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자 마지막? '라스트오리진'으로 본 중소개발사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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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오리진. /사진=스마트조이
# 2013년 3월5일, 아이즈소프트(현 라이머스)가 개발한 ‘더 플레이어 for kakao’가 출시 하루 만에 카카오게임 목록에서 삭제됐다. 생각보다 많은 유저가 몰려 서버가 폭주했고 이를 개선하지 못한 채 이틀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 한국판 미소녀RPG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모바일게임 ‘라스트오리진’은 출시 하루 만인 지난달 25일 긴급점검에 돌입했다. 서버폭주 등 예상치 못한 오류로 점검에 나섰으나 숙제만 남긴 채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피어 보지도 못한 꽃’. 이는 시작도 하지 못한 채 끝나버린 결과를 의미한다. 국내 모바일시장에서도 출시 후 수일 내 서비스를 중단하는 미완의 타이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저마다 사정이 있다지만 대부분 정식서비스 준비가 미흡하기 때문에 좋지 않은 결과를 맞았다. 모바일게임시장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가능성만 보여도 출시를 서두르는 게임사가 부지기수다. 지난달 24일 출시한 라스트오리진도 가능성에 올인한 게임으로 남았다.

◆라스트오리진 사태, 왜 벌어졌나

라스트오리진은 출시 후 많은 오류가 발생했다. 게임이 강제 종료되거나 반격용 캐릭터가 스킬을 사용하면 멈추는 오류가 발생하자 개발사 겸 서비스사인 스마트조이는 하루 만인 지난달 25일 오후 8시부터 11시30분까지 3시간 반에 걸친 긴급점검을 진행했다. 서버설계를 변경해 접속오류를 해결하는 한편 스킬 등 콘텐츠를 조정해 서비스 재개에 나섰다.

그러나 문제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다. 스마트조이는 일부 구글계정에서 라스트오리진을 접속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해 또 한번 난관에 봉착했다. 사용자 데이터베이스(DB)와 연구기능의 치명적 오류로 30분 만에 재점검을 진행했지만 예상외로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았고 개발사이자 퍼블리싱을 담당한 스마트조이는 점검 1시간40분 만에 서비스를 잠정중단키로 결정했다.

라스트오리진 공식카페에 게재된 사과문. /사진=라스트오리진 공식카페
서비스사의 결정에 유저들은 당황스런 반응을 보였다. 늦게까지 이어진 점검에 잠을 설치며 기다린 유저들은 공식카페에 서비스 재개시기를 묻는 등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점검이 길어지더라도 제대로 만들어 달라는 의견도 다수 게재됐고 갑론을박까지 벌어졌다.

결국 지난달 26일 스마트조이는 공식카페를 통해 “접속불량, 무한 로딩, DB 문제 등 관련 이슈가 서버폭주로 인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라스트오리진 사전예약자는 약 70만명 규모로 집계됐고 스마트조이는 해당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서버를 준비했다. 통상 사전예약자가 실제 유저로 전환되는 비율이 15%인 점을 감안해 실제 유저를 10만명으로 파악한 데서 문제가 발생했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유저수에 따른 동시접속자수가 최대 20% 발생하기 때문에 2만명을 한번에 수용할 서버군을 준비했지만 실제는 이를 초과해 서버가 감당하지 못한 것.

/사진=이미지투데이
회사는 서버를 늘리기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서버증설을 요청했지만 쉽게 풀리지 않았다. AWS 측은 일정량 이상의 서버를 증설하려면 제한을 풀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본사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이에 이상징후를 보인 지난달 24일 즉시 서버 증설 및 제한 해제를 요청했지만 이틀이 지나도록 답변이 없었다고 개발사 측은 설명했다.

스마트조이 관계자는 “서버 증설작업은 AWS업체 측에서 리미트제한을 풀고 사용량을 늘려주면 되는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였다”며 “그럼에도 다른 오류와 미흡한 점이 발견돼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베타서비스로 전환하고 준비기간을 갖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중소개발사의 현실 “구조적 한계”

규모가 작은 중소게임사의 경우 서버폭주만으로도 회사의 존폐가 결정된다. 특히 개발과 서비스를 동시에 진행하는 게임사는 변수가 발생하면 이를 극복할 인력과 자금 문제로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는다.

라스트오리진도 출시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유저를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외주로 테스트를 진행하다보니 출시일정까지 미뤄졌기 때문. 스마트조이는 무협RPG ‘패왕’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라스트오리진 운영팀장을 공식카페 게임마스터(GM)로 내정하며 활발한 소통에 나섰다. 고객응대도 운영팀장이 직접 맡아 진행하며 커뮤니케이션 비중을 높였지만 최적화와 서버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는 게임성과 그래픽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던 모바일 1인칭슈팅게임(FPS) ‘뉴본’ 종료 사태와 오버랩된다. 지난해 솔트랩은 뉴본 출시 한달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2016년 카카오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으나 자체서비스로 전환하면서 대규모 자금이 투입됐고 인건비조차 충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게임업계는 현재 국내 수익분배상 중소게임사가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소개발사의 경우 적은 인력과 소자본으로 게임을 개발하다보니 서비스, 마케팅 등 운영전반을 맡아줄 퍼블리셔와 업무를 분담한다. 퍼블리셔와 4대6 혹은 5대5로 수익을 나누는 구조로 계약을 하는 만큼 자체서비스에 대한 욕심도 큰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인력을 갖추지 못하면 운영에 소홀해지고 1인당 업무량도 급증하기 때문에 서버폭주 등 기초적인 이슈에 맥없이 무너지게 된다.

개발업무를 담당하는 한 PD는 “개발스튜디오를 보유한 대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개발사가 한정된 자본 안에서 제작하다보니 수익배분에 민감해진다”며 “퍼블리싱도 겸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전문인력이나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 늘 딜레마를 겪는다”고 토로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9호(2019년 2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채성오 cso86@mt.co.kr  |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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