서비스의 지난해 일평균 이용금액 및 이용건수는 각각 320억원, 101만건으로 전년대비 208%, 186% 급증했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ICT업체 서비스 역시 같은 기간 이용금액은 84%, 이용건수는 80%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간편결제서비스가 지급결제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10% 미만으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비금융사의 파이가 커지는 점을 카드사는 경계할 수밖에 없다. 간편결제시장이 더 커질 경우 플랫폼 운용 수수료 부담을 떠안을 수 있어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는 플랫폼에 불과하다. ‘신용공여’(외상거래)라는 신용카드 본래의 기능은 카드사만 가진 고유 업무”라면서도 “향후 간편결제서비스 이용량 및 금액이 전체 지급결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 카드사는 이들 플랫폼사에 귀속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플랫폼 운영비용 중 일부분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삼성페이·네이버페이 등의 운용비용은 각 운용사가 부담한다.

카드 3사가 통합 QR페이를 선보인 것도 MPM 기반의 QR결제시장 성장에 앞서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제로페이와 같은 MPM 기반의 QR코드 플랫폼 경쟁에서 앞서나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CPM 방식에선 단말기 통합이 어려워 카드사가 공동 서비스를 내놓기가 힘들었지만 MPM 방식에선 통합 서비스를 선보이기가 쉬워졌다는 것이다. 앞서 카드업계는 지난해 7월 7개사 공동으로 CPM이나 다름없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 기반의 공동 결제 플랫폼 ‘저스터치’를 출시했지만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통합 QR페이가 저스터치에 이어 카드업계의 또 다른 ‘계륵’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MPM 결제방식은 CPM에 비해 이용 편의성이 떨어지는데 굳이 별도의 결제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현재는 홍보를 통해 가맹점을 모집 중이지만 전국 270여만개의 가맹점을 모두 모집하려면 밴업계와의 협업이 필요한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제로페이의 CPM 결제가 가능하도록 정부가 밴업계에 손을 내민 상황에서 카드사가 MPM 기반의 QR결제서비스를 선보인 건 되레 현 제로페이 서비스의 활성화만 도와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수수료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형 가맹점에서 MPM 기반의 QR코드를 사용할지 의문”이라며 “보여주기식 서비스만 하나 더 내놨다는 비판이 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4호(2019년 1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서대웅 mdw1009@mt.co.kr

<머니S> 금융팀 서대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177.22하락 13.2809:13 04/26
  • 코스닥 : 749.48하락 0.9509:13 04/26
  • 원달러 : 1160.50보합 009:13 04/26
  • 두바이유 : 74.35하락 0.2209:13 04/26
  • 금 : 74.46상승 0.7909:13 04/26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