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vs 비수도권… '반도체클러스터' 유치전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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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오른쪽 두번째)이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이천공장을 방문해 디램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정부가 본격적인 ‘반도체 살리기’에 나선다. 초호황기를 보낸 반도체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중국 등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특화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차세대 지능형제품 연구개발(R&D)에 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 특화클러스터는 대·중·소기업이 함께 입주하는 형태로 구성되며 정부가 10년간 120조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예상 부지면적만 330만㎡에 달하며 1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정부와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입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지방자치단체가 사활을 걸고 유치전에 나선 상황이다.

◆용인·이천 “반도체 기업 인접”

경기도 용인시와 이천시는 반도체 공장을 전면에 내세우며 지리적 접근성과 확장성을 강조했다.

용인시의 경우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을 보유하고 있어 부품·장비업체가 들어설 경우 첨단산업벨트를 조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백군기 용인시장도 지난달 17일 신년간담회를 통해 반도체클러스터 유치를 공식화하며 속도를 낸 상황이다.

백 시장은 “용인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양사와 장비업체를 연결하는 중심부에 있다”는 지리적 강점을 설명하면서 첨단복합산업단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인, 이천, 화성, 평택 등 반도체 거점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M14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이천시의 경우 경기도의회를 중심으로 유치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이천시는 SK하이닉스 본사와 M14 공장을 확보해 산업벨트 조성에 유리한 환경을 확보했다. 2020년 SK하이닉스 M16 공장도 완공되는 만큼 새로운 거점도시로 특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지리적 위치에 대한 강점을 들어 용인과 이천에 클러스터가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천시의 경우 M14·M16 공장이 들어선 만큼 공장을 지을 부지가 마땅치 않아 후보군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높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도 반도체클러스터 조성계획에 참여하는 만큼 이천시가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으나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할 만한 부지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이천시와 인접한 용인시가 대안으로 보이지만 물류, 지반, 전기 공급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 가능성을 점치긴 어렵다”고 말했다.

◆비수도권 “균형 발전 고려해야”

비수도권에 위치한 지자체의 경우 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도권과 떨어진 곳에 반도체 거점도시를 육성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충북에 위치한 청주시는 지난달 29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반도체 클러스터 충북 유치 건의안’이 채택되면서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현재 청주시는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이 위치해 있으며 160여개 상생협력업체가 인접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축구장 8개 크기인 6만㎡ 규모의 M15 준공식도 마치며 반도체 거점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M15 신공장에서 열린 준공식에서 환영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평택·아산·천안시를 중심으로 한 충남지역도 반도체클러스터 유치전에 합류했다. 현재 평택의 경우 고덕국제신도시에 삼성전자 반도체 2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관련 산업생태계 조성에 유리한 환경을 갖췄다. 아산시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주축으로 한 LCD·OLED 생산라인이 들어선 탕정 융복합산업단지가 최대 강점이다.

천안시의 경우 평택과 아산을 잇는 지리적 접근성과 함께 안정적인 전기 공급 능력과 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제4차 산업 제조혁신파크 조성 계획에 따라 천안국립축산과학원을 반도체 클러스터 최적지로 내세운 상황.

경북도와 구미시는 지역경제 발전을 앞세워 반도체클러스터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민으로 구성된 유치위원회가 SK본사를 방문하고 아이스버킷챌린저와 국민청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유치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국가산업5단지와 다양한 중소사업장이 들어선 입지환경을 내세웠다.

◆복잡한 셈법, 공장총량제 변수로

각 지자체가 반도체클러스터 유치전에 나선 이유는 지역경제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반도체사업의 경우 대규모 설비가 수반되기에 지리적으로 전력·용수 공급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특히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라인을 확보하고 기술인력이 대거 배치돼야 하기 때문에 수도권이 최적지로 꼽힌다.

그러나 SK하이닉스의 경우 제조업 과밀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공장총량제로 인해 수도권 입지를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경기도 용인, 화성, 평택으로 생산라인을 분산시키는 한편 평택을 중심으로 반도체 2라인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비수도권 지역이 총공세를 가하는 것도 이런 맥락과 궤를 같이한다.

경북 구미 국가5산업단지에서 열린 ‘희망 2019! 대구경북 시도민 상생경제 한마음축제’에 참석한 내빈들이 SK하이닉스 클러스터 유치를 위한 희망풍선을 날리고 있다. /사진=뉴스1
산업 특성상 우수인력의 심리적 저항선도 변수로 작용한다. 비수도권에 클러스터가 구축될 경우 관련 인력이 해당지역으로 이주하는 것을 기피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R&D 인력이 3040세대에 집중된 것을 감안할 경우 경기권이 심리적 저항선의 마지노선이 될 전망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반도체클러스터 입지에 대한 변수는 공장총량제와 접근성이 될 것”이라며 “올 상반기 입지를 선정해야 하는 SK하이닉스의 경우 현 생산라인과 인접한 곳이 가장 매력적이지만 규제와 부지적합성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정부, 지자체, 관련부처와 함께 최적의 입지를 고려하겠지만 균형발전론이 설득력을 얻을 경우 비수도권에 조성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9호(2019년 2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채성오 cso86@mt.co.kr  |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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