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요 강심장] 겨울이면 펼쳐지는 순백의 세계, 무주 덕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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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산행으로 유명한 덕유산의 설경. /사진=한국관광공사(무주군관광협의회 제공)

혹독한 추위는 덕유산을 찾아 순백의 눈꽃으로 피어난다. 적설량이 많아 설산 중의 설산으로 꼽히는 덕유산, 그 유순한 능선을 따라 오르며 눈꽃 만개한 설경을 감상해보자.

◆겨울 산행의 메카, 덕유산

덕유산의 연관 검색어는 ‘덕유산 눈꽃’이다. 덕유산이 설산 중의 설산, 겨울 산행의 메카가 된 건 눈꽃과 상고대 때문이다. 눈꽃은 눈이 나뭇가지에 꽃처럼 달라붙은 것을, 상고대는 영하의 날씨에 대기 중 수증기가 나무에 얼어붙어 얼음꽃이 핀 것을 말한다. 대기 중 수증기가 지표면에 얼어붙은 서리와는 구분한다. 

상고대가 피려면 세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 영하 6℃ 이하, 습도 90% 이상. 덕유산은 최고봉인 향적봉이 해발 1614m이고 산 밑으로 금강이 흘러 습도가 높다. 더욱이 서해의 습한 대기가 높은 봉우리를 넘으며 눈을 뿌리기 때문에 남부 지방임에도 눈이 많이 온다. 손꼽히는 눈꽃 산행지로 전국에서 등산객들이 몰리는 이유다. 겨우내 눈이 쌓여 있어 언제 찾아가도 새하얀 은세계다. 

덕유산은 ‘덕이 많고 넉넉한 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산을 찾는 모든 이를 품는다. 남한에서 네번째로 높은 산이지만 무주덕유산리조트의 관광곤돌라를 타면 정상 근처인 설천봉(해발 1522m)에서 편하게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어린이나 노약자도 정상까지 올라 눈으로 뒤덮인 세상을 굽어볼 수 있는 것이다. 

주목 군락이 만들어낸 순백의 눈꽃 터널. /사진=한국관광공사

곤돌라로 20분이면 설천봉에 도착하고 등산로를 따라 30분 남짓 걸으면 향적봉에 닿는다. 설천봉-향적봉 구간은 나무 계단과 데크가 잘 정비된 데다 동네 뒷산처럼 경사가 완만하다. 겨울 산행과 거리가 먼 사람도 쉬이 오를 만하다. 산행이 고되지 않으니 눈꽃 핀 나무들의 호위를 받으며 설경에 감탄할 시간도 넉넉하다. 특히 향적봉에 닿기 200m 전에는 눈을 뒤집어쓴 300~500년생 주목들이 눈꽃 터널을 만든다. 
 
눈꽃, 상고대, 꼿꼿한 주목 군락, 산자락에 걸린 운무, 눈 이불 덮은 길…. 덕유산은 걸음이 닿는 곳마다 순백의 풍경화다. 정상에 서면 적상산, 남덕유산, 중봉 등 해발 1300m 안팎의 능선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정상은 시야를 가리는 것 없이 사방이 뻥 뚫려 허파 깊숙이 칼바람이 들어찬다. 마음먹은 김에 중봉(해발 1594m)까지 다녀와도 좋다. 향적봉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고 길이 가파르지 않아 설렁설렁 걸을 수 있다. 

◆달달한 머루와인 한모금, 머루와인동굴

무주에는 포도와인보다 머루와인이 흔하다. 무주는 우리나라 머루의 30% 이상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머루 산지다. 무주군의 대부분이 해발 400~500m에 자리해 기온이 서늘하고 일교차가 커 머루 재배에 최적이다. 

머루와인동굴 내 머루와인 시음장. /사진=한국관광공사

머루와인동굴은 머루와인을 숙성·저장하고 판매도 하는 공간이다. 굴착작업용 터널로 사용하던 곳을 관광명소로 개발했다. 동굴은 적상산 중턱 450m 지점에 위치한다. 동굴 입구에서는 머루장승 부부가 큼지막한 입을 한껏 벌리고 방문객을 환영한다.

동굴 내부는 연중 13~14도를 유지해 한겨울 추위를 피하기 좋다. 천장에는 머루 넝쿨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오크통이 군데군데 자리한다. 동굴 끝의 와인 시음장으로 한달음에 달려가도 되지만 초입에서 머루와인에 관한 설명을 찬찬히 읽고 가자. 

머루와인동굴의 매력 포인트는 뭐니 뭐니 해도 다양한 머루와인을 한자리에서 시음할 수 있다는 것. 3종의 와인 맛을 비교하며 제 입맛에 맞는 와인을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음장 옆에는 머루와인 족욕체험장이 있다. 머루와인이 담긴 따끈한 탕에 발을 담그면 언 몸이 나른하게 녹는다. 그윽한 와인 향은 덤이다.

◆돌담길에 휘감긴 고요한 마을, 지전마을 돌담길

볼거리에 걸음이 바빠지는 여행지가 있는가 하면 덧없이 분주하던 마음이 잦아드는 곳도 있다. 지전마을은 후자다. 마을은 무주반디랜드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지초(芝草)가 많아 붙은 이름이라는데 지금은 지초를 찾아보기 힘들다. 고요한 마을이 세상에 알려진 건 골목을 휘감아 도는 돌담길 때문이다. 2006년 향촌마을의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제262호(무주 지전마을 옛 담장)로 지정됐다. 

등록문화재 제262호로 지정된 ‘무주 지전마을 옛 담장’. /사진=한국관광공사

담은 둥글둥글한 강돌을 듬성듬성 쌓고 사이사이에 황토색 흙을 섞어 만들었다. 돌은 마을 앞을 흐르는 남대천에서 지게로 옮긴 것이란다. 자연에서 찾은 돌은 색과 모양이 제각각이다. 굽이진 돌담을 따라 고샅길을 느릿느릿 산책하는 맛이 좋다. 돌담과 엇비슷한 키의 대문은 활짝 열려 있다. 담은 집 안과 밖의 경계가 돼야 하거늘 야트막한 담과 열린 문 때문에 길가에서도 안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봄여름에는 남대천 물이 졸졸 흘러 한결 경쾌한 분위기겠지만 겨울에 찾은 지전마을은 적요하기 그지없다. 눈 내린 이튿날 오전은 마을을 찾기 가장 좋은 때. 돌담 기와에 내려앉은 눈송이가 햇볕에 반짝여 발길을 붙잡는다. 마을 중앙에 난 골목길은 차도에서 한발짝 떨어져서인지 유난히 사진이 잘 나온다.

◆반딧불이 춤추고 희귀 곤충이 반기는 곳, 무주반디랜드

무주는 반딧불이가 춤추는 고장이다. 무주의 청정함은 ‘반딧불이 서식지’라는 타이틀 하나로 설명된다. 반딧불이는 공해가 심한 지역에서는 살 수 없다. 1급수 물이 있는 계곡 주변이나 가로등, 자동차 같은 인공조명이 적은 곳에 서식한다. 반딧불이는 생태환경이 잘 보존돼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무주반디랜드 곤충박물관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

무주군 설천면 일대는 1980년대 초, 천연기념물 제322호 ‘무주 일원 반딧불이와 그 먹이 서식지’로 지정됐다. 반딧불이를 테마로 한 생태체험공원, 무주반디랜드가 들어선 이유이기도 하다. 무주반디랜드에는 곤충박물관, 생태온실, 반디별천문과학관, 반딧불청소년수련원, 통나무집 등이 모여 있다.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은 곤충박물관. 박물관에는 반딧불이, 나비, 비단벌레 등 2000여종의 곤충 표본이 전시됐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첨성대가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비단벌레 첨성대다. 비단벌레의 초록빛 날개 4만여점을 이어붙여 자연을 재료로 빚은 첨성대다. 곤충박물관 내 희귀곤충관은 전세계에 흩어진 희귀 곤충 표본을 전시한다. 데모레우스호랑나비는 새까만 왼쪽 날개와 노란 점이 박힌 오른쪽 날개를 가진 변이 나비다. 이밖에 다리가 4개뿐인 돌연변이 월커리하늘소, 한마리에 암컷과 수컷의 특징이 있는 암수자웅동체 세리세우스사슴벌레 등 진귀한 곤충의 행렬이 이어진다.

종별 최대 크기의 갑충(딱정벌레목의 곤충)들은 성인의 두번째 손가락보다 기다랗다. 껍데기는 갑옷을 입은 듯 견고하고 다리는 쇠심줄처럼 억세 보인다. 곤충박물관과 연결된 생태온실에 들어서면 한겨울임에도 열대림에 발을 디딘 듯하다. 카나리아야자나무, 벤자민고무나무, 한라봉나무, 파파야 등 200여종의 열대식물이 빽빽이 들어찼다.

등산로에서 바라본 덕유산 풍광. /사진=한국관광공사

◆서울-무주 교통정보

▲자가운전 정보
통영대전고속도로 → 가림교차로에서 ‘장수·진안’ 방면 좌회전 → 사산교차로에서 ‘설천·덕유산국립공원·무주구천동’ 방면 좌회전 → 치마재로 따라 직진 → 구천동터널 진입 후 직진 → 리조트삼거리에서 ‘무주리조트’ 방면 우회전 → 무주덕유산리조트

▲버스
서울-무주, 서울남부터미널에서 무주공용버스터미널까지 1일 5회(07:40, 09:20, 10:40, 13:40, 14:35)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무주공용버스터미널 주차장 근처 제일의원 앞에서 무주덕유산리조트 셔틀버스 이용(무주덕유산리조트 관광곤돌라 매표소까지 약 30분)
 

<자료 및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강영신 lebenskunst@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강영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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