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연의 그래픽저널] 100세 시대, ‘결정적 순간’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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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트=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한 마리의 거대한 황소가 육중한 몸집을 흔들다 가쁜 숨을 내쉬며 핏빛의 붉은 천을 방패인양 흔들어대는 마타도르(matator, 투우사)를 향해 덮친다. 황소는 지난밤 내내 시달리며 흥분할 대로 흥분한 상태다. 공격의 본능을 우각(牛角)에 싣고 거칠게 달려드는 황소의 급소를 노리며 마타도르는 칼을 꽂아 넣는다. 칼끝이 황소의 급소에 닿는 순간에 투우사가 죽느냐 황소가 죽느냐가 결정된다. 이 순간을 ‘결정적 순간’(the moment of truth)이라고 한다.

◆금융상담 과정은 인생의 ‘결정적 순간’

지난 회에서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얘기를 이어간다고 했다. ETF를 끄집어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다소 엉뚱하지만 ‘결정적 순간’부터 얘기를 시작해본다. 당신의 인생에 어떤 결정적 순간의 기억이 있는가. 한 번도 없었을까. 추적해보자면 이렇다. 경제생활을 하는 성인들 중 아마 열이면 아홉은 예금이든 대출이든 펀드든 또는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결정하기 위한 상담을 해봤을 것이다. 그 만큼 금융서비스는 아무리 무시하려고 해도 현대인의 삶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늘 부딪치는 금융상담 과정이 여러분의 인생을 결정하는 ‘결정적 순간’이라면 지나친 과장일까.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금융상품이나 서비스의 결정 과정은 인생에서 ‘결정적 순간’임이 틀림없다. 금융상담 과정이 결정적 순간이라고 하는 이유는 두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금융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다. 금융회사의 상담자들은 회사가 부여하는 경영방침에 따라 상담에 임한다. 그러나 필자가 영업현장에서 경험한 바로는 금융소비자 10명 중 9명은 사소하게 흘려듣거나 건성으로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금융회사의 신뢰가 높거나 금융지식의 난이도가 높아 지레 포기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결과는 모두 금융소비자들의 몫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상담과정에 신중하지 않으면 황소가 될 지 투우사가 될 지는 자명하다.

◆100세 시대는 작은 손실도 치명적

이렇게 금융상담 과정을 소홀히 해 금융소비자에게 돌아온 결과는 기대수명 100세 시대에 치명적인 손실이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두번째 이유다. 이해를 돕기 위해 주먹구구식 예를 들어본다. 금융상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3%라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든지 금융상담의 실패로 1년 후 3%의 수익률을 얻을 수 없게 됐다고 하면 과거의 사례로는 그냥 마이너스 3% 손실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했다.

현재도 과연 그럴까. 100세 시대에 기회 손실은 달라진다. 통상 자산관리 플랜을 세울 때 30세에 돈벌이를 시작해서 국민연금을 받는 65세까지 소득을 증가시키는 구간으로 계획한다. 35년간이다. 최초 30세에 금융상담에 실패해서 3% 수익에 실패하면 34년간 유지했을 경우 연 복리로 환산하면 173%의 기회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아주 간단한 계산이다. 즉 최초로 받은 보너스 100만원에 대해 3만원의 수익을 받지 못하고 원금을 지킨 것으로 볼 수 있지만 34년 후를 감안하면 173만원의 기회를 상실한 것이다.

기회손실은 자그마치 원금의 1.7배 규모다. 여기에 소득이 늘면서 원금이 커지면 절대적인 원금도 커지므로 그 효과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젊을수록 작은 기회 손실도 인생에서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금융상품의 수수료, 보수 등의 비용도 소소해 보이지만 아주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트=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자기결정권 갖고 자산관리 해야


너무 주먹구구식이라고 비난할 수 있다. 그러나 요점은 수학적 증명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초장기 재투자에 초점을 두면 100세 시대에는 과거와 달리 기회수익과 손실의 개념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물리학 세계에서 아인슈타인의 중력법칙과 상대성 원리에서 양자역학의 발견으로 사물을 이해하는 방법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와 같이 100세 시대에 초장기 자산관리는 기존의 단기적 관점의 투자론과는 전혀 다른 투자역학의 세계가 있는 것이다. 더구나 현재의 금융시스템은 금융상품의 단기 회전율을 높이고 대면이든 온라인이든 금융회사 의존성을 키워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금융상담에 주안점이 있기 때문에 초장기 자산관리 시대에는 어떠한 것도 기대할 것이 없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금융상품의 세세한 설명과 팁도 중요하지만 금융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해야 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그래서 금융에 대한 담론(談論)을 반복하는 것이다.

금융상품 결정 하나 하나가 여러분 인생의 ‘결정적 순간’임을 이해하면 금융상담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고 막연히 남의 밥벌이로 만들도록 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금융소비자 스스로 금융 결정권을 가져야 하고 금융상품의 성패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흐름도 이해해야 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이 바로 거래소 장내 거래 금융투자상품 즉 상장지수상품(ETP)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ETF와 상장지수채권(ETN)이 그것이다. 사실 ETF나 ETN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들이 시중에 나와 있다.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에는 동영상 강의를 비롯한 광범위한 교육 자료가 쉬운 설명과 함께 게시돼 있어 추천할 만하다. 본격적인 ETP에 대한 설명은 다음 회에 이어가겠다. 물론 시시콜콜한 상품설명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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