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와 스러진 영혼 졸업식… "아들아 하늘에서 행복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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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세월호 희생학생 명예졸업식에 참여해 추모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세상에 나와 채 꽃을 피우지 못하고 떠나간 250명의 늦은 졸업식이 열렸다. 유가족, 단원고등학교 교직원, 재학생의 통곡으로 졸업식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그렇게 그들의 넋이 조금은 달래졌을까.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미수습자 2명 포함)의 명예 졸업식이 3년만에 열렸다. 명예 졸업식 대상 학생들은 지난 2014년 4월 16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중 세월호 참사로 숨을 거둔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다.

해당 학생들은 세월호 참사가 없었다면 2016년 2월 졸업했어야 했다. 학교 측은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올해 식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졸업식 분위기는 내내 무거웠다. 추모동영상 상영, 명예졸업장 수여, 졸업생 편지낭독 등으로 식이 진행됐다.

양동영 단원고 교장은 명예졸업장 수여에 앞서 희생 학생 250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했다. 희생 학생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친구, 유가족들의 느꺼운 흐느낌이 신음에서 통곡으로, 통곡에서 울부짖음로 졸업식장을 가득메웠다.
세월호 희생학생 한명, 한명이 호명될 때마다 유족들은 크게 울부짖으며 눈물을 흘렸다./사진=임한별 기자
단원고 학생들이 명예졸업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추모동영상 상영 때는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나와 닫힌 창틈을 헤집고 안산시내를 적시기 시작했다.

이날 졸업식에 참석한 단원고 2학년 박모양은 "입학 후 선배들의 사연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며 "오늘 졸업식 후 선배들의 넋이 조금이라도 달래졌으면 한다"고 흐느끼며 말했다.

유가족들의 아픔은 더했다. 울음을 가까스로 참으며 인터뷰에 응한 한 유가족은 "학교 측의 배려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우리 아들을 비롯해 희생 학생 모두 하늘나라에서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재학생들은 '눈물기도'와 추모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합창하면서 선배들을 기렸다. 이어 희생 학생들의 재학시절 후배였던 10회 졸업생 이희윤(2017년 졸업)씨가 '졸업생 편지'를 낭독했다.

이씨는 낭독문에서 "보고 싶다는 말로 편지를 가득 채우고 싶었지만, 축하한다는 말부터 하고 싶다. 미소지으며 다가온 선배님들. 감사했다고, 보고 싶었다고, 묵혔던 감정을 이제 와 꺼낸다고 밉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만개할 꽃만큼 행복해 달라"고 울먹였다.
사진=임한별 기자

이날 명예 졸업식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윤화섭 안산시장, 안산지역 여야 국회의원 등도 참석했다.

유 장관은 울먹이면서 "이제야 명예 졸업식을 하게 돼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그날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다짐한 지 5년이 지난 지금, 잘 지키고 있는지 또 한 번 생각하게 한다"며 "안전한 사회 만드는데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단원고 학생 325명 가운데 250명이 희생했고, 생존한 75명은 예정대로 2016년에 졸업했다. 희생 학생 시신은 대부분 수습했지만, 2학년 6반 남현철군과 박영인군은 결국 찾지 못했다. 교사 양승진씨도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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