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P2P 대출시장, 성장을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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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무렵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한 국내 P2P(개인 간)대출시장에서 투자자들끼리 대출채권을 사고팔 수 있는 이른바 ‘세컨더리 마켓’(2차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채권을 다른 투자자에게 팔아넘김으로써 현금 유동성 확보가 가능해 이 시장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차 시장을 중개하는 P2P업체도 많아질 전망이다.

어느 유통시장이나 공급자와 수요자가 몰리면 원거래 이후 2차 거래가 발생하기 마련이므로 P2P 2차 시장 형성은 국내 P2P업계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1차 시장에서의 P2P대출채권조차 법적인 해석이 불명확하다는 점에서 2차 시장에서의 채권 거래에 대한 우려를 씻을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법적으로 채권의 역할을 못하는 ‘증서’가 2차 시장에서 유통됨에도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P2P대출채권을 가리키는 ‘원리금 수취권’ 얘기다.

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려주면 채권자는 마땅히 대출채권을 받지만 P2P대출 투자자는 법적 개념조차 확립되지 않은 이 증서를 받을 뿐이다. 개념상 차주로부터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권리지만 채권양도나 질권의 성격을 갖는 게 아니어서 P2P투자자에게 추심의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다. 쉽게 말해 P2P투자자는 돈은 빌려주지만 법적으로 채권자는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P2P 2차 거래가 위법은 아니다. P2P시장에 대한 법이 없을 뿐이다. 1차 시장에서 P2P대출 사기가 발생해도 법정에서 원리금수취권을 두고 다투지 못하고 민법으로 판례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1차 시장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2차 시장 참여 투자자에 대한 아무런 보호 장치가 없는 건 문제다. 국내 P2P시장은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낮은 허들을 악용한 사기가 잇따라 발생하며 이미 얼룩진 터다. P2P대출 전문법이 없어 생긴 결과라 보더라도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최소한의 보호 장치를 두도록 한 1차 시장과 달리 2차 시장은 오로지 시장의 자율에 맡기는 실정이다.

당국은 개인 재산(원리금수취권)을 자율적으로 사고파는 것까지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원리금수취권 2차 거래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반드시 필요하다. 관련 법이 제정되면 해결될 문제지만 당국 역시 2차 시장에 대한 우려를 인지한 만큼 법 제정을 무작정 기다리는 건 직무유기다. 과도한 규제가 자칫 새로 개척되는 시장의 성장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금융소비자 보호가 우선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설합본호(제577호·제5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서대웅 mdw1009@mt.co.kr

<머니S> 금융팀 서대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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