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백종원의 골목식당' 청파동 가보니… '방송효과 없는' 피자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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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골목식당 청파동편 피자집 사장과 백종원(아래)./사진=SBS 캡처@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제가 방송에 나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죠. 몇몇 분들은 별로 절실하지 않은 거 같아서요.”

서울시 용산구 청파동에 위치한 한 자영업자의 하소연이다. 최근 그가 말한 방송은 이슈를 몰고 다닌다.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장악하고 출연한 식당에는 손님이 북적인다. 방송에 나온 돈까스 식당은 새벽부터 줄을 서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요식업 대부에게 직접 도움 받을 수 있어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기회’로 불린다.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 이야기다.

방송 기본 포맷은 이렇다. 요식업 사업가 백종원씨가 선정된 음식점을 평가하고 노하우를 전수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방법을 고수하는 사장들과 갈등을 빚기도 하고,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시청자를 사로잡는 포인트다.

최근 방송에서 선택받은 골목은 서울시 용산구 청파동이다. 냉면집·피자집·수제버거집·고로케집이 출연한다. 그동안 관심과 논란을 함께 몰고 다닌 골목식당이었지만 이번엔 ‘역대급’이라는 평가다.

지난 4일 방문한 청파동 골목 손님들이 버거집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다. 반면 피자집은 손님이 한 명밖에 없었다./사진=심혁주 기자

◆청파동 방문해보니… 손님 수는 '극과극'

지난 4일 방문한 청파동 골목은 예상과 달리 한산했다. 오전 11시10분 쯤 버거집 앞에 줄이 보이기 시작했다. 영업 시작시간 20분 전부터 시작된 줄은 30분이 지나자 길게 늘어섰다. 바로 옆에 붙어있던 피자집도 같은 시간 문을 열었지만 어느 누구도 선뜻 들어가지 않았다.

버거집 앞에 아들과 함께 줄을 서있던 청파동주민 이모씨(53·여)는 “평소 골목식당을 자주 보는데 집 앞이라 한번 와봤다”며 “골목에 위치해 있는 줄도 모르던 곳인데 (프로그램) 덕분에 알게 됐다”고 전했다.

‘동네가 시끄러워지지 않았나’라고 묻자 “그 정도로 사람이 많지는 않다. 평소와 크게 다를 것 없다”고 답했다.

또 줄을 서있던 숙명여대 학생에게 ‘피자집은 가봤느냐’고 묻자 “부족한 위생관념을 방송에서 보고 별로 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궁금하니 혼자선 좀 그렇고 다음에 친구들과 한번은 가보고 싶다”며 '한번'을 강조했다.

해당 피자집은 기본도 갖추지 않은 사장의 태도와 미흡한 위생 상태로 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다. 부정적인 여론 그대로 한시간이 지나도록 피자집을 방문한 손님은 3팀에 불과했다. 반면 버거집은 시간이 지날수록 손님이 늘어났다.

지난 9일 같은 시간에 버거집을 방문했다./사진=심혁주 기자

◆학생들 “원래 메뉴 그리워”… 주변 상인들 “파급효과 컸으면”

버거집에서 만난 숙명여대에 재학 중인 유모씨는 “원래 자주 가던 곳이라 비교해보려고 왔다”며 “맛은 있었지만 저는 원래 구성이 더 좋다”고 아쉬워했다. 또 “많이 기다릴 줄 알고 일찍 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서 좋았다”며 “평소 가는 곳이 TV에 나오니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숙명여대 학생 이모씨는 “평소 냉면집에서 냉면보단 갈비탕을 즐겨먹었는데 없어진다는 소문이 돌아 불안하다”며 “자주 가던 곳이 TV에 나오니 뿌듯하지만 아쉬움도 크다”고 전했다.

실제로 버거집은 버거 메뉴를 2가지로 대폭 줄였다. 유씨의 설명에 따르면 이전에는 기본 버거에 원하는 토핑을 추가해서 주문하는 방식이었다. 지금은 선택의 폭이 줄어든 셈이다.

주변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방송에 출연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골목이 활성화돼 함께 ‘윈윈’하는 모습을 꿈꾸고 있었다.

청파동 골목의 한 음식점 사장님은 “저도 (골목식당에) 나갔더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피자집 사장님처럼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걸 보니 차라리 못 나간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전했다.

주변 상권 분위기에 대해 묻자 “처음에는 부럽기도 하고 TV를 보면 일부 사장님의 태도에 화가 나기도 했다”며 “그래도 같은 상권이 발전하면 저희도 덩달아 잘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지금은 서로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방송에 나와 사람들이 많아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아니다”고 아쉬워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청파동 고로케집 사장(위), 피자집 사장(아래)/사진=SBS 캡처

◆‘취지와 다르다‘ 논란… “절실한 사람에게 다가갔으면”

죽어가는 골목을 살리고 이를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담는 '거리 심폐소생 프로젝트’.

포털사이트에서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검색하면 나오는 소개 글이다. 힘겨운 소상공인을 살린다는 좋은 취지다. 하지만 이번 청파동 편에서는 일부 사장들의 태도 논란과 금수저설에 많은 시청자가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골목식당 제작진은 공식 입장을 내 “골목식당은 공인이 아닌 일반인 사장님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개인적인 부분은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제작진은 개인에 대한 과도한 비난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시청자는 “정말 소상공인이 목적이라면 절실한 사람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심혁주 simhj0930@mt.co.kr

금융팀 심혁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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