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연의 그래픽저널] ‘감’으로 투자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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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트=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지난해 개봉한 영화 <퍼스트맨>을 봤는지 묻고 싶다. 1년에 한 두 번 강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을 만나는데 지난해 말에 본 <퍼스트맨>이 그런 영화였다.

영화에선 라이언 고슬링이라는 인상적인 배우가 닐 암스트롱 역할을 맡았다. 이 영화는 브랜드화 된 닐 암스트롱이 아닌 평범한 가장이면서 우주 비행사로서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보통 인간의 고뇌를 보여준다. 우주 비행사들이 목숨을 바친 인상적인 도전도 영화에 담겨 있었다.

◆투자의 ‘감’ 이끌어 내자

가장 뇌리에 남는 것은 조금 다른 장면이었다. 실제로 우주 공간에서 달 탐사선과 도킹을 위해 우주과학자들은 어마어마한 수학적 궤도 계산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적과 같이 도킹을 성공시킨 것은 우주비행사의 경험적 지식과 직관이 작용한 수동 조정이었다. 이러한 지식을 행동 경제학에서는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하면 ‘감’이라고 할 수 있고 다른 말로는 ‘주먹구구식’ 판단이다. 필자는 금융투자는 이런 ‘감’ 또는 ‘주먹구구식’ 판단으로 가능하고 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나는 우주 비행사가 아닌데’ 하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과연 투자의 ‘감’은 우주 비행사 수준의 사람만이 갖추는 것일까.

필자가 개인고객 상담을 하면서 아주 인상적인 고액자산가를 만난 적이 있다. 그는 평생 투자에 실패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필자를 만나면 시장에 대한 것을 상세히 묻고 항상 심각하게 듣는 편이었다. 왕성한 궁금증에 비해 그의 투자 재산은 답답할 만큼 움직임이 없었다.

그러다가 대선과 총선 전후 정권 교체기에는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정권 말 레임덕(lame duck) 현상으로 인해 부동산이든 금융자산이든 저평가된 것을 찾아 투자하고 정권 교체 후 정부 투자가 활발하고 시장이 부양될 즈음 고점에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투자법인데 대를 이어 성공했다고 한다. 세상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한 ‘감’에 의한 또는 ‘주먹구구식’ 투자법인 것이다.

흔히 전통적인 투자론에서는 업노멀(abnormal) 즉, 이상 시장현상으로 소개되는 1월 효과, 사이즈 이펙트 등과 같은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각광받는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들을 휴리스틱이라는 용어를 붙여 설명한다.

◆‘메가트렌드’ 전략 주목

정권 변동기 투자전략은 헤지펀드 투자전략 중 이벤트 드리븐(event-driven) 전략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투자기간이 길어질 뿐이다. 이런 장기적인 이벤트 드리븐 투자를 필자는 ‘메가트렌드’(mega trend) 투자라고 이름 붙인다. 메가트렌드는 일정한 장기적인 주제를 파악하고 그 주제가 완성될 때까지 투자를 유지하는 것이다.

메가트렌드는 대략 1년 이상 3년 정도 지속되는 사회나 산업의 트렌드로 4차산업, 5G, 자율 주행차, 수소에너지 등 수없이 발굴할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단기 고수익 투자 중심의 ‘테마’ 투자와 다른 것은 확실한 장기 추세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메가트렌드 투자에 가장 적합한 금융투자 상품이 상장지수상품(ETP)이며 대표적인 상품이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채권(ETN)이다. 전세계 ETP 시장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조2000억달러다. 2017년 말 세계 4위 경제 대국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4조9000억달러이니 그 시장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기준 ETF가 41조원, ETN이 7조2000억원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 ETP가 시장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장점은 ‘공인된 증권거래소를 통해 표준화된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금융투자 상품은 금융회사 창구를 통해서 판매되지만 ETP는 공인하고 표준화된 금융투자 상품을 거래소에 상장하고 주식 거래와 동일한 방법으로 거래함으로써 거래비용을 낮추고 환금성을 높였다.

특히 ETP는 유동성 공급자가 거래 상대방이 돼 환금성을 강화하는 독특한 제도가 있다. 그리고 시장의 중요한 섹터, 트렌드별로 다양한 상품이 다수 상장돼 있어 추세에 대한 판단과 창의적 상상에 따라 ‘메가 트렌드’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일러스트레이트=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창의적 금융상품 ‘ETP’ 주목


지난해 말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TF는 413종목, ETN는 206종목이다. ETF는 자산운용사가 발행한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한 것이고 ETN은 증권사가 발행한 채권을 상장한 것이다. 50% 이상이 코스피, 코스닥, KRX 등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형 상품이 주종을 이룬다. 주가지수만 보고 저가 매수, 고가 매도로 적극적 투자를 하거나 주식시장의 추세 상승을 믿고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사람이 시장의 주류라는 얘기다.

이 외에도 주가 상승의 배율을 높인 레버리지(leverage)와 주가 하락 시 수익이 나도록 공매도 효과를 내게 하는 인버스(inverse) 상품도 상당한 거래가 이뤄진다. 종목 수에서 보듯 이미 수많은 종류의 상품들이 국내 시장에 상장돼 있으며 국내 ETP 상품뿐 아니라 해외 ETP 투자도 가능하다.

한국거래소에서 ETF와 ETN은 1주 단위로 사고팔 수 있으며 5원 단위로 가격이 변동토록 돼 있다. 가격은 1만원 내외에서 10만원까지 다양하며 1주도 살 수 있어 소액 저축이 가능하다. 매달 일정 금액에 해당하는 ETF나 ETN을 매수해 쌓으면 중도해지 수수료나 만기가 없는 적립식 저축이 되고 일정 목돈이 모인 후 일정 금액씩 매도하면 월 지급식 금융상품을 스스로 만들 수 있다. 투자자가 투자 목적, 기간에 따라 시장을 판단하며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금융투자 상품이 바로 ETP의 강점이다.

ETP는 증권회사의 계좌를 통해 매수·매도가 가능하다. 증권회사의 계좌도 온라인 거래나 체크카드 기능, 잔고 증명 등의 법정거래 증빙도 가능하고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예탁금은 보통예금보다 이자율이 높다. 최근 은행 예금 계좌의 개설이 어려운 만큼 ETP 거래는 물론 증권사 종합계좌를 이용하면 부수적 금융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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