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울려대는 알람… 휴대폰만 쳐다봐도 ‘덜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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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메신저는 가족·지인과 관계를 유지하고 소통하는 필수품이다. 직장에서도 메신저의 힘은 막강하다. 업무지시와 보고가 메신저에서 오가는 등 '스마트워크'가 보편화됐다. 그러나 너무 많아진 메신저(TMM·Too Much Messenger)는 일상의 '족쇄'가 되기도 한다. <머니S>는 현대 직장인들이 메신저를 어떻게 사용하고 느끼는지 조사했다. 또 메신저를 이용한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된 기업용 협업툴을 소개한다. 퇴근 후에도 메신저로 업무지시를 남발하는 시대, 전세계 '로그아웃법'의 현황도 알아봤다. 일주일간 메신저 없이 2G폰으로 살아보기도 했다. 현대인에게 메신저는 상생의 도구일까 공멸의 도구일까. <편집자주>

[‘메신저 천국’의 역설] ②일상의 족쇄 ’TMM’


메신저는 친목 모임, 직장인 각자를 한 울타리로 연결해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매개체다. 반면 단순한 소통 수단을 넘어선 과도한 사용으로 불편을 초래하는 일도 빈번하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울리는 각종 메신저 알람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난다. 메신저의 역기능이 순기능을 앞선다는 심리적 거부감이 팽배한 상황. 기업에겐 돈 되는 플랫폼으로 통하지만 사용자에게는 때에 따라 한숨을 유발하는 메신저는 이미 가족·친구·직장·친목 등 사회생활 전반에 깊숙이 자리잡아 이제 와서 나만 삭제하고 사용 안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너무 많아진 메신저(TMM·To Much Messenger)는 소통의 ‘창구’일까, 일상의 ‘족쇄’일까.

◆일상의 필수 된 메신저

과거 개인용컴퓨터(PC) 시대의 메신저는 필수가 아닌 선택의 수단이었다. PC사용자는 기성세대보다 젊은층에 치우쳤기 때문에 메신저 사용자도 이들에 국한됐다.

하지만 모든 세대에 널리 퍼진 스마트폰 시대로 들어서자 메신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2세대 이동통신(2G) 휴대전화 시절에는 문자 메시지가 메신저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메신저, 텔레그램 등 다양한 모바일 메신저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었다.



특히 최근의 메신저는 간편결제, 쇼핑, 검색 등의 기능이 추가되고 PC용 버전까지 출시돼 사용자의 편의성을 확대했다. 그만큼 시장 규모도 커졌다. 카카오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메신저시장 1위 카카오톡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월간 순이용자(MAU)수는 4381만명으로 1년 전보다 1400여만명이나 늘었다.

카카오톡의 아성에는 위협할 만한 수준이 못되지만 페이스북 메신저, 라인, 텔레그램, 위챗을 비롯해 각 기업에서 자체 개발한 메신저 등도 우리 일상을 파고든다.

사용자가 늘어나자 각 기업은 다양한 수익모델 창출이란 메신저 사업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카카오는 올 2분기 중 카카오톡에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광고를 도입해 올해 광고 매출을 20% 끌어올릴 방침이다. 카카오는 사용자에게 적합한 AI 기반의 알고리즘을 실시간 노출하고 카카오톡 채팅방 내에서 결제까지 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통합’에 초점을 맞췄다. 페이스북과 왓츠앱·인스타그램 등 메신저를 하나로 통합해 3개의 세계 메신저 사용자 26억명을 하나로 연결, 연동성을 강조하고 수익성을 높인다는 포부다. 이를테면 페이스북 메신저 사용자가 왓츠앱 사용자와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왓츠앱 사용자가 인스타그램 사용자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식이다.

이 밖에 카카오톡에 밀려 메신저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이동통신 3사는 차세대 메시지 서비스(RCS)를 선보이며 메신저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각오다. RCS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만든 통합 메신저 규격으로 기존 단문 메시지(SMS)와 멀티미디어 메시징 서비스(MMS)에 그룹 채팅 기능까지 더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기존의 메신저와 달리 별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거나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돼 접근성을 높였다.



◆밤낮 울려대는 알람에 한숨

#1. 정보기술(IT) 기업에 다니는 최모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아침에 출근하려고 일어나보니 새벽 2시에 직장 상사로부터 “아직 안자면 이것 좀 빨리 검토해줘”라는 카톡 메시지가 와 있던 것. 김씨는 잠잘 시간에 안자냐고 물어보며 업무 지시가 담긴 카톡 메시지를 보낸 직장 상사의 태연함에 한숨이 나왔고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에 기가 막혔다.

#2. 영업직에 종사하는 김모씨는 매일이 메신저 지옥이다. 누구나 다 쓰는 카카오톡은 물론이고 사내 자체 개발 메신저와 텔레그램까지 업무 관련 채팅방만 13개나 된다. 카카오톡과 사내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매일 업무지시가 중복으로 내려오는 데다 답장을 안 하거나 늦으면 불호령이 떨어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바야흐로 TMM의 시대다. 메신저 종류도 많고 각 채팅방의 용도도 친목·연애·업무 등 다양하다.

메신저가 늘어난 만큼 한숨도 늘었다. 다양한 채팅방의 알람이 낮·밤을 가리지 않고 시시때때로 울려 단순 소통의 기능을 넘어 일상의 스트레스로 작용해서다. 건설사에 다니는 직장인 서모씨는 “상사에게 답할 때 ‘네’는 너무 건조해 보이고, ‘넹~’은 너무 가벼워 보이고, ‘넵’은 굴복 하는 것 같아 뭔가 자존심이 상한다”며 “메신저 답장 하나에도 감정 소모가 심해 힘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친목모임의 메신저 채팅방 역시 어느 순간 개인의 일상을 옥죈다. 지역 배드민턴 모임에 나가는 윤모씨는 “주말에 회사에서 오는 메시지도 짜증나는데 경기 일정이나 회식 모임 공지를 넘어 원치 않는 메시지가 넘쳐 취미생활까지 침해 받는다”고 토로했다.

수제맥주 만들기 모임에 참석했던 신모씨는 “술을 좋아해 직접 만들고 싶어 모임에 나갔는데 몇몇 회원이 모임과 상관없는 유머 글을 수시로 보내고 정치 관련 격론까지 벌여 고민 끝에 두달 만에 그만뒀다”고 씁쓸해했다.

TMM 홍수에 살지만 그렇다고 나만 벗어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머니S>가 설문조사기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남녀 20~50대에게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소외될까 두려워 단체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1.4%(157명)는 ‘그렇다’고 답했고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9.6%(48명)에 그쳤다.

또 ‘단체방 알람을 고의로 꺼놓은 적 있나’라는 질문에는 81%(406명)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했다. 현대인이 메신저로 받는 스트레스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지표로 여길 만한 수치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1호(2019년 2월26일~3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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